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종자산 (種子山, 300대명산/숨겨진우리산 274번째)
2. 위 치 : 경기도 포천시, 연천군
3. 높 이 : 643미터
4. 산행일시 : 2020. 9. 5(토) 09:15-12:50 (3시간35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10분 이내)
5. 산행거리 : 7.3Km
6. 산행코스 : 중2리마을회관 → 바위굴성 → 종자산 정상 → 능선길 → 사기막고개 → 중리저수지
7. 동행자 : 경인솔방울산악회 24명
- 모처럼 익숙한 인천 지역 산악회를 따라 나서니 모든 것이 너무나 편하다. 이동 경로는 말할 것도 없지만 오랜만에 든든한 아침밥과 푸짐한 하산식까지 즐길 수 있어서 출발 전 준비부터 귀가할 때까지 여유가 넘친다.
주어진 산행시간도 넉넉하여 선선한 초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느긋하게 걷는 진정한 遊山의 하루가 되었다.
- 그동안 블랙야크에서 진행하는 100명산 등 이벤트를 썩 마뜩찮아 했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산림청 100대명산을 모두 오른 후에 시작되어 특별한 관심도 없었지만 영리사업이라는 기본적 거부감과 더불어 폐쇄적 인증 방식의 영악함이 거슬렸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가 추구하는 목표지향적, 합목적적 遊山의 방식, 즉 산행 목록을 따르는 등산문화 확산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므로 그저 무관심한 정도로 신경을 끄고 있었는데...
최근 블야100대명산 플러스인가를 선정하면서 엉뚱하게 나도 덕을 보게 되었다. 산악회들이 평소 찾지 않던 산행지들이 리스트에 올라가게 된 것이다.
오늘 종자산은 그렇게 블랙야크 덕분에 편하게 따라올 수 있었던 셈이다.
- 종자산 남동쪽 산 중턱에 바위굴이 있는데, 옛날에 이곳에서 3대 독자 부부가 아이를 갖기 위해 백일기도를 올린 후 아들을 낳았다고 해서 종자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전설이 전한다. 같은 이유로 씨앗산이라고도 불린다. 또 한편으로는 이 산의 정상이 마치 종지를 뒤집어 놓은 형상처럼 생겼다고 하여 종지산으로도 불려오다가 한자로 표기될 때 종자산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참조)
▼ 중2리마을회관을 지난 도로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중리저수지에서 김치콩나물국에 배불리 밥을 먹고 난 뒤라 시작하는 발걸음은 경쾌하다. ▼
▼ 초입에서 올려다 본 종자산. ▼
▼ 사진으로 익숙한 출입문을 통과하고. ▼
▼ 철문을 닫느라고 뒤에 처져서 오르다 보니 일행들이 멈춰서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다. ▼
▼ 그렇다. 밤이다.
등로에는 최근 강풍에 떨어진 밤송이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
▼ 부쩍 선선해진 날씨지만 계속되는 오르막에서 땀은 줄줄 흐르고. ▼
▼ 철계단 밑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쉬어간다. ▼
▼ 철계단 이후 암장까지는 제법 험난한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몇몇 지점은 로프에 의지하며 조심조심 올라간다. ▼
▼ 역시 사진으로 익숙한 암장에 올라 또 숨을 돌린다. ▼
▼ 등로 옆 바위에 올라 내려다 본 암장의 모습.
여기를 바위굴성이라 부르는가 보다. ▼
▼ 영로대교 방면을 시원하게 조망이 열린다.
최근 미군 장갑차 추돌사고로 SUV탑승자 4명이 사망한 영로대교는 6.25전쟁 스토리와도 연결되는 랜드마크이다. ▼
▼ 오른쪽 보장산과 서킷[circuit]이 눈에 뜨이고. ▼
▼ 영로교와 한탄강을 중심으로 한 파노라마 전경. ▼
▼ 이후로도 가파른 오르막은 계속된다. ▼
▼ 시간이 많아 여유를 부린답시고 자주 쉬었더니 어느덧 꼴찌가 되었다.
최근 산에만 오면 왜 이렇게 힘든지... ▼
▼ 출입이 금지된 좌측 암릉 전경. ▼
▼ 가야 할 길.
종자산 정상은 저 봉우리를 넘어 한참을 더 가야 한다. ▼
▼ 하도 힘들게 느껴져서 아예 자리를 잡고 맥주캔을 딴다.
생각해 보니 최근 나의 생활 패턴이 여러모로 잘못 되었음을 실감한다.
주중에 출퇴근도 모두 차를 끌고 다니는데다 사무실에서도 책상에만 앉아 있으니 도통 운동이 부족한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 난리에 대중교통도 멀리 하고 출근후 외부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아서 생긴 현상이다.
지난 2주를 모두 합쳐도 2,3km를 걷지 않은 것 같으니 몸이 적응을 못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
▼ 힘겹게 정상부 능선에 올라섰다. ▼
▼ 정상 부근 능선에는 멋진 소나무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
▼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이지만 분재처럼 옹색한 모습이 아니다.
우람한 몸통과 풍성한 가지들이 강한 생명력의 오랜 위엄을 과시한다. ▼
▼ 드디어 왼쪽 나뭇잎 사이로 정상석이 보인다. ▼
▼ 정상에서 바라본 한탄강과 영로대교.
이 지역 중리 일대는 38선 이북 지역으로 6.25 이전에는 북한 땅이었던 곳이다.
영로교는 1950년 11월 덕천,영원전투에서 북한군 포로가 되어 생사불명된 김영로 대령의 이름을 딴 것이라 한다.
한국전쟁 7대 패전으로도 꼽히는 덕천,영원전투에서는 3명의 연대장(박승일, 고근홍 대령, 김영로 중령)이 모두 포로가 되었고 한탄강 일대 다리는 그들의 이름을 따서 불리우게 되었으니 승일교, 근홍교, 영로교들이 그것이다. ▼
▼ 정상에서는 제법 가파르게 내려가야 한다. ▼
▼ 능선 오른쪽은 모두 절벽이지만 등로는 편안한 흙길이 이어진다. ▼
▼ 돌아 본 종자산 정상. ▼
▼ 암릉 위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이 즐비하다. ▼
▼ 돌아 본 종자산 정상부. ▼
▼ 북쪽 연천군 방향 파노라마 전경. ▼
▼ 중간에 작은 봉우리를 오르며 땀을 뻘뻘 흘린다. ▼
▼ 돌아 본 지나온 길.
제법 가파르게 내려와서 다시 올라선 길이다. ▼
▼ 갈림길에서 지장봉 방향, 사기막고개로 향한다.
중리저수지로 바로 내려 서는 길은 마지막에 철문이 잠겨 있어 사기막고개로 가자고 내가 주장했던 것인데... 조금 머쓱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잠시후의 일이다. ▼
▼ 잠시 풀숲을 헤치고 나아가면, ▼
▼ 사유지 출입금지 선을 만나면서 등로는 뚜렷해진다. ▼
▼ 널찍하고 푹신한 임도를 걷는 편안함은 있지만 생각보다 훨씬 길어서 꽤나 지루하게 여겨지는 길이다. ▼
▼ 하얀 시멘트도로가 보이면 사기막고개에 이른 것이다. ▼
▼ 지장산을 향해 길게 종주하려면 좌측 철문을 통과하여야 한다. ▼
▼ 좌우 숲속은 모두 사유지라 표시되어 있거니와 철책은 전염병 방지를 위한 멧돼지 등 차단시설이다. ▼
▼ 철조망을 따라오다 보니... 어라??!!!.
여기도 마지막은 잠긴 철문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중간에 빠져 나갈 길도 없었는데..??!!▼
▼ 여성 회원들은 철문을 넘기 위험하여 대부분 출구를 찾아 되돌아 간다.
나 역시 막상 철문을 넘기가 애매하여 잠시 긴장하였다.
결국 철문에서 뛰어 내린 후 착지 과정에서 살짝 뒤로 구르고 말았다.
다친 곳은 없었지만 새삼 몸뚱이가 예전처럼 날렵하진 못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
▼ 중리저수지 부근에는 마지막 물놀이 인파가 가득하고. ▼
▼ 올들어 처음 알탕을 즐긴다.
계곡 입수후 소주도 한 잔 하고 옷을 갈아 입고 나니 온몸이 보송보송하다.
캬~~아~ 여름 산행은 그저 이런 맛에 하는 것이다. ▼
▼ 지장산을 선택한 몇 사람이 늦어지는 바람에 2시간여를 기다린 후에 식당으로 이동한다.
고등어구이와 제육볶음을 안주삼아 소주 한 병을 곁들이고..
편안한 버스 안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보니 금새 인천에 도착하였다.
오후 6시를 조금 넘은 시각 집에 도착하여 여유로운 초가을 遊山의 하루를 성공적으로 마감하였다. ▼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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