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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200대명산(完)

193.경북 청도 화악산(932m) 끄무레한 날의 왠지 억울한 산행(2019.6.6)

by 日新우일신 2019.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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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화악산 (華岳山, 200대명산 193번째)
2. 위 치 : 경상북도 청도군

3. 높 이 : 932미
4. 산행일시 : 2019. 6. 6(목) 13:40-16:20 (2시간40분, 순수산행시간 2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3.6Km
6. 산행코스 : 밤티재 → 밤티재 갈림길 → 화악산 정상 → 밤티재 갈림길 → 밤티재(원점회귀)

7. 동행자 : 마누라

 

 

- 오전 단석산 산행을 가뿐히 마치고 한재 미나리로 유명한 화악산을 찾았다. 가는 길 60여km가 모두 왕복2차선의 구불구불한 도로여서 이동시간이 제법 걸렸다. 오후 3시 이후부터 비 소식이 있어서 마음은 조급하고..

출발 전부터 산행 코스 선택에 많은 고민이 있었던 화악산은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고 험난하다. 밤티재부터 올라 화악산 마루금을 따라 아랫화악산을 찍고 한재마을로 내려서는 코스를 따라야 하는데 차를 가져 왔으니 원점 산행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막상 올라 본 화악산은 밤티재로부터 정상까지의 구간이 가장 힘들고 정작 능선길은 유람에 가까운 평이한 코스로 보인다. 결국 힘은 힘대로 쓰면서 거친 급경사 등로를 땀흘리며 오른 후 하이라이트 구간은 즐기지도 못한 채 되돌아서야 했으니 왠지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화악산은 경북 청도군 경남 밀양시의 도경계를 이루고 있다. 비슬산에서 남쪽으로 이어져 한 줄기는 창녕 화왕산으로 갈라지고, 화악산을 지나 철마산으로 뻗어내려 물길을 만나면서 멈춘다.
화악산은 부드러운 육산과 곳곳에 바윗길을 드러낸 골산이 합쳐진 형태의 산으로 청도에서 손꼽을 만큼 아름다운 산이다. 정상은 세 봉우리가 주봉을 중심으로 나란히 솟아 있고 그 등성이가 황소의 등을 방불케 하며, 두 봉우리의 중간쯤에서 남쪽으로 또 한 봉우리가 솟아 있는데 이를 속칭 작은 화악산이라고 한다.
화악이란 이름은 정상의 세개 봉우리 형상이 중국 오악의 하나인 서악, 즉 화악의 삼봉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또 산의 생김새가 덕성스러워 덕기에 둔취되어 있다는 뜻에서 둔덕산이라고도 한다. 화악산은 영남알프스까지 이어지는 만만찮은 높이에 시원스런 조망과 아기자기한 암릉 그리고 봄철에는 철쭉이 피어 가족산행지로 적합하다.(산림청 자료 참조)

 

 

▼ 차량을 주차한 후 바라 본 밤티재 정상.

휴게소같은 그림을 상상했다가 그냥 작은 동네 입구여서 어리둥절한다.

게다가 산행 들머리가 전혀 보이지 않아서 차로 고개를 넘어 갔다가 되돌아 오는 등 시작부터 한참을 헤매고 말았다.

자세히 보면 길 건너 가운데 숲속으로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

 

 

 

 

▼ 어렵게 찾아 낸 산행 들머리.

어쨌든 밤티재는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다. ▼

 

 

 

 

 

 

▼ 등로는 시작부터 가파르게 이어진다. ▼

 

 

 

 

▼ 작은 언덕을 넘어서 잠시 내려간 후 본격적인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

 

 

 

 

 

 

 

 

▼ 산악회를 따라 왔어야 하는데... 그 많은 인천의 산악회들은 어찌하여 8,9년이 넘도록 단 한번도 이곳을 찾지 않는단 말인가. 수없이 걸린 리본들을 보니 한탄이 절로 나온다. ▼

 

 

 

 

▼ 오전 산행후 1시간여를 운전한 탓일까. 유난히 다리가 무겁다.

게다가 하루종일 만두 하나 외에는 먹은 것이 없어서 허기까지 몰려 온다. ▼

 

 

 

 

▼ 마치 더위먹은 사람처럼 끊임없이 갈증이 밀려와서 자주 쉬어간다.

마누라가 건네준 떡 한 조각으로 급한 허기는 면하였다. ▼

 

 

 

 

▼ 오늘 두번째 보는 뱀.

인적이 전혀 없는데다가 금새라도 비가 올듯 끄무레한 날씨에 뱀까지 등로에 출몰하니 스산한 느낌마저 든다. ▼

 

 

 

 

▼ 어둡던 숲길에 잠시 햇살이 비치기도 하고. ▼

 

 

 

 

▼ 길은 더욱더 가파르게 일어서고 있다. ▼

 

 

 

 

 

 

▼ 1km 조금 넘는 길이 왜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이미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버렸다. ▼

 

 

 

 

▼ 앞에 이끼 낀 커다란 절벽이 나타나면 정상부가 가까워진 신호이다.

밤티재가 제법 높은 지대이거니와 이렇게까지 가파른 길이 계속 이어지는 줄은 미처 알지 못하였다.

가볍게 짧은 코스로 마무리한다고 괜히 마누라까지 끌고 왔으니... ▼

 

 

 

 

 

 

▼ 겨우 갈림길에 도착하여 한숨을 돌린다. ▼

 

 

 

 

▼ 조금전 밑에서 보았던 절벽 위에 올라 밤티재 너머 남산을 바라본다. ▼

 

 

 

 

▼ 당겨 본 밤티재 전경. ▼

 

 




 

▼ 한참이나 뒤쳐진 마누라를 기다리며 파노라마도 만들어 보고. ▼

 

 

 

 

▼ 이제 화악산 정상까지는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반쯤 죽어가던 마누라도 한결 표정이 풀리기 시작했다. ▼

 

 

 

 

 

 

 

 

 

▼ 능선 조망이 열리기도 하지만 워낙 날씨가 시원찮다.

우측 멀리로 운문산, 가지산 등 영남알프스의 봉우리들도 보일텐데 전혀 가늠할 수가 없다. ▼

 

 

 

 

▼ 미나리로 유명한 한재마을 방향 전경.

차로 지나오는 동안에도 온통 미나리 삼겹살집들로 가득차 있었다. ▼

 

 


- 청도 한재 미나리 단지 : 청도군 청도읍 초현리, 음지리, 평양리, 상리 일대 남산과 화악산 사이의 계곡을 따라 형성된 한재 마을에서는 농가의 90%에 달하는 120여 가구가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으며, 면적이 0.7㎢에 달한다. 한재 미나리는 해발 937m 화악산 중턱에서 사시사철 흐르는 맑은 물과 수직 배수 구조로 재배되고 있는 청정 미나리다.
한재 마을에서 미나리가 재배된 것은 1980년대 이후이다. 원래 복숭아, 자두, 감자 등을 재배하였는데 한두 농가에서 시작된 미나리 재배가 마을 전체로 번졌다. 2012년 현재 한재 마을 120여 농가가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으며 단지 규모는 0.7㎢이다. 생산량은 1,000여 톤으로 70여 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모든 재배 농가에서 친환경 농법을 이용하고 있으며, 청도 재래종 30여 종이 재배되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10%에 달하는 미나리 생산 단지이다.(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참조)

 

 

 

 

 




 

▼ 윗화악산과 아랫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본래 계획은 여기에서 능선길을 따라 1km 정도는 더 진행해 보다가 되돌아 오려던 것인데 갑자기 만사가 귀찮아져 버렸다. ▼

 

 

 

 

▼ 날씨도 시원찮고. ▼

 

 

 

 

▼ 비라도 쏟아지기 시작하면 그 또한 짜증에, 대략 낭패일테니, ▼

 

 

 

 

 

 

 

 

▼ 깨끗이 돌아서서 하산하기 시작한다. ▼

 

 

 

 

 

 

 

 

▼ 평탄한 숲길은 금새 끝이 나서 평지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에 되돌아 왔다.

이쯤 되면 거의 해치우는 산행이 되는 셈인데...

가장 힘든 구간만 왕복하는 꼴이 되었으니 새삼 억울함(?)이 북받친다. ▼

 

 

 

 

 

 

▼ 밤티재로 내려가 보니 길이 정말 가파르고 험하다는 것을 더욱 실감한다.

올라올 때 힘들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

 

 

 

 

 

 

 

 

 

 

▼ 하산길에서도 뱀이 나타난다.

놀란 것은 피차일반이지만 뒤따르던 집사람이 보면 질색할테니 멀리 쫓아 버린다. ▼

 

 

 

 

 

 

 

 

 

 

 

 

 

▼ 사유림 철조망을 따라 마지막 언덕을 오르면, ▼

 

 

 

▼ 금새 밤티재로 탈출할 수 있는 빛이 보인다. ▼

 

 

 

 

▼ 다행히 비는 맞지 않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제 대구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한 후 내일 유학산을 가볍게 오르고 나면 보람찬 1박2일 여행이 될 것이다. ▼

 

 

 

- 밤새 비가 온 다음날....

멀리 온 길이 아까워 찾아온 칠곡 유학산 입구에서 갈등에 빠진다.

대구에서 이동하는 동안 오락가락하던 비가 그치지 않더니 코앞의 도봉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한 것이다. 

 

 

 

 

 

 

- 등산로 입구를 바라봐도 한심스럽고..

아내는 차에서 기다리기로 했는데 나홀로 한 손에 우산을 들고 한 손은 무거운 카메라를 든 채 올라 갈 일이 아득해진 것이다.

정상에 오른들 아무 것도 보이는게 없을텐데..

추적추적 비내리는 평일 오전에 어두컴컴하고 미끄러운 숲길을 무슨 청승으로 혼자 오른단 말인가.

달려온 거리가 아깝긴 하지만......

오늘은 과감히 포기하기로 한다.

산행 들머리에서 되돌아 서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 그리하여 경북권에 남은 200대명산은 이제 3곳이다.

길게 걸어볼 필요가 있는 주암산은 조만간 서울에서 출발하는 산악회를 따라 가서라도 마무리하게 된다면 나머지 두 곳은 언젠가 좋은 계절에 차를 끌고 와서 즐기며 오를 수 있을 것이다.

허탕친 오늘 하루를 훌훌 털어 버리듯 바람처럼 고속도로를 내달려 무난하게 집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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