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대덕산 (大德山, 200대명산 149번째)
2. 위 치 : 강원도 태백시
3. 높 이 : 1,307미터
4. 산행일시 : 2016. 5. 28(토) 10:20 15:05 (4시간45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20분)
5. 산행거리 : 10.8Km
6. 산행코스 : 두문동재 → 금대봉 → 우암산 → 분주령 → 대덕산 정상 → 검룡소 → 주차장
7. 동행자 : ㅅㄱㅇㄱ산악회(나홀로)
- 태백과 정선 경계를 이룬 대덕산은 초원 산릉과 여름 꽃으로 이름난 산이다. 보름 간격으로 바뀌어 피어나는 야생화는 초원 산릉을 이룬 정상부를 말 그대로 천상의 화원으로 가꾸곤 한다. 게다가 폭 200~300미터에 길이 약 1킬로미터의 정상 능선은 함백산에서 금대봉을 거쳐 매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뿐 아니라 두타산을 거쳐 오대산까지 이어지는 산릉도 한눈에 들어오는 등 멋진 조망을 제공한다. 8월 대덕산 초원능선은 둥근이질풀, 마타리, 제비꼬깔, 산박하가 만개하고, 9월로 들어서면 보랏빛 산비장이와 자줏빛 쑥부쟁이가 활짝 피는 등 야생화 100여 종이 만개한다. 대덕산의 산행기점은 한강 발원지로 이름난 태백시 삼수동 검룡소에서 시작한다.(산림청 자료 참조)
-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입산이 제한되고 있는 금대봉, 대덕산 구간을 찾는 산악회가 있어 따라 나선다. 예상보다 훨씬 편안하고 상쾌한 숲길 트레킹을 즐길 수 있었다. 산행 초보자들에게 특별히 추천할만 한 코스, 대덕산은 흙산의 후덕함과 강원도 청정 숲의 아름다움을 가장 쉽게 체험할 수 있는 명품 산행지였다.
- 조금은 싱거울 정도로 걷기 좋은 푸르른 숲길과 모처럼 맑은 하늘 아래 시원한 백두대간 조망을 즐길 수 있었던 날.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하루였지만 오랜만에 함께 한 산악회의 리더가 옥의 티였다. 산에서 줄맞춰 다니는 산악회라는 걸 어느 정도 짐작하면서도 따라 나선 내 잘못이 크지만 앞에 가는 사람에게 구태여 전화까지 걸어서 기다리게 하는 경우는 또 처음 겪는 일이다.
덕분에 대덕산 정상에서 1시간 넘게 홀로 기다리며 장쾌한 경치를 지겹게(?) 즐길 수 있었다.
- 40여개 산악회를 백번도 넘게 따라 다녔지만 오로지 '산'만 보고 산악회를 고르다 보니 언제나 비주류에 속할 뿐이다.(물론 스스로는 항상 주(酒)류(?)였다.) 산악회마다 나름의 규칙과 특성이 있음을 알고 이를 존중하려 애쓰지만 산속에서까지 줄맞춰 걷고 리더 맘대로 단체 휴식과 식사 시간을 강권하는 모임은 아무래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일행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산에서마저 스스로 자유롭지 못하다면 주말마다 숲을 찾는 행위가 전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遊山만으로는 부족함을 새삼 깨닫는다. 모름지기 내가 추구하는 산행은 '自在'로운 遊山이어야 하는 것이다.
▼ 두문동재는 익숙하다. 올 겨울 경총산악회를 이끌고 함백산을 넘어 왔던 산행 날머리이기 때문이다. 그 때 눈여겨 봐 두었던 금대봉가는 길머리로 들어선다. 오는 동안 차창 밖으로는 뿌연 미세먼지가 가득했는데 막상 이 곳은 파란 하늘이 보여서 시작부터 마음이 상쾌해졌다. ▼
▼ 산행 리더로부터 출입허가증을 받았다.
단체 탐방객은 신분증 확인없이 전체 인원만 체크한 후 허가증을 나눠 준다. ▼
▼ 복잡한 통제선 입구에서 너무 지체되는 것 같아 몇 사람 뒤를 따라 먼저 걷기 시작한다.
조금 올라가서 공터에 모이라는 안내에 따르려 했는데 한참을 걸어도 그냥 숲길이다.
산행 초입에서는 튀지 말고 적당히 산악회 분위기를 맞춰 준 후 슬그머니 빠져야 하는데 살짝 찜찜해진다. ▼
▼ 시작부터 완만한 숲길이 이어져 느긋한 기분이다.
어제는 모처럼 술도 안 마셨더니 컨디션마저 최상이다. ▼
▼ 여유가 넘치다 보니 길가에 작은 꽃들에도 눈이 간다.
쥐오줌풀이 자주 눈에 띈다. ▼
▼ 금대봉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지점에는 단체 등산객들의 왁자지껄한 소음이 가득하다.
이 곳에서 우측 등산로로 올라 서게 된다. ▼
▼ 좁은 길에서 자꾸 멈춰서 떠드는 단체 등산객 틈에 끼여 걷는 일은 고역이다. 몇 팀을 추월하다 보니 금대봉 정상까지는 금방 올라 섰다. ▼
▼ 금대봉 정상에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려 했더니 아까 추월했던 산악회 한 무리가 몰려 올라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금대봉에서 오른 쪽으로는 매봉산 너머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내가 가야 할 좌측, 분주령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제법 가파른 구간이다. ▼
▼ 큰앵초도 보이고.
그런데 잎사귀는 좀 이상한데.. 다른 풀인가?! ▼
▼ 금대봉 너머 숲길 옆으로 잠시 조망이 트였다. ▼
▼ 오늘 가야 할 길은 좌측 능선길이다. ▼
▼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된다.
금대봉을 건너 뛰고 이리로 바로 올 수도 있다. ▼
▼ 근사한 길이 펼쳐지고.
저 길 끝에서는 감시원이 서서 출입증을 검사하고 있다. ▼
▼ 전호도 자주 눈에 띈다. ▼
▼ 지나온 금대봉. ▼
▼ 임도 옆 초소를 지나니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금대봉에 있다는 산행 리더께서 앞질러 가지 말고 기다리라는 하명이시다.
미나리아재비꽃이 하늘거리는 그늘에 주저 앉아 맥주캔 하나를 땄다. ▼
▼ 한참을 기다린 후 일행들 사이에 끼어 임도 좌측 언덕으로 올라 선다. ▼
▼ 멀리 하이원리조트와 두위봉 방향 조망. ▼
▼ 다시 뒤돌아 본 금대봉 너머 푸른 하늘. ▼
▼ 어중간하게 산악회 멤버들 틈에서 걷자니 영 답답하다. ▼
▼ 쥐오줌풀이 군락을 이룬 모습은 거의 처음 본 것 같다. ▼
▼ 임도를 지나 다시 숲길로 들어 서니 꽃쥐손이가 눈에 띈다. ▼
▼ 이 넓은 산 속에서 앞뒤로 사람들 사이에 끼여 걷는 일은 내가 가장 싫어 하는 형태의 산행이다.
집사람이나 아이들과 가족 산행을 할 때에도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걸을 정도인데...
무엇보다 뒷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좁은 길을 가로 막고 서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 때문에 여간 걸리적거리는게 아니다. ▼
▼ 단체 식사를 한다고 숲길을 벗어 나기에 산악회 리더에게 사정(?)하여 먼저 길을 떠난다.
그마저도 안된다는 걸 대덕산 정상에서 기다리겠다는 약속으로 겨우 허락을 얻었다.
무슨 희말라야 등반대도 아니고, 도대체 산에서까지 뭔가 통제와 규율에 따른 단체행동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몇몇 산악회 리더들의 잘못된 완장 문화가 한심하긴 하지만 이를 지적하여 다툴 일도 아니니 적당히 맞춰주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 ▼
▼ 이제 호젓한 숲길을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
▼ 그늘진 낙엽송 숲길도 걷고. ▼
▼ 푹신한 숲길 좌우로는 이름모를 야생화와 풀들이 융단처럼 깔려 있다. ▼
▼ 검룡소로 바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 잘록이에 이르면 숲속 여기저기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대덕산을 가기 위해서는 정면의 작은 길로 직진해야 한다. ▼
▼ 처음에는 저 봉우리가 대덕산인줄 알았더니 대덕산은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하는 오르막이다. ▼
▼ 잠시 숲이 우거진 시원한 오르막 오솔길을 걸으면 대덕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하산하는 갈림길을 지난 후부터는 갑자기 사람이 줄어 들어서 온 산이 내 것인 것처럼 편안하다. ▼
▼ 멀리 금대봉도 다시 보이고. ▼
▼ 마지막 오르막길에서 잠시 땀을 흘린다.
날벌레들이 극성이다.
야생화 식생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자주 멈춰야 할 멋진 숲길이다. ▼
▼ 대덕산 정상에 올라 지나온 길을 돌아 본다.
금대봉 너머 멀리 함백산 정상과 또 그 너머로 태백산 줄기까지 바라다 보인다. ▼
▼ 잠시후 내려가게 될 매봉산 방향 파노라마. ▼
▼ 매봉산 바람의 언덕도 당겨 보고. ▼
▼ 함백산 정상도 당겨 본다. ▼
▼ 정상에서 여유롭게 소주 한 병을 마시며 1시간을 넘게 기다린 후에야 우리 일행들이 나타난다.
그런데 선두를 이끌어야 할 산행 리더가 안 보여서 또 10여분을 더 기다린다. 결국 하산할 무렵이면 이렇게 흩어지게 되는 법인데 왜 기다리라고 했는지는 도무지 모를 일이다. 산악대장 역할도 여러번 해봐서 그들의 숨은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간혹 진짜 '대장'처럼 오버하는 이들을 만나면 살짝 거슬리는게 사실이다.
그다지 서두르지 않는 내가 답답하게 느낄 정도이니 진짜 산행 고수들이었다면 꽤나 투덜거렸을 것이다. ▼
▼ 대덕산 정상 일대는 새하얀 전호의 꽃밭이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꽃길은 사람들과 삶에 치였던 한 주간의 피로를 잊게 한다. ▼
▼ 대덕산 정상 쪽을 마지막으로 되돌아 보고. ▼
▼ 가파른 내리막에는 안전한 나무계단도 설치되어 있다. ▼
▼ 어느새 가파른 내리막도 끝이 나면 상큼한 숲길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
▼ 정상에서 출발은 같이 했으되 조금 앞서서 걸었더니 인적없는 숲길이 온통 내 것이다. ▼
▼ 소풍처럼 숲길을 걷다 보니 검룡소들어가는 갈림길에 이른다.
파라솔있는 곳에 출입증을 반납하고 계곡을 가로지른 작은 목교를 건너 검룡소로 향한다.
검룡소까지는 600미터.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와서 주차장으로 향해야 한다.▼
▼ 한강의 발원지로 공식 인정받은 검룡소.
알고보니 계곡에 고인 물이 아니라 지하에서 솟아나는 물이라고 한다. ▼
▼ 검룡소에서 솟아 난 깨끗한 물이 흘러 내려 남한강으로 이어진다. ▼
▼ 검룡소를 다녀 오는 길도 멋진 산책 코스이다.
어린 아이를 포함한 가족 나들이객도 자주 눈에 띈다. ▼
▼ 탐방 허가증을 반납하는 초소 갈림길에 다시 도착하고. ▼
▼ 계곡은 아예 출입이 통제되어 손 한번 담글 수가 없다. ▼
▼ 잠시 계곡을 따라 넓은 길을 걸으면 검룡소 입구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치게 된다. ▼
▼ 주차장은 숲길을 벗어 나면 바로 나타난다.
후미 일행을 기다려 태백시내에서 물닭갈비에 소주 한 병을 들이키고 귀갓길에 오른다.
산행이라기보다는 잘 꾸며진 숲길 트레킹을 즐긴듯한 만족감으로 한숨 푹 자...........려 했는데 운동량이 부족했던지 금방 잠이 깨 버렸다. 아니, 알콜이 부족했던 탓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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