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대봉산 (大鳳山, 괘관산掛冠山, 300대명산/숨겨진우리산 271번째)
2. 위 치 : 경상남도 함양군
3. 높 이 : 1,253미터
4. 산행일시 : 2020. 7. 18(토) 11:50-16:25 (4시간35분, 순수산행시간 4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7.8Km
6. 산행코스 : 옥환교(운곡리) → 대호사 → 능선 갈림길 → 대봉산 정상(계관봉) → 첨봉 → 암릉지대 → 능선 갈림길 → 운곡리 → 운정연수원(운곡리 은행나무)
7. 동행자 : 엠티산악회 44명(나홀로)
- 괘관산으로 알려진 대봉산. 오래 전부터 벼르고 있었건만 이제서야 기회가 닿았다. 산행 코스도 내가 원하던 딱 그것이니 정상부 능선길을 느긋하게 하루 즐겨볼 참이었다. 그러나 출발 하루 전 만차가 되어 뭔가 답답해지더니 결국 시작부터 꼬이는 바람에 제법 애를 먹고 말았다.
- 버스가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하게 3,40분을 날린 뒤에야 겨우 도착한 오늘의 들머리 대봉산생태숲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노레일 공사로 고압전선이 지난다던가. 그리하여 일행들은 모두 멘붕에 빠진다.
사실 그렇다면 오른쪽 대봉산자연휴양림을 지나 도숭산으로 연결되는 등로를 따르거나 애초에 버스가 잘못 올라갔던 대봉산휴양밸리쪽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 산행 들머리를 찾아 거의 1시간반을 날렸는데 종료시간은 그대로 17시까지 주어졌다. 그러나 졸지에 반대쪽 급경사 구간을 올라야 하는데다 자연스럽게 지나갔을 천왕봉을 왕복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으니 따지고 보면 애초 주어진 산행시간보다 거의 2시간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시작부터 마음은 급하고 머릿속이 제법 복잡해져 버렸다.
- 대봉산은 과거 괘관산이라 불렸으나, 대통령과 같이 큰 인물이 날 수 있도록 산이름이 정비되었으며, 천황봉은 천왕봉, 괘관봉은 계관봉으로 각각 개칭되었다.대봉산은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백운산의 동쪽 지맥선상으로 소백산맥의 줄기를 형성하고 있다.함양군의 뒷산으로 불리는 대봉산은 옛날 빨치산의 활동거점으로 이용되었던 곳이다. 산행은 서하면 운곡리, 다곡리 중산마을, 병곡면 원산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 잡목이 우거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억새가 장관인 능선길을 따라가다 보면 정상에 닿는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서는 덕유산을 지나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의 연봉을 한눈에 볼 수 있다.(함양군 홈페이지 참조)
▼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오늘의 들머리는 대운암골 입구, 옥환교이다.
애초에 B코스 하산길로 안내된 곳이거니와 이곳으로 모두 원점회귀하자는 산행대장의 제안이다. ▼
▼ 산행 궤적을 보면 시작부터 삐딱한 선이 눈에 뜨인다. ▼
▼ 최근 비가 많이 온 탓에 대운암골 계곡에는 유리알처럼 맑은 물이 콸콸 흐르고 있다. ▼
▼ 왼쪽 대호사 방향으로 갔어야 하는 것인데 모두들 가파른 포장도로를 따라 직진하고 있다.
대호사 표지를 보고 잠깐 의아했지만 별 생각없이 뒤따른 것이 화근이었다. ▼
▼ 결국 주택 공사 지점에서 모두 되돌아 서야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온 급경사 도로를 되짚어 내려간다. ▼
▼ 오른쪽 대호사 방향으로 계곡을 건넌다. ▼
▼ 우려했던 대로 닥치고 오르막이다.
사실 버스가 빼빼재를 지날 즈음에 혼자 내려 달라고 할까 몇번을 망설였었다. ▼
▼ 미끄럽고 가파른 오르막이 길게 이어진다.
최근 급경사 오르막에서 맥을 못추고 있는 편인데 이 구간은 완전히 사람의 진을 빼놓고 있다. ▼
▼ 어찌나 힘이 들고 허기가 밀려 오던지 중간에 맥주 한 캔을 마시며 한참을 쉬어야 했다. ▼
▼ 정상 0.53인데 누군가 '0'을 '1'로 바꿔 놓았다??!!
분명히 이유가 있을텐데... ▼
▼ 빼빼재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금방 만날 줄 알았더니 한참을 올라도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저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길로 다시 내려오는 건 아닌 것 같다.
워낙 가파르고 젖은 흙이 미끄러워서 하산길에는 자칫 다치기 쉬울 것 같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길로 다시 내려온 사람들중에는 결국 부상자가 나왔던 모양이다.) ▼
▼ 겨우 능선길에 다다르니 다리가 풀린 느낌이다. ▼
▼ 도상훈련으로 익숙한 천왕봉과 계관봉의 갈림길.
일단 천왕봉은 나중에 생각하고 괘관산의 정상부터 찍기로 했다.
사실 내가 기대하는 지점은 첨봉 부근 암릉지대이니 구태여 선택을 해야 한다면 천왕봉을 버릴 생각이다. 천왕봉을 갔다가 다시 오는 것은... 아무래도 시간에 쫓기며 엄청 서둘러야 할테니 나의 게으른 遊山의 道와는 전혀 맞지 않는 일이다. ▼
▼ 정상석 있는 지점에서 바라 본 천왕봉은 온통 구름에 가려져 있다. ▼
▼ 정상석 지점에서 바라 본 계관봉의 자태.
저기야말로 대봉산(괘관산)의 최고봉이요 진정한 정상이다.
어떤 글에는 천왕봉을 주봉으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오래 전 자료들을 보아도 괘관산의 정상은 바로 저 봉우리를 가리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 천왕봉에서 바라보면 흡사 닭의 벼슬처럼 보이는 암봉의 위용이 대단할텐데 오늘 그 모습을 감상하기는 어려워진 셈이다. ▼
▼ 천왕봉 갈림길보다도 낮은 지점에 정상석이 세워져 있으니 좀 어이없는 느낌이다.
진짜 계관봉 정상이 암봉이라 위험해서 여기에 정상석을 세웠다는 설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
▼ 진짜 계관봉 정상에서 바라 본 파노라마 전경.
천오아봉은 여전히 구름에 가려져 있다. ▼
▼ 좌측 백운산 방향. ▼
▼ 계관봉 정상 바위에 앉아 소주 한 잔을 마신다.
당겨 본 천왕봉 정상의 모습. ▼
▼ 삼각점이 있는 이 지점이 정확한 대봉산(계관봉)의 정상일 것이다.
이 앞뒤에도 정상석을 세울만한 공간들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
▼ 백운산 방면을 중심으로 한 파노라마 전경.
구름 속으로 보이는 마루금들이 바로 백두대간의 모습이다.
(렌즈에 습기가 생겨서 일부분 뿌옇게 보인다.) ▼
▼ 당겨 본 백운산 자락.
그 너머로 장안산이 있을텐데 식별할 수는 없다. ▼
▼ 가야 할 첨봉을 중심으로 한 파노라마 전경.
첨봉 너머 왼쪽으로 아득히 남덕유 등 덕유산 자락이 보이고 앞쪽으로는 황석산, 거망산 자락이 구름에 가려져 있다. ▼
▼ 당겨 본 첨봉의 모습.
따지고 보면 저 너머 황석산의 산세와도 유사한 모습이니 지형의 특성이 비슷한 이웃 산임을 실감할 수 있다. ▼
▼ 돌아보니 천왕봉도 구름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 첨봉 정상 부근에서 바라 본 가야 할 길. ▼
▼ 함양, 거창 일대의 묵직한 산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파노라마 전경.
이 사진에 보이는 대분분의 산들이 모두 올라 본 곳이라는 생각에 스스로 아득한 느낌이기도 하다. ▼
▼ 돌아 본 첨봉과 좌측 천왕봉.
계관봉은 첨봉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
▼ 첨봉을 중심으로 한 파노라마 전경. ▼
▼ 좌측 백운산 방향. ▼
▼ 가야 할 능선길.
산악회 일행 한 사람이 서둘러 걸어 가고 있다. ▼
▼ 마지막 암릉지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또 한참을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야 한다. ▼
▼ 당겨 본 마지막 암릉지대. ▼
▼ 지나 온 길. ▼
▼ 숲속에 우뚝 서 있는 기암. ▼
▼ 마지막 암릉지대에서 돌아 본 지나온 길.
역시 이 구간에서는 첨봉이 주인공의 모습이다. ▼
▼ 사진으로 많이 보았던 근사한 바위의 모습. ▼
▼ 암릉길이 모두 끝나고 능선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하산해야 한다.
지도에 굵게 표시된 직진 코스는 등산로가 아니라고 표기되어 있다. ▼
▼ 역시 미끄럽고 가파른 숲길을 조심조심 내려간다. ▼
▼ 이 구간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산죽들이다.
어른 키를 넘는 산죽들이 자주 앞을 가로 막는 것이다. ▼
▼ 또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 줄 알고 한숨을 쉬었더니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다. ▼
▼ 산죽이 등로를 덮은 구간이 많아서 불편했는데 이번엔 잡목숲이다.
나중에 보니 팔뚝 여기저기를 할퀴어서 작은 핏자국이 묻어 나기도 했다. ▼
▼ 계곡물 소리가 시원하게 들리면 사실상 산을 모두 내려온 셈이다. ▼
▼ 갑자기 포장도로가 나타나서 순식간에 긴장이 풀린다. ▼
▼ 평소에 물이 많은 계곡은 아닌듯 한데 최근 비가 많이 내리긴 한 모양이다. ▼
▼ 개울가로 내려와 맑은 물에 세수를 하고 나니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다. ▼
▼ 양쪽으로 사과 과수원이 즐비한 마을길을 걸어간다. ▼
▼ 사과나무 너머가 황석산 일대일 것이다.
황석산, 거망산, 기백산, 금원산 등등 모두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산행지들이다. ▼
▼ 돌아 본 대봉산의 모습.
역시 뾰족한 첨봉이 제일 먼저 눈에 뜨인다. ▼
▼ 주어진 시간보다 30여분 먼저 내려 왔다.
근사한 은행나무를 구경하고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그늘에 주저 앉아 남은 소주를 마신다. ▼
▼ 땀을 많이 흘린 탓인지 더위를 먹은 듯 입안이 깔깔하다.
귀갓길도 비교적 무난하여 9시반경 집에 도착하였다.
마누라가 끓여준 수제비 한 그릇에 소주 몇 잔을 마시며 오늘도 만족스럽게 하루를 마감하였다. ▼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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