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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100대명산(完)

63. 전남 장성 방장산(743m) 편안한 종주 산행(2013.2.16)

by 日新우일신 201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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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방장산 (100대 명산 63번째)

2. 위 치 : 전라남도 장성군

3. 높 이 : 743미터

4. 산행일시 : 2013. 2. 16.(토) 10:20 - 15:10 (4시간50분, 순수산행시간 4시간)

5. 산행거리 : 10Km

6. 산행코스 : 장성갈재 → 쓰리봉 → 봉수대 → 방장산 정상 → 억새봉 → 벽오봉 → 방장사 → 양고살재

7. 동행자 : ㅅㄴㄷ산악회 38명

 

 

- 또 하나의 설을 무심히 흘려 버린 후 바야흐로 봄을 그리는 계절.

지난한 삶의 흔적들을 낙엽으로 털어버리고 하얀 눈꽃으로 나신을 가렸던 수목들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다.

눈이 녹아버린 숲은 속절없이 드러난 나목들의 명징한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산길을 걷노라면 봄을 기다리는 겨울나무의 치열한 희망의 노래가 들려온다.

 

- 눈꽃산행도 좋지만 오늘같은 날이야말로 겨울산행의 백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티없는 하늘과 겨우내 눈과 얼음으로 온몸을 씻어낸 숲의 청초함이 찬연히 빛난다.

그것은 마치 방금 목욕을 끝낸 젊은 아낙의 아릿한 살내음처럼 오감을 자극한다.

그리하여 오늘 방장산은 목욕재계한 봄의 꿈틀거림으로 나를 반겼다.

 

 

- 오늘은 본래 가리왕산을 가기로 했던 날.

이틀전 산행지 변경 공지가 떴다. 5월 중순까지 불조심 방지 입산통제란다.

작년 3월에도 온식구 데리고 입구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던 가리왕산.

스키장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꼭 올라봐야 할 산이어서 아쉬움은 커진다.

 

- 방장산은 마땅히 따라 갈 산악회가 없어 선택한다.

언젠가 날잡아서 전라도쪽 남은 산들과 한꺼번에 해치워 버리려던 산.

나는 방장산을 우습게 봤던 것이다. 별다른 기대감도 없었다.

휴양림에서 1시간도 안걸리는 낮은 정상과 뻔한 산행후기들로 지레 짐작한 덕분이다.

물론 오늘과 같은 같은 종주코스를 알고는 있었지만 차량 회수 문제로 시도할 엄두를 내지 않았다.

 

- 지리산, 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으로 불리우는 방장산.

따지고 보면 덕유산, 내장산 등 쟁쟁한 호남의 명산들을 제쳤다는 것은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 오늘의 산행기점은 전라 남북의 경계 장성갈재이다.

영남에 문경새재가 있다면 호남은 장성갈재라던가.

고개를 넘던 옛 사람들의 숱한 사연과 전설이 남아 있는 곳이다.

전날 새벽까지도 계속된 며칠간의 과음으로 컨디션은 엉망이다.

일행들은 후다닥 단체사진찍고 산속으로 사라졌지만 나는 한 템포 늦게 출발한다.

이렇게 홀로 떨어지면 사진찍기도 수월하고 비로소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정상 부근가면 다 만나게 될 터이고.

 

- 산행 시작은 다짜고짜 오르막이다.

길은 녹기 시작하여 진흙 투성이에, 미끄럽다.

올 겨울들어 처음으로 진땀을 뚝뚝 흘리며 힘겹게 급경사를 오른다.

고개를 넘어 한 시간 정도 오르면 그 이름도 희안한 쓰리봉이 나타나고 본격적인 능선산행이 시작된다.

쓰리봉은 본래 방장산 최고봉이었으나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30m가 내려앉아 세번째 봉우리가 되었다던가.

그냥 3봉도 아니고 유례없는 영문이름, 그것도 굳이 쌍시옷 발음을 넣어 쓰리봉이라 이름지은 것은 누구일까.

정상의 지위를 빼았긴 쓰라림을 풍자한 작명 센스는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 방장산을 제대로 알려면 반드시 오늘과 같은 코스로 걸어봐야 한다.

포근한 육산임에도 구비구비 능선에서 나타나는 바위와 시원한 조망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크고작은 봉우리를 10개 이상 넘어야 하지만 크게 보면 5개 정도의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크게 어렵지도 않지만 그저 만만히 볼 수만은 없는 산행 코스.

그러나 등산로는 편안하다. 위험한 구간도 전혀 없다.

군데군데 밧줄과 계단도 적절히 설치되어 등산객을 배려한다.

 

- 불현듯 외갓집의 어린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

방장산은 부드럽다. 편안하다. 시원하다. 상쾌하다. 그리하여 아름답다.

웬지 익숙한 추억 속의 아련한 이미지 한 컷과 마음을 건드렸던 느낌이 되살아 날듯한,

흐릿해진 먼 기억 속의 심상을 자극하는 방장산이 오늘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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