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천성산 (千聖山, 산림청 100대명산 95번째)
2. 위 치 : 경상남도 양산시
3. 높 이 : 812미터 (922미터)
4. 산행일시 : 2013. 10. 26(토) 10:00 - 16:00 (6시간, 순수산행시간 4시간30분)
5. 산행거리 : 15Km
6. 산행코스 : 흥룡사 → 흥룡폭포 → 화엄늪 → 화엄벌 능선 → 1봉(원효산) 정상 → 은수고개 → 천성산(2봉) 정상 → 내원사 → 매표소 주차장
7. 동행자 : 인천느림보산악회 15명(마누라)
- 산림청 100대명산 선정 사유 : 금강산의 축소판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고, 특히 산정상부에 드넓은 초원과 산지습지가 발달하여 끈끈이주걱 등 희귀식물과 수서곤충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가치가 높은 점을 고려하여 선정,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가을에는 능선의 억새가 장관을 이루며,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내원사가 있음.
- 새벽 4시에 기상하여 김밥 한 줄을 사들고 선학역에서 5시에 버스에 탑승한다. 40인승 버스에 총원 15명. 워낙 인원이 단촐하여 산악회 운영진에 대한 염려가 앞선다. 기왕 산악회를 따라 나섰을 때는 만차가 되는 것이 오가는 동안 내 마음도 편한데..
졸다가 일어나니 문경휴게소, 또 한참을 졸다 눈을 뜨니 겨우 대구를 지난다. 양산이 멀긴 멀구나, 실감한다.
- 스님의 터널 공사 반대 투쟁으로 유명해진 천성산은 원효의 문하로 들어온 중국인 제자 천 명이 깨우쳤다 하여 千聖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영남알프스에 포함이 되는건지 아닌지 여전히 헛갈리는 천성산은 현재의 2봉을 말하는 것이었는데 지방정부의 지명 변경 의결로 본래 원효산을 천성산 1봉으로, 천성산을 천성산 2봉으로 부르게 되었다.
그리하여 내 마음 한 켠에는 천성산 1봉을 정상으로 여기지 않는, 거부감이 상당하였는데 막상 접해보니 마음이 풀리게 되었다. 산 이름이 무엇 중요할까보냐. 본래 원효산도, 본래 천성산도 그저 아름답고 좋은 산이었다.
- 야단법석의 원조라던가? 화엄늪, 화엄벌 너머 펼쳐지는 천성산 능선까지의 풍경은 장쾌하고 신비롭다. 오늘은 활짝 피기 시작한 억새의 은빛 물결까지 온 평전을 수놓고 있어 호젓한 가을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내원사 계곡을 흐르는 물은 오랜만에 만나는 유리처럼 맑은 물이다. 수량이 많지 않음에도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어 깜짝 놀랄 정도. 바라 보기만 해도 온몸이 정화되는 듯한, 이렇게 맑고 규모있는 계곡물은 최근 들어 본 적이 없다. 북한산성 계곡이 출입금지가 된 이후 맑은 계곡물을 보며 감탄했었지만 천성산의 그것은 한 수 위로 여겨진다.
-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천성산은 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산의 특징들을 고루 갖춘 훌륭한 산이었다. 수도권에서 워낙 멀고 인근의 영남알프스에 가려 전국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천성산이 앞으로 손꼽히는 인기 명산이 될 것이라 확신해 본다.
특히 군부대가 빠져 나간 정상부를 특색있게 복원, 정비하고 육지화되어 사라져갈 위기에 놓인 화엄늪을 잘만 보존한다면전국의 등산객들이 앞다투어 찾을만한 매력 충만의 편안한 산이라 할 것이다.
▼ 오전 10시. 흥룡사를 향해 주차장부터 걷기 시작한다.
한참을 포장된 길을 따라 올라 간다. ▼
▼ 흥룡폭포 올라가는 길.
그냥 등산로인줄 알았더니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한다.
흥룡사는 좌측, 화엄늪으로 가는 등산로도 그 쪽에 있다. ▼
▼ 흥룡폭포.
수량이 많을 때면 제법 근사했을 것 같다. ▼
▼ 흥룡사를 가로질러 뒤쪽으로 오르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이어진다.
제법 경사가 가파르지만 등산로 관리가 잘 이루어져 편안한 길이다. ▼
▼ 급경사를 오르자니 땀이 줄줄 흐른다. 바람도 없어 덥다.
아침에 춥다고 옷을 껴 입었던 일행들이 연신 옷을 벗는다. ▼
▼ 가파르게 치고 오르던 등로가 오른쪽으로 휘어 지면서 점차 완만해진다.
능선길로 들어선 것이다. ▼
▼ 나무숲 사이로 천성산 1봉을 향해 오르는 능선길이 훤히 보이기 시작했다. ▼
▼ 산행 시작후 1시간 30분이 걸려 화엄벌 능선길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
▼ 화엄늪을 바라보기 위해 잠시 반대 방향으로 진행한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 땅 위의 억새가 어우러져 탄성이 터져 나온다. ▼
▼ 천성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화엄벌의 억새평전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그림이다. ▼
▼ 왼쪽으로는 천성산 2봉이 보인다.
잠시후 오른쪽에서부터 저 능선을 타고 이동하게 된다. ▼
▼ 사실 이 곳에서는 파노라마 사진을 찍을 필요도 없다.
파노라마를 찍으려면 360도를 한 바퀴 돌아야 한다.
원래는 오른쪽으로 1봉 정상부터 이어지는 그림인데 중간에 사진이 한 장 잘렸다. ▼
▼ 몇 안되는 등산객들을 환영하는 억새의 군무가 펼쳐지고. ▼
▼ 말뚝의 왼쪽은 출입금지 구역이다.
생태계의 보고였던 화엄늪이 점차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단다.
살모사가 산다고 하니 들어 가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
▼ 천성산 1봉 아래로는 곱게 단풍이 물들고 있다. ▼
▼ 지나온 길을 잠시 되돌아 본다.
이 좋은 곳에 사람도 별로 없어 호젓한 분위기까지 즐길 수 있었다. ▼
▼ 활짝 핀 억새밭은 올해 처음 만났다. ▼
▼ 다시한번 뒤돌아 보고.
왼쪽 탐방로를 따라 걸어 왔다. ▼
▼ 약간 오른쪽으로 시야를 돌려 돌아보면 천성산 2봉에서 뻗어나가는 산세의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온다. ▼
▼ 정상부에는 오랜 기간 주둔했 군부대의 위험한 흔적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 실제 위험으로 느껴져 철조망을 넘는 이는 아무도 없다. ▼
▼ 철조망을 따라 우회하고.
왼쪽으로 천성산 2봉이 보인다. ▼
▼ 철조망을 뚫고 정상에 도착했다.
이 곳은 본래 원효산으로 불리우던 곳.
산림청에서 100대명산으로 선정했던 것은 지금의 천성산 2봉이다. ▼
▼ 정상석 부근 공터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산악회 일행들이 가져온 화려한 음식으로 맛있는 산상식을 즐긴다. ▼
▼ 본래 군부대가 있던 자리.
왼쪽으로 능선길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
▼ 군부대가 떠난 자리에도 은빛 억새의 유혹이 한창이다. ▼
▼ 군부대가 있던 자리로 내려오니 문득 사막을 걷는 듯한 느낌이다.
이 너른 평지를 잘만 활용하면 근사한 지역 명물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
▼ 다시 뒤돌아본 천성산 1봉 정상. ▼
▼ 2봉으로 가는 길에는 철제 담벼락이 높게 쳐져 있다.
역시 제거되지 않은 지뢰 때문인가보다.
흉흉한 인공 구조물 마저 하늘로 이어지는 자연의 그림 속에 녹아들어 근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
▼ 아쉬움에 다시한번 뒤돌아 보고. ▼
▼ 천성산 2봉 방향, 은수고개로 내려 가는 길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
▼ 천성산 2봉을 잔뜩 당겨본다.
1봉과 달리 저 곳에는 제법 사람이 많아 보인다. ▼
▼ 완만하던 능선길이 은수고개까지 쑤욱 내려간다.
내려가면 그 만큼 또 올라 가야 한다. ▼
▼ 억새의 향연은 이제 끝이 났다.
숲길을 따라 천성산(2봉)을 향해 조금 서둘러 걷는다. ▼
▼ 은수고개 부근에 있는 임도.
자동차가 다니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다. ▼
▼ 2봉 정상이 코 앞이다.
전망바위에서 시원한 조망을 즐긴다. ▼
▼ 지나온 1봉 산마루가 아스라이 멀어졌다. ▼
▼ 정상 인증샷 한번 찍으려고 한참을 기다린다.
역시 사람이 많으면 여러모로 귀찮다. ▼
▼ 가운데에 내원사가 희미하게 보인다.
잠시후 우리가 내려서게 될 곳이다. ▼
▼ 천성산(2봉) 정상의 모습.
본래 천성산 정상은 지금 사진을 찍고 있는 바로 옆 봉우리이다. ▼
▼ 오리지널 천성산 정상석이 아직 남아 있다.
눈에 띄지 않는 초라한 규모여서 이 곳에는 아무도 없다. ▼
▼ 내원사를 망원으로 당겨본다. ▼
▼ 저 계단으로 내려가면 그 유명한 천성산 공룡능선으로 갈 수 있다.
아쉽지만 오늘은 뒤돌아 내원사 방향으로 하산해야 한다. ▼
▼ 하산길도 생각보다 너무 편안하다.
최근 마음이 불편했던 산행들, 알바와 험한 하산길 등으로 반감되었던 산행의 즐거움이 되살아난다.
양산시에서 등산로를 잘 관리하고 있다는 인상이 더욱 기껍게 느껴진다. ▼
▼ 중간중간 붉은 단풍이 숨어있다. ▼
▼ 갑자기 수직에 가까운 내리막이 나타난다.
그러나 긴 계단이 적절하게 설치되어 하산길이 안전하고 편안하다. ▼
▼ 길고 긴 계단이 끝나면 좌우로 튼튼한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계단이나 로프가 없었다면 가파른 너덜길이 꽤나 위험했을 것이다. ▼
▼ 계곡을 내려서서 만난 작은 웅덩이.
물의 흐름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빈약한 수량으로 이렇게 맑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니..
손을 담그고 세수를 하려니 피부에 닿는 물의 감촉이 조금 과장하자면 황홀할 따름이다. ▼
▼ 내원사에 도착하였다.
본래는 원효의 중국인 제자 천 명이 멀리서 와서 묵었다 하여 올 래(來)와 멀 원(遠)을 합쳐「내원사」라 하였다는데 언제부터인가 內院寺로 쓰고 있다. 천 명의 수도자가 성불하였다는 절집치고는 규모가 크지는 않다. ▼
▼ 전국의 이름난 사찰들처럼 내원사 역시 최고의 명당에 자리잡고 있다.
맑은 계곡 위 절집 안마당에서 매일 이런 경치를 바라보며 생활하면 저절로 도를 깨우치게 되지 않을까. ▼
▼ 예약해 놓은 식당이 내원사에서 5분 거리라고 하더니 하염없이 걷는다.
걸어보니 내원사에서 매표소까지는 30분이 넘게 걸리는 먼 길이다. ▼
▼ 매표소를 빠져나와 또 5분 가량을 걷는다. 여기서부터 5분이었다..
식당에 도착하니 제법 진이 빠져 버렸다.
토종닭 요리에 소주도 한 잔 걸치며 느긋한 뒷풀이를 마친 후 버스에서 잠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이 멀긴 멀다. 조금은 지루한 시간이 지나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다 되어간다. ▼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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