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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100대명산(完)

83. 강원 삼척 덕항산(1,071m) 백두대간 능선과 깊은 절벽(2013.7.27)

by 日新우일신 2013.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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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덕항산 (德項山, 100대 명산 83번째)

2. 위 치 : 강원도 삼척시, 태백시

3. 높 이 : 1,071미터

4. 산행일시 : 2013. 7. 27(토) 11:20 - 16:20 (5시간, 순수산행시간 4시간)

5. 산행거리 : 8.5Km

6. 산행코스 : 하사미교 → 예수원 → 구부시령 → 덕항산(정상) → 쉼터 → 환선봉(지각산) → 제1,2전망대 → 천연동굴 → 환선굴 → 골말 매표소 → 주차장

7. 동행자 : ㅁㅅ산악회 48명

 

 

- 덕항산의 이름은  옛날 삼척지역사람들이 이 산을 넘어가면 화전(火田)이라도 일굴 수 있는 평평한 땅이 많아 '덕메기산’으로 부르다가 한자로 표기하면서 지금의德項山이 되었다고 한다.

전국의 많은 산 이름들이 일제에 의하여 한자 표기로 바뀌면서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잃어버리고 지금까지 밑도끝도 없는 엉뚱한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전국 산하의 본래 이름찾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모양이다.

 

- 오늘 산행은 태백시에서 시작해서 삼척시로 넘어간다.

태백 방향, 즉 덕항산의 동쪽은 비교적 평평한 지형의 전형적인 육산이지만 삼척방향인 서쪽은 온통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깎아지른 절벽의 골산이다. 산 하나의 동서가 이렇듯 대조적으로 이루어진 경우도 흔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옛날에는 동쪽에 사는 삼척 사람들에게는 덕항산 너머 고원지대가 멀고도 부러운, 바깥 세상이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대금굴과 환선굴이 널리 알려진 동굴 유원지로 항상 사람들이 붐비는 관광지가 되었지만 동굴 매표소가 위치한 골말이야말로 옛적에는 오지중의 오지, 화전이나 부쳐 먹어야할 사람들이 숨어들던 산골이었던 것이다.

'골말"은 "끝마을"을 의미하는 것이니 이 마을 사람들이 625 전쟁이 터진 것도 몰랐다는 이야기도 일견 납득이 된다.

 

- 덕항산 능선은 백두대간의 중심구간으로 더욱 알려진 길이다.

백두대간의 많은 구간들이 그렇지만 이곳 덕항산에서 두타산, 백복령을 넘어서 점봉산, 설악산 구간에 이르기까지는 능선으로만 지나다니면 산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을 모두 놓치게 된다.

특히 덕항산의 정상부 능선길은 편안한 길의 연속이지만 숲이 우거진 계절에는 또한 지루하고 밋밋한 코스이다.

덕항산을 제대로 알려면 동굴들이 위치한 골말까지의 가파른 동쪽 사면을 지나봐야 한다는 말이다.

 

- 덥다. 오늘도 덥다.

강원도 방향으로 휴가철 피서객이 몰려 도로가 막힌다.

예정보다 훨씬 늦은 시간, 11시 반이 되어서야 산행을 시작하니 정오의 작열하는 땡볕이 온몸을 찌른다.

전형적인 태백의 고랭지 하사미마을의 평화로움을 뒤로 하고 예수원을 지나면 벌써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래도 지난주 추월산, 강천산의 더위에 비하면 한결 나은 정도.. 짙푸른 녹음 속으로 한발씩 깊이 들어간다.

 

 

 

 

▼ 고원지대에 위치한 하사미마을은 겨울에는 춥기로 유명하다는데

오늘은 후끈후끈하다

 

 

 

 

▼ 이 더운 날씨에도 고령의 부부들이 밭에 나와 일을 하고 있다.  

 

 

 

▼ 마을을 지나 예수원까지는 포장도로가 이어지고.  

 

 

 

▼ 예수원이 보이면 포장도로는 끝이 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 바람 한 점없는 숲길이 너무 덥다.

옆으로 계곡물이라도 흐르면 냉기가 올라와 훨씬 시원할텐데..

지루한 오르막 숲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 산행 시작후 50분만에 구부시령 능선에 도착했다. 꽤나 늦은 진행.

지금부터는 백두대간 코스를 한참 동안 걷게 된다. 

 

 

 

 

▼ 5분여를 올랐더니 또 구부시령이다. 정확하게 어디가 구부시령인 것인지?

그나저나 구부시령은 이 곳에 살던 한 여인이 계속해서 죽어나가는 남편 때문에 아홉번째 남편까지 섬기게 되었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이름이라 하는데 이 여인이야말로 당시에는 박복으로 여겼을지언정 지금으로 치자면 대단한 능력자 내지 매력녀였던가보다. 

 

 

 

 

 

▼ 구부시령으로부터 덕항산 정상까지는 완만한 숲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오른쪽은 계속해서 가파른 절벽이다. 

 

 

 

 

 

 

▼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정상부에 쭉쭉 뻗은 침엽수림이 펼쳐진다. 

 

 

 

▼ 음.. 벌써 정상이다.

산행 시작후 1시간 10분만이다.

온통 백두대간 안내 표지이다.

동굴들이 몰려있는 골말쪽은 관광객들의 차지요, 정상부 능선길은 백두대간길이니 일반 등산객은 많이 찾지 않는 산이다.

이 날도 우리 일행 이외에는 단 한 명의 등산객도 찾아볼 수 없었다.  

 

 

▼ 골말쪽이 내려다 보이지만 박무가 심하게 끼어 있다. 

 

 

 

 

▼ 정상을 지나서도 능선길은 숲으로 완전히 가리워져 있다.

나뭇잎 사이로 골말 주차장 쪽을 잔뜩 당겨 보았다.

잠시후 저 곳으로 내려서야 한다. 

 

 

 

 

▼ 쉼터에서 바라본 골말 방향 하산로.

1년 넘게 출입을 통제했다더니 수풀이 우거져 길의 흔적이 없다.

이 길로 끙끙대며 올라와 덕항산까지 갔다 다시 내려온 후 지각산 방향으로 이동하는 코스였던 것. 

 

 

 

 

 

▼ 계속해서 오른쪽으로는 줄을 쳐 놓았다.

절벽을 조심하라는 것인데 아닌게 아니라 숲이 우거져 방심하고 걷다가는 천길 낭떠러지로 미끄러질 수도 있겠다. 

 

 

 

 

 

 

 

 

 

▼ 숲속 오솔길을 따라 몇 개의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면 오늘의 두번째 산봉우리가 나타난다.

지각산 환선봉이다. 높이는 덕항산보다 9m가 더 높다.

 

 

 

 

 

 

 

 

 

 

 

 

▼ 환선봉을 지나 제법 크게 느껴지는 봉우리 하나를 넘어 오면 오늘의 능선 산행은 끝이다.

이제부터는 환선굴을 향하여 가파른 내리막길을 지나야 한다.

구부시령으로부터 이곳 자암재까지 4.5km가 넘는 능선 구간에는 그 흔한 바위 조망점 하나가 없다.

말만 능선길이지 그저 완만한 경사의 숲길을 하염없이 걷는, 꽤나 지루한 구간이다.

여기까지만으로 평가하자면 덕항산은 전혀 매력없는 흔해빠진 산일 뿐이다. 

 

 

▼ 자암재에서 저 곳 능선을 계속 걸어가면 큰재를 지나 댓재에서 백두대간 한 구간이 끝나게 된다.

댓재에서 두타산 정상까지는 지난달에 올랐던 낯익은 곳이기도 하다. 

 

 

 

▼ 본격적인 하산길이 시작된다.

악명높았던 그대로 이 구간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자갈밭 너덜길이 꽤나 위협적이다. 

 

 

 

▼ 가파르고 위험한 내리막이 한층 지겨워질 무렵이면 잠시 쉬어가라고 제2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가 있다고 해서 무슨 발판이라도 설치한 줄 알았었는데 순전한 자연 전망대이다. 

 

 

 

▼ 오늘 산행후 처음으로 시원한 조망이 터졌다.

아, 시야만 조금더 쾌청했다면 더이상 바랄게 없었을텐데..

덕항산이 진정한 웅자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 처음 만난 조망점에서 한참이나 시간을 보낸후 또다시 가파른 너덜길을 미끄러져 간다.

아차하면 엉덩이가 깨지는 수가 있다. 

 

 

▼ 제1전망대. 역시 천연 전망대이다.

정상부 능선길에는 왜 이런 조망점 몇 개가 없었을까?

사실 약간의 인위를 가미하면 훌륭한 조망 포인트를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 제1전망대에서는 파노라마 사진도 몇 장 만들어 본다. 

 

 

 

 

 

 

▼ 갑자기 급경사의 철계단이 나타났다. 

 

 

 

▼ 철계단을 오르며 되돌아보니 이또한 최고의 전망대이다.

저렇게 가파른 절벽 위에 태평한 능선 숲길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다. 

 

 

▼ 수직 철계단의 끝은?.

천연동굴을 통과한다. 옆에는 전망대도 있다. 지나서도 또 전망 포인트가 있다. 

 

 

▼ 오늘 걸었던 능선길의 윤곽도 보이고.

덕항산이 정말 깊고 험한 산임을 새삼 실감한다.

 

 

 

 

 

 

▼ 천연동굴은 수십, 수백명이 비를 피하거나 쉬어갈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다. 

 

 

▼ 천연동굴 바로 위의 전망대.

석회암 절벽 중간중간에 뻥 뚫린 바위굴들이 보인다. 

 

 

 

 

 

 

 

 

▼ 천연동굴을 지나면서 길이 더욱 가파르고 험해지더니 문득 좁은 철계단이 나타났다.

하산길에서 이 철계단이 나타나면 너덜길은 이제 끝났다는 표시이다. 

 

 

 

▼ 환선길 입구라도 볼까하고 계단을 오르다가 되돌아 온다.

들어가지도 않을걸 힘들게 올라갈 필요가 있겠는가.

그저 만사가 귀찮다. 얼른 가서 계곡물속으로 풍덩 들어 갔으면 좋겠다. 

 

 

 

 

 

 

▼ 환선교에서 잠시 머문다.

환선굴에서 쏟아진 계곡물이 선녀폭포를 지나 다리 밑으로 흘러간다.

오늘 산행후 처음 만나는 계곡물의 시원한 냉기가 상쾌하기 이를데 없다.

이래서 지난번 가리왕산에서는 더운줄 모르고 급경사를 올랐던 것이다. 

 

 

▼ 선녀폭포.

다리 밑으로 내려가볼까 하다가 말았다.

에잉, 다 귀찮다. 

 

 

 

 

▼ 환선굴 올라가는 모노레일 궤도 위로 덕항산의 가파른 봉우리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다. 

 

 

 

 

 

 

 

 

 

▼ 계곡물이 보기에도 시원하지만 실제 들어가 보니 엄청 차갑다!!

오늘이야말로 알탕을 제대로 하려 했는데 물이 너무 차가워서 순식간에 땀이 식었다.

시원한 계곡물만 보고도 덕항산이 너무 마음에 들어 버렸다. 

 

 

 

 

 

▼ 하산후 식사를 마치고 귀갓길에 동해바다가 보이는 휴게소, 옥계휴게소를 들른다.

이쪽을 몇 번을 지났어도 오늘에서야 처음 들르게 되었다.. 

 

 

▼ 얼음장같은 계곡물에 세수도 했겠다, 젖은 옷도 갈아 입었겠다,

게다가 소주까지 한 병 들이켰으니 이만하면 느긋한 대장부 인생 아니겠는가. 

 

 

▼ 망원으로 당겨본 기곡, 망상해수욕장에는 피서인파가 그득하다.

바라보는 내가 더 시원하다. 

 

 

▼ 동해안에서 바라보는 서쪽 하늘은 벌써 발갛게 물들어 가고 있다.

이제 시원한 버스에 올라 한숨 자고 나면 인천에 도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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