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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100대명산(完)

82. 전북 순창 강천산(584m) 계곡 물놀이의 추억과 구름다리(2013.7.20)

by 日新우일신 2013.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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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강천산 ((剛泉山, 100대 명산 82번째)

2. 위 치 : 전라북도 순창군

3. 높 이 : 584미터

4. 산행일시 : 2013. 7. 20(일) 15:20 - 18:55 (3시간35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7.5Km

6. 산행코스 : 주차장 → 매표소 → 병풍폭포 → 깃대봉삼거리  → 깃대봉 → 왕자봉(정상) → 구름다리 → 용소 → 강천사 → 매표소 → 주차장

7. 동행자 : 마누라, 큰아들, 막내딸

 

 

- 오전에 추월산을 오른 후 서둘러 강천산 입구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조금 안되었다.

얼른 주차하고 상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마누라와 아이들은 남겨두고 홀로 산행을 서두른다는 계획이었는데..

아뿔싸!! 입구부터 차를 막고 있다.

상부 주차장이 만차라는데, 이 땡볕에 이동거리가 왕복 1.5km나 늘었다. 20여분 날리는 시간도 아깝다.

무엇보다 바로 옆의 한가했던 추월산 풍경과 너무도 대비되는  혼잡함에 어안이 벙벙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유원지 인파와 차량에 놀라 마음은 급하고 짜증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 기분이 좋지 않으면 불쾌한 일이 꼭 겹친다.

매표소 근처까지 도보로 이동하여 기껏 골라 들어간 식당이 가관이다.

음식시킨 후 나온 음식을 먹지 않고 일어나서 나와 보기는 생전 처음.

덕분에 시간은 잔뜩 날리고 강천산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아주 엉망이 되었다.

 

- 강천산의 본래 이름은 용이 꼬리치며 승천하는 형상이라 하여 용천산이었다 한다.

풍수지리 전문가인 신라 도선국사가 강천사를 세운 후 선조 때 구봉 송익필이 이 절에 묵으며 쓴 시가 널리 알려지면서 강천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절집 때문에 산 이름이 바뀌었다는, 조금 어이없는 유래를 가진 강천산이다.

 

-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강천산은 유원지의 성격이 강하다.

구름다리를 설치하고, 인공폭포를 만들고, 잘 정비된 맨발 산책로도 조성하여 끌어모은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계곡 물놀이까지 허용하였으니, 이 무더위에 인파가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아마도 가을에는 산책로를 따라 심어놓은 단풍나무의 행렬이 또한 장관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일대의 내장산, 백암산, 추월산, 강천산, 그리고 선운산까지 모두 가본 후 느껴지는 공통 키워드는 "단풍"이다.

다른 지역에서 보던 것과는 조금 다른, 잎사위가 작은 단풍잎들이 촘촘한 숲을 이뤄 진한 가을색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 강천산 입구 가장 아래에 있는 주차장부터 걸어 올라가야 한다.

여름 한낮의 태양 열기가 무시무시하다.  

 

 

 

▼ 매표소 가기 한참 전, 하류부터 물놀이 인파가 그득하다. 

 

 

 

 

 

▼ 점심 식사를 위해 상가 식당을 찾아 들었다가 황당한 상황을 맞이한다.

금방 되는지 물어 보고 산채비빔밥과 콩나물해장국, 청국장 하나를 시켰다.

손님도 거의 없는 식당에서 30분을 기다리게 한 후 나온 8,000원 짜리 청국장찌개.

달라고 해서 겨우 가져온 밥은 누렇게 식은 걸 대충 담다 말았다.

성의없이 주문받는 알바생과 불결한 밑반찬 때문에 처음부터 불쾌했지만 꾹꾹 참았었는데 이건 도저히 아니다.

아들에게 반쯤 참고 먹게 했던, 음식같지도 않은 비빔밥값과 소주값을 지불하고 나와 버렸다. 

 

 

 

▼ 강천산을 가시게 되면 문제의 식당 강천옥을 꼭 기억하시라.

구구절절 세부사항은 적지 않겠지만 정말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밥상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 강천옥 바로 옆에 이름이 비슷한 강천각식당에 들어가 늦은 점심을 먹었다.

강천각식당의 밥상을 받고 나니 옆집에서 박차고 일어나길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거꾸로 강천각은 강력 추천한다. 아주 무난하고 푸짐한, 전라도 밥상을 마주할 수 있었다. 

늦은 점심을 우여곡절 끝에 맛있게 먹고나니 벌써 3시 20분이다. 

 

 

 

 

 

▼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다.

매표소를 지난 계곡도 입추의 여지없이 물놀이 인파가 들어찼다.

 

 

 

▼ 인공으로 설치된 병풍폭포를 지난다.

나름 청량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병풍폭포를 지나 가족들과 헤어질 시간이다.

나만 혼자 우측 등산로로 진행하고 마누라와 아이들은 좌측 산책로로 이동하여 물놀이를 하도록 한다.

구름다리 부근에서 재회하기로 하고 잠시 이별한다. 

 

 

 

 

 

 

 

 

 

▼ 본격적인 등산로를 들어서니 인적이 뚝 끊겼다.

이후 정상을 지나 구름다리로 내려설 때까지 단 한 명의 등산객도 만나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이 더운 날씨에 두 번째 산을 오르고 있는 나는 무어란 말인가

 

 

 

 

 

 

 

▼ 오르막은 제법 가파르고 역시나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식당에서 먹은 소주 한병에 다행히 몸은 좀 풀렸는지 오전에 추월산을 오를 때보다는 몸이 가뿐하다. 

 

 

 

 

 

 

 

▼ 잠깐씩 나무숲 사이로 하늘이 열리지만 거의 조망은 없는 외로운 길이다

 

 

 

 

 

 

 

 

 

 

 

▼ 무더위를 뚫고 깃대봉삼거리 능선에 도착했다.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서둘렀더니 매표소로부터 45분 정도가 걸렸다.

이정표에는 왕자봉까지 분명히 1.6km 남았다고 적혀 있다. 

 

 

 

 

 

 

 

▼ 능선으로 올라서니 길이 한결 수월해졌다.

바람도 조금은 불어 주지만 우거진 수목에 가려 좌우 조망은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 깃대봉에 도착했지만 사진 한 장 찍어 달라고 할 사람도 없다.

그나저나 이정표. 거리를 자세히 보라.

깃대봉삼거리에서는 분명히 왕자봉까지 1.6km가 남았다고 적혀 있었는데, 아직도 1.79km가 남았단다.

이웃한 추월산과 마찬가지로 이정표상 거리가 중구난방이다. 

 

 

 

 

 

 

 

 

 

▼ 깃대봉을 지나서도 평탄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사람이 전혀 없는 숲속에는 벌레 소리만 요란하다. 

 

 

 

 

 

 

 

 

 

 

 

 

 

 

 

▼ 강천산의 정상 왕자봉.

어떤 이유로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그 유래가 불분명하다.

지리산 천왕봉처럼 높은 산과는 견줄 수 없어 한 단계 낮은 왕자봉이라 칭한 것일까?

삼각대가 없어 대충 카메라를 고정하고 셀프 인증샷을 찍는다. 

 

 

 

 

 

 

 

 

 

▼ 강천상 정상에서 잠간을 내려오자 나무 사이로 현수교가 보인다. 

 

 

 

▼ 구름다리가 보이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비껴서니 최고의 조망점을 만난다.

오늘 산행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최고의 전망대. 이걸로 되었다. 

 

 

 

▼ 파란 하늘 하얀 구름 속의 강천산, 순창군을 내려다 본다.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풀리는 이런 그림을 보기 위해 산을 오르는 것이다. 

 

 

 

 

 

 

 

 

 

 

 

 

 

 

 

 

 

 

 

 

 

 

 

▼ 줌으로 당겨본 구름다리.

나중에 집에 와서 알게 됐지만 다리 위 오른쪽에 점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우리 마누라와 딸이다.

물놀이를 마치고 내가 오는 방향으로 다리를 건너고 있었던 것.

절묘한 순간포착이었다.  

 

 

 

 

 

▼ 신선봉 팔각정을 줌으로 당겨본다. 

 

 

 

 

 

▼ 구름다리 가는 길은 급경사 너덜길이다.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있으므로 발밑을 조심해야 한다.

무릎도 보호할겸 천천히 내려온다. 

 

 

 

 

 

 

 

 

 

▼ 신선봉 팔각정이 위로 보이는걸 보면 제법 많이 내려온 모양이다. 

 

 

 

 

 

 

 

▼ 구름다리 삼거리에 도착했다.

왼쪽 계단으로 내려가면 용소. 하산하는 지름길이다.

현수교를 지나 멀리 한 바퀴 돌면 저 계단 밑 산책로와 만나게 된다. 

 

 

 

 

 

 

 

 

 

▼ 구름다리 위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있자니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모녀가 마중을 나와 있다. 

 

 

 

 

 

 

 

 

 

 

 

 

 

 

 

 

 

 

 

▼ 현수교를 건너 마지막 계단을 내려간다. 

 

 

 

 

 

 

 

▼ 산책로에 내려섰다. 이제부터는 평지를 걸으면 된다.

파란 하늘을 가로지른 인공의 철구조물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그림이다. 

 

 

 

 

 

 

 

 

 

▼ 아들 녀석이 짐을 지키고 있던 용소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물놀이를 했다는데 제법 깊어 보인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세수를 하고나니 좀 살 것 같다. 

 

 

 

 

 

 

 

▼ 삼인대를 지난다.

지친 발걸음이 무거워 그냥 지나친다. 

 

 

 

▼ 아무리 힘들어도 강천사는 잠시 들러보기로 한다.

길가에 있으니 별다른 수고는 필요치 않다.

생각보다는 규모가 작은, 조용한 절집이다. 

 

 

 

 

 

 

 

 

 

 

 

 

 

▼ 메타세콰이어가 시원하게 하늘로 뻗은 산책길이 아주 마음에 든다.

맨발로 이 길을 걷는 이들도 종종 눈에 띈다.

 

 

 

 

 

 

 

 

 

▼ 홀로 산행을 시작했던 갈림길에 도착했다. 

 

 

 

 

 

 

 

 

 

▼ 다시 만난 병풍폭포에서 한 컷.

더위에 지쳐 축 처진 인상이다.

 

 

 

 

 

 

 

▼ 점심식사의 불쾌함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거리를 지난다.

정면의 강천옥은 절대 가서는 안될 최악의 음식점.

반대로 오른쪽 강천각식당은 충분히 추천할만한 음식점이다. 

 

 

 

 

 

▼ 붐비던 주차장도 한산해졌다.

우리 차가 있는 곳은 여기서도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한다. 

 

 

 

▼ 주차장에 도착하여 시동을 걸고 파란 하늘과 흰 뭉게구름을 쳐다본다.

무더운 날씨에 예상보다 힘겨운 하루였지만 무사히 일정을 마친 안도감이 밀려온다.

10여분을 이동하여 순창읍내에 숙소를 정하고 꿀맛같은 삼겹살로 저녁식사를 마쳤다.

다음날도 오전 10시에 출발해서 오후 1시가 되기 전에 집에 도착하였으니 성공적인 1박2일 가족여행이었다고 자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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