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의 주요 분기점 영천전투의 무대 기룡산에서 보현산 천문대와 면봉산을 바라보며 문득 다가온 가을의 향기를 느끼다』
■ 산행기록 개요
1. 산 이 름 : 기룡산(騎龍山 산림청 숨겨진우리산 233번째/300대 명산)
2. 위 치 : 경상북도 영천시
3. 높 이 : 961미터
4. 산행일시 : 2022. 10. 1.(토) 10:15-12:40 (2시간25분, 순수산행시간 2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3.4Km
6. 산행코스 : 묘각사 주차장 → 851봉 → 전망바위(924봉) → 기룡산 정상 → 묘각사 주차장 (원점회귀)
7. 동행자 : 마누라
■ 산행 이동 경로 (GPS 궤적)
▼ 지나는 길에 영천댐이 보여 잠시 차를 멈췄다. ▼
- 영천댐은 댐 상류에 공업단지나 민가가 없으므로 물이 깨끗하고 다양한 물고기들이 살고 있지만 상수도 보호구역이어서 낚시는 금지하고 있다. 임고 삼거리에서 영천댐에 이르는 길은 ‘벚꽃 100리길’로 유명하다.(디지털영천문화대전 참조)
http://yeongcheon.grandculture.net/yeongcheon/toc/GC05101480
▼ 호수 왼쪽으로 보이는 것이 기룡산으로 연결되는 꼬깔산이다. ▼
■ 경상북도 영천시 기룡산은?
- 기룡산은 화북면과 자영면을 경계 짓는 산으로, 일반인에게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관계로 아직은 때묻지 않은 능선을 따라 호젓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3.3㎞ 떨어진 고깔산과 연계해 능선을 이을 수 있으며 남쪽 아래 영천댐(자양호)의 시원하고 넓은 호수를 굽어보는 맛은 일품이다. 북쪽 보현산 천문대를 건너다보며 정상 서릉을 따라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바위를 오르내리는 길은 기룡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정상 남쪽 아래에는 신라 천년 고찰인 묘각사가 있고 기룡산이란 이름도 이 묘각사를 창건할 당시 동해 용왕이 의상대사에게 설법을 청하고자 말처럼 달려왔다는데서 연유한 이름이라 한다.
기룡산 정상 부근은 조망 즐기기에 좋은 바위로 되어 있으며 정상에는 무인산불감시 카메라와 2000년 해맞이기념비가 있다. 탑전리 너머로 천문대가 자리하고 있는 보현산과 면봉산이 보이며 동쪽으로는 낙동정맥 산줄기를 따라 운주산과 침곡산이 있다. 서쪽으로는 방가산과 봉림산, 화산이 산줄기를 이으며 자리 잡고 있다.
영천호에서 고깔산을 따라 기룡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마치 승천을 기다리는 이무기의 모습처럼 그 산세가 웅장하고 정상의 산불감시탑은 용의 뿔처럼 보인다.(산림청 자료 참조)
- 기룡산에 관한 또다른 소개자료는 아래 링크 참조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20802000003
■ 6·25 전쟁의 결정적 전투가 벌어진 기룡산 일대
- 인민군에 밀려 낙동강 이남으로 패퇴했던 국군이 반격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던 결정적 승리중 하나가 기룡산 일대에서 벌어진 영천전투였다고 한다. 영천이 뚫리면 미국이 한반도를 포기했을 것이란 사실도 처음 알았다. 영천전투야말로 6·25 전쟁의 판도를 수세에서 공세로 역전시키는 중대 분기점이었던 것이다.
- 영천시가 이러한 영천전투를 대단히 자랑스러워 하여 이를 기념하고자 '영천전투메모리얼파크'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https://www.yc.go.kr/memorial/main.web
- 영천전투의 자세한 경과와 의의는 아래 공식 자료를 참조하세요.
https://www.korea.kr/special/policyFocusView.do?newsId=148695203&pkgId=49500506#goList
■ 숨겨진우리산 기룡산 산행 후기 및 사진 정보
- 경산시에서 하룻밤을 묵고 느긋하게 기룡산을 향해 출발했다. 보현산과 면봉산을 오르며 바라보았던 기룡산을 드디어 직접 밟아보게 된 것이다. 기룡산과 묘각사 역시 사진과 지도로 숱하게 공부하였으니 마음으로는 익숙한 산행지이다. 그러나 선답자들의 잘못된 정보를 흡수한 탓인지 예상과는 달랐다.
기룡산을 길도 희미한 오지(奧地)의 야생숲 정도로 여기고 고생을 각오하였더니 전혀 아니었다는 말씀이다. 막상 걸어본 기룡산은 등산로도 확실하고 군데군데 계단도 잘 만들어져 있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묘각사에서 원점회귀하는 코스도 너무 싱거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나름 충분한 등산의 보람과 함께 장쾌한 능선 조망이 펼쳐지는 기룡산의 반전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 한 가지, 생전 처음 겪는 어이없는 경험을 한다. 차에서 내려 신발끈을 매고 주변을 둘러보며 어리바리하다가 등산배낭을 묘각사 계단에 놓아둔 채 산행을 시작한 것이다. 그나마 배낭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한참 뒤의 일이니 2,30분 동안 빈몸인 것도 모르고 씩씩하게 산길을 걸었던 스스로가 한심하여 쓴웃음이 났다.
그저 방심하면 어이없는 꼬락서니가 되는 법이다. 새삼 정신차리고 살자고 다짐했다.
▼ 용화리 마을회관에서 바라본 용화마을의 모습.
기룡산을 제대로 오른다면 이 부근에서부터 능선을 타고 꼬깔산까지 휘 둘러보는 긴 코스이다.
이 지점에서 묘각사까지는 4km의 지루한 포장 임도를 올라야 한다. ▼
▼ 기나긴 계곡 옆 임도를 따라 묘각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빛바랜 등산안내도에 많은 정보가 담겨져 있다. ▼
▼ 묘각사 왼쪽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기와 건물은 화장실이다. ▼
▼ 숲길은 괴괴한 정적만이 흐르고 역시 거미줄이 온몸으로 휘감겨든다.
토요일 10시가 넘은 시각이건만 이 길로는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
▼ 그래도 등산로의 흔적이 뚜렷하니 천만다행이다.
마나님까지 모시고 오지 숲을 헤쳐야 했다면 자못 낭패였을 것이다. ▼
▼ 이 부근 바위에 앉아 물을 마시려다 배낭이 없음을 깨달았다.
뒤따라온 집사람에게 물어보니 산행 초입부터 말했는데 내가 대답도 없이 가더라는 것.
혼자 앞질러 걸으며 뭔가 말했던 마누라 목소리를 들었던 기억은 나는데, 귀담아 듣지 않았던 내 잘못이다. ▼
▼ 능선 자락에 붙으면 이정표가 나타난다. ▼
▼ 숲속은 온통 참나무.
바닥에는 도토리가 엄청나게 굴러 다닌다. ▼
▼ 근사한 쉼터와 휴게시설도 나타난다.
막연히 짐작했던 거친 야생의 숲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
▼ 이 지점부터 기룡산 정상까지의 1km 남짓이야말로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
▼ 852봉을 지나 기분좋은 숲속 오솔길을 걷다 보면, ▼
▼ 문득 길 옆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터진다.
반가운 보현산과 면봉산의 모습이다. ▼
▼ 파란 가을 하늘과 붉은빛 나뭇잎이 어울려 가을이 다가왔음을 실감케 한다. ▼
▼ 당겨본 보현산 천문대와 정상부. ▼
- 예전 보현산 산행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 왼쪽 보현산 천문대와 오른쪽 면봉산 정상부. ▼
▼ 따봉이에요!!. ▼
▼ 숲길을 따라 조금더 진행하면 전망바위로 불리는 924봉에 오르게 된다. ▼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지나온 길과 멀리 팔공산의 모습. ▼
▼ 전망바위에서 휘둘러본 파노라마 전경. ▼
▼ 당겨본 보현산 시루봉과 천문대. ▼
▼ 당겨본 면봉산 정상부. ▼
- 예전 면봉산 산행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 마을 이름이 멋진 정각리의 평온한 모습. ▼
▼ 멀리 팔공산과 환성산의 모습이 아스라하다. ▼
▼ 당겨본 팔공산의 마루금. ▼
▼ 보현리 일대 파노라마 전경.
왼쪽 면봉산부터 베틀봉, 오른쪽 수석봉과 진늪산으로 이어지는 산자락. ▼
▼ 기룡산 정상이 볼록 머리를 드러내었다. ▼
▼ 능선길은 어느덧 아기자기한 암릉으로 바뀌었다. ▼
▼ 지나온 능선길 파노라마. ▼
▼ 느리긴 하지만 마누라도 곧잘 따라온다.
나름 전국 200여개 산을 끌려(?) 다닌 내공이 있으니 알고보면 실력자라 할 것이다. ▼
▼ 옛 정상석과 새 정상석을 한눈에.. ▼
▼ 다시 당겨본 보현산과 면봉산 정상부. ▼
▼ 정상 바로 옆 갈림길.
우리는 오른쪽 묘각사로 내려간다. ▼
▼ 이 구간 길이 거칠고 험하다 하여 걱정하였건만 비교적 잘 정비가 되어 있다. ▼
▼ 짧은 만큼 가파르긴 하지만 계단도 많이 설치되어 있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다. ▼
▼ 오지 숲길과는 거리가 먼 근사한 정규 등산로인 것이다. ▼
▼ 정상에서 불과 30분이면 묘각사가 나타난다. ▼
▼ 묘각사 산신각 옆은 근사한 소나무숲이다. ▼
▼ 묘각사는 그 연원이 1,500년을 헤아리는 고찰인 모양이다. ▼
- 묘각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로 신라 선덕여왕 때 의상[625~702]이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용왕과 관련한 사찰이라 이곳에서 용왕제(龍王祭)와 기우제(祈雨祭)를 자주 지냈다고 한다. 절의 부근은 예로부터 불교 신앙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절의 뒷산은 보현보살이 머무른다는 보현산이며, 기룡산 아래에는 용화·삼매·정각 등 불국 정토를 나타내는 마을 이름들이 많다.
창건 당시 동해 용왕이 의상에게 법을 듣기 위하여 말처럼 달려왔다고 해서 절이 들어선 산 이름을 기룡산(騎龍山)이라 했다고 한다. 의상이 법성게(法性偈)를 설하자 용왕이 문득 깨닫고 승천하였는데, 이때 용왕이 하늘에서 감로(甘露)를 뿌려 주어 당시 극심했던 가뭄을 해소하고 민심을 수습했다. 이에 의상이 묘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여 절 이름을 묘각사라 하였다.(디지털영천문화대전 참조)
http://yeongcheon.grandculture.net/yeongcheon/toc/GC05101663
▼ 주인잃은 배낭이 묘각사 계단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정신 나간 중생을 절집이 보우하사 오늘 산행도 탈없이 마칠 수 있었다. ▼
- 기룡산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이 역시 힘들다. 칠곡 부분에서 사고로 엄청난 정체를 겪은데다 여주를 지나면서부터 전형적인 터널 전방 정체가 시작된 것이다. 갈수록 고속도로 흐름을 무시하는 운전자들이 늘어나서 차몰고 다니는 일이 점점 고역이 되어가고 있다.
답답한 길을 뚫고 휴게소도 안 들른 채로 귀가하여 손흥민 축구 중계와 함께 느긋한 연휴로 복귀하였다. 오랜만에 1박2일 3산을 진행한 보람이 훈장처럼 남았다.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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