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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200대명산(完)

[200대명산]186.충북 괴산 박달산(825m) 깜짝 상고대와 설경의 아름다움(2019.2.16)

by 日新우일신 2019.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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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박달산 (朴達山, 200대명산 186번째)
2. 위 치 : 충청북도 괴산군

3. 높 이 : 825미
4. 산행일시 : 2019. 2. 16.(토) 09:20-15:30 (6시간10분, 순수산행시간 4시간30분 이내)
5. 산행거리 : 10.1Km
6. 산행코스 : 간곡마을 → 주월산 정상 → 느릅재 → 헬기장 → 박달산 정상 → 동골재 → 사방댐 → 방곡삼거리 

7. 동행자 : 인천산악회 20명

 

 

 

 

 

- 200대명산 십여개를 남겨 놓고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내가 원하는 산행지를 추진하는 산악회를 찾는 일은 거의 포기했던 참인데 모처럼 하나 얻어 걸린 셈이다.

박달산은 직접 차를 몰고 와도 충분한 곳이지만 그래도 이게 웬 떡이란 말인가. 이제 남은 산행목록은 모두 차를 끌고 다녀야겠다는 체념에 익숙해질 무렵이니 편안한 산악회의 공지는 작은 횡재라도 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매주 50여개 산악회를 뒤져도 마땅한 산행지를 찾지 못하는 작금의 상황은 산행 초보 시절에는 전혀 예상치 못하였다. 최근의 모든 산악회들이 매번 같은 산을 같은 계절, 같은 코스로만 진행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나의 산행 패턴을 완전히 바꿔야겠다는 심각한(?) 고민을 하는 요즈음이다.

 

- 박달산(朴達山)의 지명 유래가 아리송하다. ‘박달(朴達)’과 ‘배달’을 연결지어 '밝은 산'을 뜻한다는 일설은 억지스럽다.

옛 우리말 "밝달"은 '밝은 땅'을 의미하거니와 그 유래가 밝달임금, 단군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어서 너무 거창하게 꿰어 맞춘 것이 확실해 보인다. 차라리

옛적 천지가 개벽(開闢)할 때 이 일대가 모두 물에 잠겼을 때 이 산꼭대기만 바가지를 엎어놓은 것처럼 잠기지 않았다고 하여 박달산이라 하였다는 이야기가 더 그럴 듯 할 것이다. 하긴 바로 옆 주월산도 배(舟)와 연결된 지명이니 이 일대에 '물(水)'과 관련된 유래가 있었음직도 해 보인다.

 

- 박달산은 괴산군 감물면과 장연면의 경계에 자리하는 해발 825미터의 산이다. 대미산~포암산을 이어 서쪽으로 달려오던 백두대간의 주능선이 마패봉(922m)에서 직각으로 방향을 꺾어 정남쪽의 조령산을 향한다. 서쪽으로 계속 뻗어나간 산줄기는 보다 높은 신선봉(967m)을 솟구치고 괴산군에 이르러 박달산과 주월산(506m), 성불산(532m)을 일으킨 후 달천으로 내려든다. 박달산 동녘자락 장연면에는 송덕리와 추점리의 미선나무 군락지가, 오가리에는 느티나무 등 소중한 천연기념물도 품고있다.
또 박달산은 독립된 봉우리로 어디에서 보나 그 덩치가 심상치 않다. 육산으로 산 안으로 들어가보면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원시림을 연상케 할 정도로 우거져 있는 곳이 많다.
산불감시용 카메라가 설치된 철탑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정상에는 2002년에 세운 정상석과 1982년 복구한 삼각점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색적인 것은 정상석 옆에 자리한 ‘대한민국 국기게양대’다. 단기 4330년 음력 7월 6일(서기 1997년 8월 8일) 한국고대사연구회에서 세운 게양대와 빗돌은 박달산의 명물이 아닐 수 없다.(산림청 자료 참조)

 

- 위 산림청 자료는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한국고대사연구회에서 세운 게양대...'가 명물이라면, 어떤 의미에서 명물인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박달산 지명 유래와 관련하여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박달'을 '밝달'로 해석하여 단군의 시대, 우리의 고대사와 연결시키는 것은 길게 논할 것도 없이 어불성설이다.

'한국고대사연구회'라는 단체 역시 그 실체가 모호하며, 1997년에 이르러서야(아무런 학문적 근거도 없이) 밝달임금(단군)과 아사달로 상징되는 고대 환국의 무대 중심을 기껏 한반도 남쪽 괴산 땅으로 비정하려는 교묘한 시도는 매우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물며 특정 종교단체(대순진리회)에서 단군의 후손을 자처하며 박달산 일대를 자신들의 의미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낌새가 농후하다. 다시한번 강조하거니와 박달산은 밝달임금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것이니 괴산 지역 향토사학자들의 관심과 분발이 긴요할 것이다.

 

 

▼ 주월산에서 내려와 느릅재를 건너면 바로 박달산 등로와 이어진다. ▼

 

 

 

 

 

 

 

▼ 다시 오르막을 만나면서 허기가 밀려 온다. ▼

 

 

 

 

 

 

▼ 아무래도 요기를 해야 할 것 같아 임도에서 자리를 잡았다.

잠시 숨을 돌리고 있자니 뒤따라온 산행 리더께서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낸다.

내 몰골이 힘겨워 보였던지 아예 지키고 서 있으려 하여 제발 걱정말고 먼저 가시라 만류하느라 애를 먹는다.

이 산악회는 몇 번 왔지만 산행대장은 처음 봤으니 후미를 챙기겠다는 성의를 탓할 수도 없고.. ▼

 

 

 

 

▼ 눈치가 보여 어쩔 수 없이 그냥 일어 섰더니 가파른 오르막이 더욱 힘겹다.

배가 고프기 시작하면 그저 뭘 먹어야 하는데...

이래서 평소같으면 적당히 앞으로 치고 나가는 편이지만 어제의 과음으로 오늘 신체 컨디션은 의욕을 따라주지 못한다. ▼

 

 

 

 

 

 

 

 

 

 

▼ 급경사 구간을 오른 후 허기가 심해져서 주저앉고 말았다.

산행리더께서 계속 눈치를 주니 매우 불편하다.

그들도 식사를 할테니 금방 따라 잡는다고 설득하여 겨우 혼자 남게 되었다.

선두 몇 명을 제외하고 10여명이 시끌벅적 어울려 걷는 산악회에서는 자꾸 홀로 빠지려는 내가 이상하게 보이기도 할 것이다. ▼

 

 

 

 

▼ 간단한 식사에 소주 한 잔을 마셨더니 힘...도 나지만 속이 쓰리다!!

과음에 새벽잠까지 설친 여파로 탈이 나긴 한 모양이다. ▼

 

 

 

 

 

 

▼ 30분 휴식후 불과 10여분 걸었더니 식사를 시작하고 있는 우리 일행과 만났다.

인사치레 몇 마디를 주고 받은 후 홀로 지나쳐 간다. ▼

 

 

 

 

 

 

▼ 드디어 산행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진정한 즐거움이 시작되었다. ▼

 

 

 

 

▼ 그나저나 멀리서 보았을 때에도 박달산 정상부는 심상치 않아 보였는데 상고대의 자취가 점점 자주 나타난다.

유난히 눈구경 하기 어려웠던 올겨울은 눈꽃산행도 못해 보고 그냥 지나가나 했는데... ▼

 

 

 

 

 

 

▼ 조금 감질나는 맛은 있지만 모처럼 하얀 설국의 황홀경으로 빠져 드는 순간이다. ▼

 

 

 

 

 

 

▼ 온통 눈꽃으로 뒤덮인 산길을 홀로 걷고 있자니 겨울산행의 즐거움이 온몸을 휘감는다. ▼

 

 

 

 

 

 

▼ 헬기장에 도착하면 좌측으로 본격적인 능선길이 시작된다. ▼

 

 

 

 

 

 

▼ 멀리 박달산 정상이 눈에 들어 온다. ▼

 

 

 

 

 

 

 

 

▼ 햇볕이 드는 능선길에서는 확실히 상고대가 줄어 들었다. ▼

 

 

 

 

 

 

 

 

▼ 그래도 중간중간 응달에는 눈꽃이 화려하다.

인적없는 겨울 숲길에서 만난 설국의 정취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 ▼

 

 

 

 

▼ 고산에서나 만날듯 싶은, 제대로 된 그림도 만난다. ▼

 

 

 

 

 

 

▼ 정상이 가까워지며 순백의 겨울산 풍모가 완연해진다. ▼

 

 

 

 

 

 

 

 

 

 

 

 

 

 

▼ 정상에 도착했는데도 계속 눈이 내린다.

산행 내내 눈가루가 날려서 나무에 쌓였던 것이 흩날리는줄 알았더니 실제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

 

 

 

 

 

 

 

 

▼ 정상의 눈덮인 나무 한 그루.

박달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다지 훌륭한 것도 아니다. ▼

 

 

 

 

▼ 정상을 즐긴 후 하산을 시작한다. ▼

 

 

 

 

 

 

▼ 빨리 내려가 봐야 큰 의미도 없으니 남은 김밥 한 줄을 먹으며 일행을 기다려 본다.

갈림길에서 내려 온 길을 20여분 지켜봐도 별 기척이 없어 혼자 출발하기로 한다. ▼

 

 

 

 

 

 

 

 

▼ 무심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향한다. ▼

 

 

 

 

 

 

 

 

 

 

 

 

▼ 중간에서 임도를 만난다.

임도 건너 바로 하산하는 길도 있지만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는 선두의 발자국을 좇는다. ▼

 

 

 

 

 

 

▼ 선두 발자국을 따라가다 흔적이 희미해지며 잠시 알바 모드에 접어 들었다.

이 방향 등산로는 거칠고 희미하여 아무런 정보없이 걷는다면 고생 깨나 할 것으로 보인다.

그저 계곡을 따라 더듬어 내려 가는 것이 최선일 뿐이다. ▼

 

 

 

 

 

 

 

 

 

 

▼ 계곡 옆 흐릿한 길의 흔적을 따라 겨우겨우 마을 끝자락에 당도했다.

내가 지나온 길이 GPS 등산로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을 보면 역시 평상시에도 찾는 이가 많지 않았던 구간임을 알 수 있다. ▼

 

 

 

 

 

▼ 마을길로 내려 서면 눈의 흔적은 전혀 찾을 수가 없다.

상고대와 눈꽃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저 밋밋하였을 박달산의 오늘 하루가 새삼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후미를 기다린 후 하산식이 없는 산악회 버스를 타고 순식간에 인천의 일상으로 복귀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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