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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100대명산(完)

80. 강원 원주 치악산(1,288m) 땀과 빗물 범벅 비로봉 산행(2013.7.7)

by 日新우일신 201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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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치악산 (雉岳山, 100대 명산 80번째)

2. 위 치 : 강원도 원주시

3. 높 이 : 1,288미터

4. 산행일시 : 2013. 7. 7(일) 09:30 - 15:50 (6시간20분, 순수산행시간 5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12.5Km

6. 산행코스 : 황골 입구 → 황골탐방지원센터 → 입석사 → 능선 삼거리  → 비로봉(정상) → 사다리병창 → 구룡계곡 → 구룡사 → 구룡사 매표소 → 주차장

7. 동행자 : ㅈㅇ산악회 39명

 

 

- 갈수록 따라갈만한 산악회를 찾기 어렵다.

남은 100대명산 숫자가 대폭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처럼 더운 날씨에는 계곡 물놀이 산행이 많아져서 더더욱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지난 주말에도 마땅한 산악회를 찾지 못하고 어영부영하다가 아예 한주를 쉬고 말았다.

직접 차 끌고 가기는 점점 귀찮아지고, 따라갈 산악회 버스도 줄어들고 있으니 골치가 아파졌다.

 

- 가까워서 아껴 두었던 치악산을 가는 산악회가 있어서 일찌감치 입금하고 좌석도 찜해 놓았다.

은혜갚은 꿩의 전설로 유명한 치악산은 본래 단풍이 아름다워 적악산(赤岳山)으로 불리웠다고 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꿩 이야기의 중심무대인 상원사와 멀리 떨어진 황골로부터 시작한다.

상원사와 남대봉은 작년 2월말에 때아닌 함박눈을 맞으며 기분좋게 올랐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치악산 남대봉 산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산악회 버스가 황골 초입 마을에서 정차했다.

날씨가 흐릿하여 썩 상쾌한 기분은 아니다.  

 

 

 

 

 

 

 

▼ 마을을 지나고 나니 입석사 표지석이 나타났다.

워낙 날이 덥다보니 이 곳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 15분 가량 포장도로를 오르면 황골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다.

보통은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길은 아스팔트로 뒤덮여 있다. 

 

 

 

 

 

 

 

 

 

▼ 산악구조대 건물이 보인다.

가파른 아스팔트길을 오르자니 덥다.

입석사까지 통행하는 차량들 때문에 사람을 위한 등산로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 바람 한 점없는 후덥지근한 날씨에 햇빛이 내리쬐는 아스팔트길은 달아올라 더욱 뜨듯하다.

입석사까지 마지막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자니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연일 계속된 음주로 컨디션도 좋지 않았는데 전날까지도 마신 술이 결국 문제다.

재작년 천마산을 혼자 오르다 심하게 고생한 뒤로는 산행 전날은 반드시 금주하려 노력해 왔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산악회 버스 안에서 잠자는 편안함에 익숙해지면서부터 그 생각을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오늘 제대로 걸렸다.!!

더운 날씨에 급경사, 2주간 쌓인 숙취가 어우러져 조금만 걸어도 심한 배멀미처럼 속이 울렁거린다. 

 

 

 

▼ 겨우겨우 입석사에 오르니 공사가 한창이어서 영 볼품이 없다.

몸 상태도 안 좋으니 만사가 귀찮다. 사진 한 장만 찍고 후딱 지나친다. 

 

 

 

▼ 입석사를 지나면 본격적인 등로가 열린다.

산행 시작후 거의 한 시간이 지났으니 오늘 진행 속도가 더디기는 엄청 더디다. 

 

 

 

 

 

 

 

▼ 숲속으로 들어오면 좀 나을줄 알았더니 급경사가 이어진다.

길은 미끄럽고 바람 한 점 없는 습한 날씨에 속은 울렁거리고 최악의 산행조건이다.

이보다 더 가파르고 긴 가리왕산도 순식간에 올랐었는데..

그나저나 술병은 술로 다스려야 법, 캔맥주 하나 마시고 숨을 고르면 금방 살아날텐데 꽁꽁 얼려온 맥주가 도대체 녹질 않는다.

정말 죽을 맛이다.

 

 

 

 

 

▼ 조금전까지도 해가 났었는데, 갑자기 운무가 몰려 온다.

이미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버려서 안개비 정도는 흩날려도 상관없다. 

 

 

 

 

▼ 그동안 산행중 찍어보고 싶었던 산수국을 만났다.

그런데 장식꽃(헛꽃) 잎이 셋이다?! 보통은 넷으로 알고 있는데 좀 다른 종인가?

'변하기 쉬운 마음'이 꽃말이란다. 진짜 꽃은 아직 피지도 않았다. 

 

 

 

▼ 도저히 컨디션이 살아나지 않아 아직 녹지않은 캔맥주를 따기로 했다.

슬러시 상태의 맥주를 몇 모금 마시며 5분 정도 쉬었더니 울렁거리던 속이 조금 진정되었다.

운무는 더욱 심해지고 그나마 능선길에 거의 다다른 모양이다. 

 

 

 

 

 

 

 

 

 

▼ 역시 능선길에 들어서니 좀 살만해졌다.

경사도 완만해 지고 무엇보다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 제법 시원하다.

바람속에서 다가오는 비의 습기가 강하게 느껴지지만 편안한 오솔길을 즐기려 애를 쓴다. 

 

 

 

 

 

 

 

 

 

 

 

 

 

 

 

▼ 몇번의 가파른 오르막과 계단을 지나 능선길 삼거리에 도착했다.

우측으로 가면 남대봉이요, 좌측이 비로봉 방향이다.

해발 1,130m. 이제부터는 거의 평탄한 오솔길을 걸으면 된다. 

 

 

 

 

 

 

 

▼ 도린곁에 원추리꽃이 홀로 곱게 피었다.

촉촉한 날씨에 색감이 사뭇 상쾌하다. 

 

 

 

 

 

 

 

 

 

 

▼ 기분좋은 숲속 오솔길을 걸으며 컨디션이 한층 살아났다.

쥐너미재에 도착하니 경관해설 표지판이 보이지만 운무가 너무 심해서 정작 눈에 보이는 경치는 하나도 없다. 

 

 

 

 

 

 

 

 

 

 

 

 

 

 

 

 

 

 

 

 

▼ 비로봉을 목전에 두고 일행들과 점심을 먹는다.

소주까지 먹고나니 몸상태가 훨씬 좋아졌다. 술병을 이기기 위해 또 술을 먹고 있으니 스스로가 참 한심하다.

식사후에는 일행중 한 사람이 다양한 오카리나를 들고나와 작은 산상 음악회가 열렸다.

오카리나 선율을 들으며 비로봉을 느긋하게 바라보고 있으려니 온몸의 피로가 스르르 사라짐을 느낀다. 

 

 

 

 

▼ 흐린 시야 속으로 비로봉 미륵불탑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운데 산신탑은 확실한데, 왼쪽이 칠성탑, 오른쪽이 용왕탑인 것 같다.

세 개의 미륵불탑은 1962년 용모씨가 꿈의 계시를 받아 세웠다고 전해진다. 

 

 

 

 

 

 

 

 

 

 

▼ 비로봉을 오르기 직전 안부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감시초소가 있다.

산 정상부에서 무엇을 감시하는지 직원에게 넌즈시 물었더니 주로 등산객의 위반행위를 감시하는 모양이다.

감시[監視]라 함은 "어떤 대상을 통제하기 위해 주의하여 지켜 보는 것" 을 뜻하는데 어감도 불쾌하거니와 단어 속에 숨은 권위주의적 발상이 상당히 거슬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국립공원의 주인은 "국민"일 것인데, 그 관리를 위탁받은 공단 직원들이 멀쩡한 등산객들까지 감시와 단속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고쳐야 할 오만한 발상이다. 가끔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주인처럼 행세하며 일반 국민들을 남의 땅에 들어온 나그네처럼 대하는 마인드가 느껴져 씁쓸해 지곤 한다.

물론 몰상식한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도둑잡는 경찰이 모든 국민을 잠재적 도둑으로 바라보며 감시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 비로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을 오르며 왔던 길을 되돌아본다.

저 봉우리에서 점심을 먹었던 것이다

 

 

 

 

 

 

 

 

 

 

 

 

 

▼ 정상에서의 조망은.. 아무 것도 없다.

날씨만 좋았다면 그야말로 일망무제의 시원한 파노라마가 펼쳐졌을 것이다.

그나마 비가 안온 것만 해도 감지덕지, 하산길을 서두른다. 

 

 

 

 

 

 

 

 

 

 

 

 

 

 

 

 

 

 

 

 

 

▼ 하산길은 가파르고 거칠다.

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지만 군데군데 미끄러운 나무뿌리와 바윗길이 발밑을 위협한다.

속도를 줄여 천천히 내려가기로 한다. 

 

 

 

 

 

 

 

 

 

 

 

 

 

 

 

 

 

 

 

▼ 거의 내리꽂는 수준의 하산길을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운무가 조금 걷혔다.

그러나 여전히 시야는 흐릿하고 뭐하나 볼만한 그림이 없다.

바람도 완전히 사라져서 덥다. 끈적끈적한 습기와 함께 안개비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 유명한 사다리병창길.

예전에 처음 들었을 때는 '병창'이 무슨 뜻이 있는 한자 이름인줄 알았었다.

절벽 등을 뜻하는 방언이라는데 '병창'이라는 어감은 자못 특이하다. 

 

 

 

 

 

 

 

▼ 사다리병창을 지나면서부터 비가 쏟아진다.

할수없이 우의를 입으니 더위가 말도 못할 수준이다.

카메라는 젖을까봐 꺼내지도, 그렇다고 집어넣지도 못하고 고난의 하산길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잠시뒤에 계곡이 보여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파른 하신길을 무거운 카메라까지 들고가는 일은 정말 고역이다

 

 

 

 

 

 

 

▼ 렌즈에 습기는 차고 빗방울을 피해 사진을 찍으려니 그 일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계곡물은 시원하게 흐른다. 

 

 

 

 

 

 

 

 

 

 

 

 

 

 

 

 

 

 

 

 

 

▼ 비에 젖은 구룡사도 패스하기로 한다.

이제는 빨리 버스있는 곳이 나타나기만을 바란다.

산행을 얼른 끝냈으면 하는 바램은 참으로 오랜만에 가져 본다

 

 

 

 

 

 

 

 

 

 

 

 

 

 

 

 

 

▼ 구룡탐방지원센터.

그렇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철떡철떡한 우비를 벗었으면 좋겠는데 가는 빗방울이 계속 떨어진다.

그러고 보면 그 놈의 기상청 일기예보는 안 좋은 쪽으로는 참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오늘은 거의 한 시간 단위까지 맞췄으니 참으로 대단한 적중률이다. 

 

 

 

 

 

▼ 금강송에 대하여 알아보던중 배우게 된 황장금표를 발견한다.

위로 올라가 표지석까지 찍었지만 이끼가 심해서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치악산의 금강송 등 산림자원이 예로부터 귀하게 쓰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아니나다를까 절집 입장료를 받고 있다.

나는 오늘 거꾸로 왔으니 쌤통으로 여기면 그만이지만 볼 때마다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합의가 사실상 오래전에 이루어졌음에도 고쳐지지 않는 현실이 참으로 한심스럽다. 

 

 

 

 

 

 

 

 

 

▼ 항상 그렇지만 버스 주차장은 가장 멀리 있어서 한참을 더 걸어야 한다.

오늘따라 그 길이 멀다. 나중에 살보니 2,5km 가량을 더 걸었다.

덥고 지겨운 하산길을 걸어와 버스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 입으니 한결 살 것만 같다.

30분 가량을 이동하여 강원도 원조라는 추어탕집에서 소주 한 병을 들이킨다.

특이하게 4인분을 한 솥으로 내와서 나눠먹는데 약간의 혼란이 벌어졌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오늘은 거의 해치우는 수준으로 고난의 산행을 마치고 귀갓길에 오른다.

아, 당분간은 산행 전날 만큼은 반드시 금주해야겠다. 정말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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