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시작, 강원도 고성 신선봉에서 우중산행의 진정한 고난을 경험하다. 』
■ 산행기록 개요
1. 산 이 름 : 신선봉(神仙峰, 산림청 숨겨진우리산 250번째 / 전국300대 명산)
2. 위 치 : 강원도 고성군
3. 높 이 : 1,212미터
4. 산행일시 : 2023. 9. 17.(일) 10:00-16:35 (6시간35분, 알바 포함 산행시간 6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13.4Km
6. 산행코스 : 화암사 입구 → 알바(1시간) → 화암재 → 신선봉 정상 → 화암재 → 화암사 주차장 (원점회귀)
7. 동행자 : 사계절산악회 25명(나홀로)
■ 산행 이동 경로 (GPS 궤적)
■ 강원 고성군 신선봉 소개
- 신선봉에 관해서는 똑부러지는 공식 소개자료가 없다. 산림청의 산 정보에도 "미시령의 북쪽에 연접된 산으로 일명 '신선봉'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1991년 제17회 세계잼버리가 열린 신평벌 서쪽에 우뚝 솟아 있다." 고 적혀 있을 뿐이다. 어쨌든 신선봉이 예로부터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시작이자 끝으로 간주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자세한 소개는 신문기사 링크로 대신한다.
http://www.sansan.co.kr/news/articleView.html?idxno=8324
-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109673
■ 강원 고성군 신선봉 산행 후기 및 사진 정보
- 산림청 100대명산과 숨겨진우리산(200대명산 포함) 252개를 합한 총352개 산행 목록을 목표로 한 것이 어언 10년이 넘었다.
100대명산 완등후 숨겨진우리산 목록을 따르면서 부담스럽게 느껴진 산행지들이 있었으니 고성 신선봉도 그중 하나다. 마땅한 산악회 공지를 못 찾아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어떻게든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 산림청 숨겨진우리산 완등이 목전에 다가온 시점에서 신선봉 공지가 떠서 기뻐하던 것도 잠시, 일기예보가 심상치 않았다. 극력 피하는 일요일 산행에, 비맞고 걸을 각오를 해야 하지만 더이상 피할 수도 없으니 밀어 붙이기로 한 것인데...
역시 신선봉은 고단한 하루를 선사하였다. 산행 내내 비가 내려서 온몸은 홀딱 젖고 조망도 구름에 가렸지만 무엇보다 미끄럽고 험한 등산로에서 예상치 못한 알바까지 겹치는 바람에 유산(遊山)의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고행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 고난의 하루를 보냈지만 그 보람은 달콤하다. 이제 숨겨진우리산 완등까지 남은 곳은 단 2개.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는 곳들이다. 올봄에 끝낼 수 있었던 숙제가 많이 미뤄지긴 했지만 개인적 목표 달성이라는 작은 이정표를 남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내키지 않는 일요산행이나 우중 산행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후련함으로 피곤한 일요일밤을 마감하였다.
▼ 미시령에서 잠시 정차.
궂은 날씨여서 예정에 없던 들머리가 제공되었다.
나도 이때 저들을 따랐어야 했다.. ▼
▼ 미시령에서 바라본 동쪽 하늘이 개어 있어 잠시 방심한다.
상봉 부근 암봉을 피하려 일찌감치 신선봉만 다녀오려 결심한 탓에 예상치 못한 미시령 들머리를 따르지 않은 것이 결과적으로 큰 실책이 되었다. ▼
▼ 화암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카메라 렌즈가 습기로 가득 찼다. ▼
▼ 화암사 일주문에서 나홀로 오른쪽 길을 따른다. ▼
▼ 계곡 물소리가 장대하다. ▼
▼ 무심코 큰길을 따르다보니 GIS경로를 자꾸만 벗어난다.
마침 약초꾼인듯 한 사람들을 만나 물어보니 신선봉가는 길이 맞단다.
웹GIS 믿다가 골탕먹은 경험도 종종 있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진행한 것인데... ▼
▼ 점점 길이 급경사로 바뀌며 묘해지더니 어느 순간 등로가 사라져 버렸다!!. ▼
▼ 어느 선답자의 트랭글 경로를 검색해 보니 분명히 지도상의 표시대로 이동한 것이 보인다.
아무래도 아닌듯 하여 속절없이 발길을 되돌린다. ▼
▼ 되돌아 오며 바라본 화암사 수바위. ▼
▼ 네이버맵, 카카오맵에 표시된 분기점 부근까지 되돌아와서 살펴보니 작은 갈림길이 보인다.
좋지않은 컨디션에 엉뚱한 알바로 거의 1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
▼ 출입금지기간은 끝난듯 한데 명색이 국립공원 탐방로가 영 꼴이 아니다. ▼
▼ 희미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등로의 흔적이 사라지기 일쑤여서 애를 먹는다. ▼
▼ 이 지점을 지나서 길의 흔적을 완전히 놓치는 바람에 한참이나 헤매야만 했다. ▼
▼ 안개비로 온몸은 젖어들고, 툭하면 길의 흔적이 사라지는 통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
▼ 길은 점점 급경사로 바뀌어 간다.
안경에 김이 서려 시야도 뿌옇게 변했고 허기까지 밀려오기 시작한다. ▼
▼ 비에 젖은 너덜지대를 지나는 걸음도 조심스럽기만 하고, ▼
▼ 수없이 많은 거미줄과 잡목을 헤치고 나가는 힘겨운 걸음이 계속된다. ▼
▼ 날것 그대로의 험한 숲길과 계속되는 급경사 오르막에 반쯤 죽어갈(?) 무렵, 저 위로 하늘이 보인다. ▼
▼ 들머리로부터 화암재까지 장장 3시간40분이 걸렸다. 알바로 날린 1시간이 새삼 억울하다.
홀로 주저앉아 빵 한 조각으로 소주를 마시며 쉬어 보지만 도통 입 안이 깔깔하여 억지로 허기를 채워야 했다. ▼
▼ 화암재 위로는 나뭇잎이 말라 있는 것을 보면 비가 거의 오지 않았던 모양이다.
비구름이 산중턱에 걸려서 안개비를 뿌렸던 것이다. ▼
▼ 처음으로 조망이 터진 순간, 상봉 방향은 구름에 가리워져 있다. ▼
▼ 화암재에서 신선봉 정상 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방심할 수 없는 너덜구간이 이어져 지친 몸을 더욱 피곤하게 한다. ▼
▼ 드디어 사진으로 익숙한 헬기장에 도착했다.
묘한 구조물들은 비박을 막기 위한 장애물인가 보다. ▼
▼ 참으로 힘겹게 만난 신선봉 정상이건만,
알바로 날린 1시간 때문에 하산 시간이 촉박하여 마음의 여유가 없다. ▼
▼ 신선봉 정상에서 바라본 상봉 방향 파노라마 전경. ▼
▼ 서쪽으로 보이는 뭉게구름이 오늘 산행에서 만난 유일한 위안이다. ▼
▼ 다시 구름이 밀려와서 하산을 서두른다. ▼
▼ 화암재에서 신선봉 정상까지 왕복 50분이 걸렸다.
지도상에는 왕복 20분 거리로 적혀 있지만 예상보다 훨씬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 이제 닥치고 내리막이다.
하산길이 조심스러워 바짝 긴장하여 걷는다. ▼
▼ 하산길은 예상대로 미끄럽고 험난하다.
갑자기 폭우까지 쏟아지기 시작하여 등로 상태는 더욱 엉망으로 변해서 정신없이 허둥거리게 되었다. ▼
▼ 개울을 몇 번 건너며 또 길을 놓친다.
왔던 길 돌아가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오늘이다. ▼
▼ 길을 잃고 잠시 헤매는 바람에 계곡 밑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
▼ 장대처럼 쏟아지는 빗줄기에 사진찍을 정신도 없이 내달리다 보니 위험지역은 대충 벗어나게 되었다. ▼
▼ 비에 흠뻑 젖은 DSLR은 렌즈에 습기가 차서 더이상 촬영 불가.
휴대폰으로 겨우 도착 시간을 기록한다. ▼
▼ 주어진 1차 산행 마감시각은 4시반.
10분 정도 늦은데다 오가는 길에 미시령 선두 일행 4명 이외에는 아무도 만날 수 없어서 내가 꼴찌인가 했더니 10명도 넘게 내려오지 않았단다.
화장실에서 물이 줄줄 흐르는 옷을 모두 갈아입고 지친 몸을 추스리며 50여분을 기다렸다. ▼
▼백담사 입구 용대리 식당으로 이동하여 황태구이, 더덕구이에 황태국까지 푸짐한 한 상 뒷풀이를 즐긴다.
열심히 달려준 버스 기사 덕분에 10시가 되기 전에 귀가하였다.
남은 걱정은 그저 내일 출근할 일이다. ▼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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