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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200대명산(完)

[200대명산]183.경남 진주 방어산(532m) 산딸기 지옥의 어이없는 알바(2018.6.6)

by 日新우일신 2018.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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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방어산 (防禦山, 200대명산 183번째)
2. 위 치 : 경상남도 진주시, 함안군

3. 높 이 : 532미
4. 산행일시 : 2018. 6. 6(수) 14:30-16:55 (2시간25, 순수산행시간 2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3.4Km
6. 산행코스 : 관음사 → 우측 임도 → 공사 구간 → 헬기장 → 방어산 정상 → 암벽길 → 관음사(원점회귀)

7. 동행자 : 마누라

 

 

 

 

 

- 오전 왕산 산행에 이은 두번째 산행. 이동중에 의논하기로는 지수면에서 함께 점심을 먹은 후 아내는 찜질방이나 커피숍에서 쉬도록 하고 방어산은 혼자 다녀 올 생각이었는데...지수면이라는 동네가 그저 시골일 뿐이어서 막상 마땅한 휴게시설을 찾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다시 따라 나서게 된 마누라와 동행하는 길. 최대한 차로 올라가서 가장 짧은 코스로 다녀 오기로 합의하였다.
- 본래 방어산은 함안군 쪽, 마애사로부터 접근하여 마애삼존불은 찍어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승용차를 이용하게 되면 코스 선택이 애매하거니와 관음사 좌측으로 시작하여 방어산 정상, 마애사를 찍고 고개를 넘어 관음사로 넘어오는 코스가 가능하다.거리나 소요시간으로 보더라도 무난한 구간이긴 하지만 오늘처럼 마나님 모시고 2개 산을 해치울 요량이면 살짝 부담스러운 코스인 것도 사실이다.

- 방어산은 함안군 군북면과 진주시 지수면을 경계 짓는 산으로 웅산이라고 불려지기도 했다. 이 산을 중심으로 1993년 12월 16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가까이로는 동남에 여항산이, 백이산의 동북에는 삼봉산이 우뚝 솟아 함안의 초병처럼 위풍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정상에는 옛날 성의 자취가 남아 있다. 전설에 따르면 양쪽 겨드랑이에 날개가 있어 날아다니며 300근짜리 활을 쏘는 묵신우(墨神祐)라는 장군이 병자호란 때 성을 쌓고 성문을 닫은 채 한 달을 버티다가 비로소 적을 물리쳤다고 한다.
산의 7부 능선에는 보물 제159호로 지정된 높이 353미터의 거대한 방어산 마애불이 있다. 산은 높지 않으나, 군데군데 암반이 많고 굽어진 능선이 제법 산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정상은 큰 바위로 되어 있어 장군대라 부르기도 한다. 이곳에서 50미터 아래와 200미터 아래 지점에는 마당바위와 흔들바위가 각각 있다. 높이 8미터, 폭 6.5미터의 흔들바위는 끄덕바위라고도 부르며, 기울어진 쪽으로 부자가 난다는 전설이 있다.(산림청 자료 참조)

 

 

 

▼ 관음사 아래 주차 공간에 차를 세우면 바로 위에 보이는 화장실. ▼ 

 

 

 

 

▼ 관음사는 작은 절집일 뿐이다.

보통 저 석탑 너머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인데 오늘 우리는 반대로 올라 저 방향으로 내려 올 참이다. ▼

 

 

 

 

▼ 관음사 우측 등로를 먼저 오르려는 생각은 순전히 즉흥적인 나의 판단이었다.

가장 짧은, 손쉬운 코스를 구상하다보니 들머리가 불확실한 지점으로 먼저 올라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사실 또 한 가지 부담스러웠던 것이 있으니 바로 사납게 달려드는 저 두 마리 견공들이다.

최근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그악스럽게 짖어대는 저 놈들 때문에 오른쪽 등로 진행을 포기했다는 글을 설핏 보았으니 하산할 무렵에 자칫 줄이라도 풀려 있으면 그 무슨 낭패이겠는가. ▼

 

 

 

 

▼ 개들이 짖어대는 구간도 통과했고, 예상보다 길의 흔적도 뚜렷하여 잠시 안도한다.

이 모든 배려는 마누라를 편하게 모시려는 나의 눈물겨운 정성이려니와.. ▼

 

 

 

 

▼ 금방 산길이 없어지며 공사중인 임도로 위태롭게 내려서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더니, ▼

 

 

 

 

▼ 이내 지도에서 보았던 뚜렸한 임도를 걸으며 긴장이 풀린다.

사람 안 다니는 길은 절대 싫다는 마누라의 계속되는 다짐에 걱정말라고 짐짓 큰 소리를 칠 수 있게 된 것이다. ▼

 

 

 

 

▼ 그러나 멀리 포크레인 공사 소음이 요란하더니 분위기는 점점 싸해지고... ▼

 

 

 

 

▼ 결국 간벌 공사로 엄청나게 쌓인 통나무 잔해를 뚫고 무작정 들머리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이제 와서 다시 돌아 가기도 애매하고, GPS를 보면 분명 이 부근에 들머리가 있을텐데 공사 현장 때문에 가려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저 임도를 따라가면 길은 확실하지만 산행 거리가 너무 길어지고.. ▼

 

 

 

 

▼ 공사로 온통 파헤쳐진 숲속에서 길은 흔적을 찾아 한참을 헤매던 중 작은 계곡 건너편으로 희미한 나무계단의 흔적을 발견한다. ▼

 

 

 

 

▼ 거의 무너져 내린 나무계단의 흔적은 그마저 금방 사라져 버리곤 하는데. ▼

 

 

 

 

▼ 또 아슬아슬하게 흔적이 이어지곤 한다. ▼

 

 

 

 

 

 

▼ 아무리 봐도 최근 몇년간 사람 다닌 흔적이 보이지 않는 산비탈에서 끊임없이 얼굴로 달려드는 날벌레와 거미줄에 슬슬 넋이 나가기 시작한다.

이런 길은 절대 싫다고 신신당부했던 마누라의 원망이 하늘을 찌르고...

내가 생각해 봐도 어이가 없는 상황이니 그저 유구무언일 뿐이다. ▼

 

 

 

▼ 이제 길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돌아가면 사실상 오늘 방어산 산행은 포기해야 하고...

앞으로 나아 가자니 전혀 길이 보이지 않는다. ▼

 

 

 

 

▼ 오르락내리락 길없는 숲속을 헤맨다.

이런 나무숲을 몸으로 헤치고 나아간다. ▼

 

 

 

 

▼ 보이는가?

완전히 잡목으로 우거진 숲속에 무너져 내린 나무계단의 모습이 보인다. ▼

 

 

 

 

▼ 거미줄과 벌레, 거친 나뭇가지와 가시덩굴이 온몸을 할퀸다.

상황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마누라도 불평을 멈추고 앞장선 나를 걱정해 주고 있다. ▼

 

 

 

 

▼ 그야말로 악전고투..

그 와중에도 가장 괴로운 것은 산딸기 넝쿨이다.

온산에 산딸기가 주렁주렁 달렸지만 그 날카로운 가시가 문제인 것이다. ▼

 

 

 

 

 

 

▼ 길이 없으니 딸기밭 넝쿨숲을 온몸으로 헤치며 올라가야 한다.

억센 산딸기 가시가 바지까지 뚫고 온 몸에 생채기를 낸다.

나중에 숙소에서 알게 됐지만 핏자국에 제법 깊은 상처까지 여러 곳에 남기고 말았다. ▼

 

 

 

 

 

 

▼ 드디어 능선에 도착하니 온몸에 진이 빠져 버렸다.

우리가 올라온 길로 멀쩡하게 이정표까지 표시되어 있지만 절대 가서는 안될 길이다.

관음사로부터 1시간10분이 걸렸으니 따져보면 길없는 가시덤불 숲에서 50여분을 헤맨 셈이다. ▼

 

 

 

 

 

 

▼ 이제는 편안한 능선길인데 워낙 고생을 한 탓에 여전히 한 걸음 떼기가 힘에 겹다.

능선길도 수풀이 우거져 있고 날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편안히 쉴 수도 없는 것이다. ▼

 

 

 

 

 

 

 

 

 

 

 

 

 

 

▼ 정상 도착.

1.6km의 짧은 거리, 그것도 반은 평지에 가까운 길을 오는데 1시간30분이나 걸렸다. ▼

 

 



 

 

 

 



 

 

 

 

 

 

▼ 여전히 햇볕은 따갑다. ▼

 

 

 

 

 

 

▼ 지리산 천왕봉, 황매산, 광양 백운산도 보인다는데.. 오늘은 턱도 없는 수준이다. ▼

 

 

 

 

▼ 마애사, 괘방산 방향 능선길. ▼

 

 

 

 

 

 

▼ 방어산 정상은 바위 절벽 위에 있다.

하산길을 못 찾아 또 몇 바퀴를 돈 후에야 겨우 절벽 사이로 내려 왔다. ▼

 

 

 

 

 

 

▼ 처음 만나는 인공구조물이 반갑기만 하고. ▼

 

 

 

 

▼ 마당바위의 모습. ▼

 

 

 

 

 

 

 

 

 

 

▼ 마당바위를 옆에서 본 모습. ▼

 

 

 

 

 

 

 

 

 

 

 

 

▼ 되돌아 본 방어산 정상의 모습. ▼

 

 

 

 

 

 

 

 

▼ 갈림길에서 다시 당겨 본 방어산 정상의 모습.

완전히 절벽으로 이루진 것을 알 수 있다. ▼

 

 

 

 

 

 

 

 

 

 

 

 

 

 

 

 

 

 

▼ 꽤나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 오니 끝이 보인다.

심신이 지친 탓인지 짧은 하산길인데도 상당히 길게 느껴진다. ▼

 

 

 

 

 

 

 

▼ 관음사에 도착하여 힘겨운 산행을 마친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각임에도 여전히 햇볕은 따갑고 무더운 날씨이다.

진주시내 숙소로 이동하여 땀에 젖은 몸을 씻고 진주 맛집으로 유명한 홍제원에서 생갈비와 소주 한 병으로 사연많은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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