1. 산 이 름 : 황석산 (100대 명산 62번째)
2. 위 치 : 경상남도 함양군
3. 높 이 : 1,192미터
4. 산행일시 : 2013. 2. 2.(토) 10:30 - 17:00 (6시간30분, 순수산행시간 5시간30분)
5. 산행거리 : 12Km
6. 산행코스 : 탁현마을 → 산내골 → 북봉 → 황석산 정상 → 북봉 → 뫼재 → 장자벌 갈림길 → 불당골 → 장자벌
7. 동행자 : ㅇㄹ산악회 38명
- 차츰 지겨워지는 겨울산행. 일기예보로는 최악의 조건이다.
전날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고, 오늘은 하루종일 영상의 기온이다.
따뜻한 겨울산은 질퍽거리고 미끄러운, 짜증스러운 여정을 제공한다.
차라리 영하 10도 언저리의 추위가 훨씬 편안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는 것이다.
- 산행 들머리에 도착하니 바람이 심하다.
마을을 지나 산중으로 들어서니 의외로 눈도 많이 남아 있고 길마저 얼어 있다.
최근 따뜻한 날씨와 어제 내린 비로 눈은 거의 녹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이라고 안도한 것도 잠시. 눈이 무릎까지 빠진다.
여기는 비가 아니라 눈이 온 모양이다.
- 정유재란의 피바위 전설과 마지막 빨치산 정순덕의 이야기가 맴도는 황석산은 오늘 인적이 끊겼다.
덕분에 선두는 러셀로 길을 뚫고, 그마저 길을 잃고 헤매게 되었다.
결국 오늘 산행은 겨울산에서 만날 수 있는 최악의 조건들을 모두 경험하는 힘든 산행이었다.
눈에 덮여 등산로는 지워지고, 반쯤 녹아 힘없이 무너지는 눈밭, 녹았다 얼어붙은 얼음길,
군데군데 질퍽거리는 진흙길, 얼어붙은 가파른 암벽길, 갑자기 불어난 개울길 등등..
온통 두 발에 신경을 쓰다보니 체력 소모도 훨씬 커진다.
정상에서는 거의 돌풍이 불어 바위 위에 서있기가 힘들 정도다.
- 그러나 산행 내내 짜증스러웠던 것은 무엇보다 함양군의 무성의함이다.
등산로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오늘처럼 등산객이 없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자칫 안전사고가 일어날 개연성이 충분해 보인다. 하물며 이런 겨울에는 말해 무엇하랴.
황석산의 등산로 관리상태는 심각한 정도이다.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리본이 아니면 도대체 길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 지역 주민들의 무심함도 문제인 것 같다.
황석산을 사랑하고 관리하는 산악인들이 없어 보이는 증거는 단순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산행길 내내 얼굴을 찌르는 나무가지들이 그것이다.
몇년전 설악산 서북능선에서 만난 중년남성은 홀로 큰 가위를 들고
등산로에 걸리는 잔가지들을 제거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황석산 산행후기를 보면 본인이 지나간 코스가 주등산로가 아니어서
잡풀이 우거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 그나마 정상 부근에 계단 몇 개를 최근에 설치한 모양이지만 그게 전부.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는 것도 좋지만 등산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산을 그 누가 즐겨 찾겠는가.
밧줄 몇 가닥, 디딤판 몇 개 설치하는 일이 그리도 어려운 것인지..
수목의 식생밀도도 떨어져 보인다. 산에 나무가 없다는 말이다.
가까운 가야산만 해도 그 험한 만물상 코스를 얼마나 안전하게 정비해 놓았는가.
물론 국립공원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결코 예산타령으로 피해갈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역시 바로 인근의 장안산도 등산로에 목재칩을 깔아놓는 등 노력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문제는 배려하는 성의와 의지인 것이다.
- 이런저런 불만에 불구하고 황석산 자체는 꽤나 매력적인 산행지이다.
특히 능선길의 암벽 파노라마와 탁 트인 조망은 명불허전.
지리산 천황봉부터의 주능선, 가야산, 장안산, 덕유산까지 모두 바라볼 수 있다.
언젠가 날씨 좋을때 다시 찾아 모든 암벽을 타면서 거망산 너머까지 가보리라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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