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태조산 (太祖山, 200대명산 134번째)
2. 위 치 : 충청남도 천안시
3. 높 이 : 421미터
4. 산행일시 : 2015. 8. 22(토) 10:05 - 16:20 (6시간15분, 순수산행시간 5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14.8Km
6. 산행코스 : 성거도서관 → 천흥저수지 → 대원정사 → 임도 → 성거산 → 만일고개 → 대머리봉 → 태조산 정상 → 우정공무원교육원
7. 동행자 : 나홀로
- 천안의 진산으로 고려 태조가 이 산의 서쪽에 주둔하여 태조산이라 하였다. 태조 왕건의 전설이 깃든 태조산은 둥그스름하게 연꽃이 핀 듯한 산세가 특징이다. 완만한 등산코스가 있어 가족산행지로 적당하다.
산자락에 경주 불국사 이래 대사찰이라는 각원사가 있는데, 1977년 남북통일을 염원하며 재일교포 각열거사 김영조의 시주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의 성금을 모아 세웠다. 각원사 일대는 관광단지로 조성되어 천안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었으며, 그밖에 가족단위 국민관광휴양지인 태조산수련장이 있고 서북쪽 산중턱에 고려시대의 사찰인 성불사(충남문화재자료 10)가 있다. 인근에 독립기념관, 유관순유적지, 현충사 등의 관광지가 있다.(산림청 자료 참조)
- 천안 태조산은 사실 개인적인 추억이 서린 곳이다. 오래전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할 때 합숙 교육을 받던 중앙소방학교가 태조산 중턱에 있기 때문이다. 교육기간중 아침마다 구보를 한다거나 태조산 자락을 행군하였던 기억이 있다.
IT사업을 시작한 이후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일 때문에 자주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항상 차를 가지고 다녀서 일대 지리도 제법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정작 태조산 정상은 밟아 보지 못했으니 오늘이 그 첫걸음이다. 하긴 태조산이라는 이름도 잘 알지 못하다가 200대명산을 검토하던 중 새삼 알게 된 터이다.
▼ 자, 이제 태조산이다.
성거산을 내려와 만일고개 너머에서 점심을 먹으며 충분히 쉬었으니 힘을 내기로 한다. ▼
▼ 완만한 경사의 능선길을 계속해서 걸어 간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인지 오가는 등산객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
▼ 성거산에서는 눈을 씻고 봐도 안 보이던 이정표가 자주 나타난다.
그러나 이 표지판도 엉터리다.
거리 표시가 턱도 없이 안 맞기 때문이다. ▼
▼ 능선길에 숲이 우거져서 따가운 햇볕을 막아 주고 있다.
가끔 바람도 불어 오지만 아직은 역시 더운 날씨다. ▼
▼ 왕자산 갈림길.
나중에서야 알았다. 오른쪽 상명대학교 방향으로 다녀 왔어야 했던 것이다.
왕자산의 조망이 특별히 좋다고 해서 가보려 했는데 지나치고 만다. ▼
▼ 이런저런 경고표지는 많이 봤지만 '산소보호' 금줄은 또 처음 봤다.
봉분도 무너지고 수풀이 무성하여 추레한 모습의 산소를 보호만 하지 말고 '관리'라도 어느 정도 했으면 좋겠다. ▼
▼ 소나무 사이로 난 이런 숲길을 걷는 것은 언제라도 기분좋은 일이다. ▼
▼ 각원사 갈림길에 도착했다.
이정표에 표기된 좌불상은 오래전 직접 만났었다.
소방학교에서 합숙교육을 받던 중 단체행군에서 찾아 갔던 것이다. 말이 행군이지 요즘으로 치자면 둘레길 걷듯 소풍을 나선 셈이다. 당시에는 느닷없이 나타난 엄청난 크기의 불상에 사뭇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때만 해도 동양 최대의 좌불상이라고 들었는데 지금은 그 이야기가 쏙 들어간 것을 보면 어디 다른 나라에서 더 큰 불상을 만들어 버린 모양이다.
한번 가 보고는 싶지만 다시 올라올 일이 귀찮아 길목을 째려 보기만 했다. ▼
▼ 25년 전의 당시 사진 한 장.
태조산 행군중에 점심을 먹은 장소이다. 그때는 아무 생각없이 따라 간 터라 어디로, 어떻게 걸었는지 전혀 모른다. 사진의 장소는 문암저수지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그렇다면 오른쪽 멀리 보이는 산이 성거산일 것이다.
좌불상 앞에서도 분명히 사진을 찍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 봐도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
▼ 가야 할 길도, 지나온 길도 모두 어느 정도는 걸어본 길일텐데 도통 기억할 수가 없다.
나의 무심했던 20대가 이 산자락 어느 언저리에서 떠돌고 있을 뿐이다. ▼
▼ 구름다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갑자기 등산객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
▼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한참을 내려가던 길이 갑자기 고도를 높인다.
아이고, 덥고 힘들다. ▼
▼ 정상 직전의 마지막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
▼ 자못 엄숙(?)한 표정으로 인증샷을 확보한다. ▼
▼ 워낙 날이 뿌연데다가 언제부터인가 하늘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어쨌든 오늘의 조망은 꽝이다. 전문용어(?)로 날샌 것이다. ▼
▼ 잠시후 내려가게 될 유량동 일대.
사진 보정을 한 것이 이 정도일뿐 육안으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
▼ 그 참.. 뉘 집 자식인지 표정이 자못 추레하다.
사실은 삼각대로 혼자 사진찍는 타이밍에 요상한 인간이 카메라를 들여다 보고 있어서 표정이 굳은 것이다. ▼
▼ 흑성산 방향으로 가파른 길을 내려 가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결국 멈춰서서 일회용 우비를 꺼내 입었다.
땀으로 젖은 몸에 우비까지 걸치니 기분 참 거시기해진다. ▼
▼ 비까지 쏟아지니 우측 우정공무원교육원 방향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
▼ 정상부터 이 방향 하산길에서는 사람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우중충한 날씨에 미끄럽고 가파른 내리막길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
▼ 이정표에 1포스트니 2포스트니 해서 그게 무언가 의아해 했더니...
지들이 세워 놓은 이정표를 구분하는 말이었다!!?
이따위 깜찍한 발상을 하는 사람들이 태조산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
▼ 갈수록 가관이다.
이정표에 "등산로"란다. 경계로는 뭐고 분기점은 또 무어란 말이냐.
우와... 그래, 내가 또 졌다. ▼
▼ 등산로 이정표만 따라 다니다 보면 온산을 뱅뱅 돌다가 태조산의 원귀가 될 판이다.
그나마 거리가 짧다고 적힌 추모비로 향한다. ▼
▼ 비오는 좁은 숲길을 서둘러 걷다보니 갑자기 질긴 거미줄이 얼굴을 정통으로 덮친다.
생생한 느낌에 진저리를 쳤는데 아니나다를까 큼지막한 거미가 내 팔에서 기어 다닌다.
그 놈도 꽤나 놀랐을 것이나 나 역시 이렇게 쎈 경험은 처음이다. ▼
▼ 이후로도 서너번 이상 거미놈들을 혼내(?) 주고 나서야 칙칙한 숲길을 탈출할 수 있었다. ▼
▼ 순직한 우정공무원들을 위한 추모비가 설치되어 있다.
하긴 소방학교 본관 복도에도 전국의 사고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
▼ 그런데 끝이 아니다.
넓디 넓은 우정교육원을 하염없이 걷는다.
역시나 정문이 어딘지 아무런 표지가 없으니 저 끝까지 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
▼ 빗방울은 여전히 조금씩 흩날리고 있다.
거지꼴로 버스 정류장에 앉아 오이 하나를 먹어 치운다.
배가 고프지만 남은 버스 시간도 애매하여 그냥 집으로 출발한다.
(유량동에서는 시내가는 버스가 50분에 한 대꼴로 다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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