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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200대명산(完)

136. 강원 철원 복주산(1,152m) 인적없는 원시림의 가을 향기(2015.9.26)

by 日新우일신 2015.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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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복주산 (伏主山, 숨겨진우리산/200대명산 136번째)
2. 위 치 : 강원도 철원군

3. 높 이 : 1,152미터
4. 산행일시 : 2015. 9. 26(토) 13:10 - 17:55 (4시간45분, 순수산행시간 4시간)
5. 산행거리 : 10.6Km
6. 산행코스 : 복주산자연휴양림 → 용탕폭포 → 9,8,8,6 지점→ 정상 임도(1,2 헬기장) → 복주산 정상 → 하오현 → 하오터널 → 복주산자연휴양림 
7. 동행자 : 마누라

 

 

 

-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화천군 사내면 경계에 우뚝 솟은 한북정맥의 산이다. 복주산이란 산명은 그 옛날 세상이 물에 다 잠겼을 때, 이 산 꼭대기만 복주께(사발) 뚜껑만큼 남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고 전한다. 대체로 산행은 SBS 청석골세트장이 있는 매월동마을 또는 한북정맥의 시작점인 수피령에서 시작한다. 산행 중에 만나는 ‘매월대’는 매월당 김시습이 바둑판을 그리고 바둑을 두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바위를 가리킨다. 높이 20미터의 매월대폭포는 겨울철이면 빙벽등반을 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복주산은 복계산과 연계하여 산행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며, 군사지역의 최전방인 철원에 위치한 만큼 등산로 곳곳에 참호시설을 비롯한 군사시설물들로 가득 차 있어 적설량이 많은 겨울철 산행에는 조심해야 한다. 간간이 만나는 바위 구간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며, 891.9봉과 실내고개 갈림길에 위치한 1014미터 봉우리는 주변 산록을 조망할 수 있는 훌륭한 전망대 역할을 한다.(산림청 자료 참조)

 

- 추석, 설 명절을 온가족이 자연휴양림에서 보내는 관례를 만든 것은 셋째인 내 제안이었다. 명절 1박2일을 집안에서 먹고 마시다가 날려 보내는 것이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5남매중 여동생을 제외한 우리 4형제의 가족과 어머니를 포함한 대식구가 어느덧 익숙해진 모습으로 복주산자연휴양림을 찾았다. 근래 국립자연휴양림의 인기가 폭발하는 바람에 어렵게 예약이 이루어졌다. 

 

- 생각해 보니 추석을 복주산자연휴양림에서 보낸 것만 해도 너댓번은 되는 것 같다. 인근의 운악산자연휴양림, 축령산자연휴양림, 용화산자연휴양림, 칼봉산자연휴양림 등등도 추석에 찾았던 곳이지만 역시 복주산을 가장 자주 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주산을 올라 볼 생각은 꿈에도 해 본 적이 없었다. 200대명산 목표를 정리하던 중 새삼 알게 되었던 복주산은 일찌감치 추석 연휴에 오르기로 작정했던 터이다. 휴양림 예약의 임무는 언제나 내 몫이므로 행선지를 복주산으로 정하는 것도 순전히 내 맘이다.

 

- 오랜만에 찾은 복주산휴양림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시설이나 풍광은 그대로인데 입장객을 맞는 직원의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다. 여직원이 있는 것도 처음 봤지만 뻔한 규정 타령에, 대단히 사무적이고 융통성없는 모습이 낯설고 기분을 상하게 한다. 하긴 이용객이 증가하는 휴양림들은 해가 갈수록 불친절해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복주산까지 그렇게 될 줄은 몰랐다. 자연휴양림이 널리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진상을 부리는 이용객들이 늘어 나고 이에 따라 휴양림 운영 규칙이 엄격하게 강화되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예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산림청이나 지자체 공무원의 배부른 관료주의가 발동한 탓도 클 것이다.

 

- 나름 자연휴양림 매니아를 자처하는 나로서는 이런 변화들이 영 마뜩치 않다. 처음 자연휴양림을 알게 된 것은 2000년도에 금산의 남이자연휴양림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전화 예약에서 인터넷 예약으로 바뀌는 2000년대초는 그야말로 내 세상이었다. 여름휴가 등 극성수기에도 선착순 방식이 적용되던 시절에는 맘만 먹으면 어떻게든 예약에 성공할 수 있었으니 나는 전국에 여름 별장을 수십채 소유한 재벌이었던 것이다.

이후 5,6년 동안은 모든 휴가나 직원 워크샵을 국립자연휴양림에서 쾌적하게 보낼 수 있었다. 7,8월 예약 추첨제가 도입되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휴양림들을 공략하게 되었다. 특히 새로 개장되는 자연휴양림들은 무조건 가봐야 했다. 덕분에 전라, 경상권 이북의 웬만한 자연휴양림은 전부 가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 모두 옛말이다. 산행에 꽂히면서 내 의욕도 떨어지고,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져서 휴일의 자연휴양림 예약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명절을 휴양림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어난다. 우리 가족이 명절 기간에 휴양림을 찾기 시작할 무렵만 해도 2,3일 전까지 방이 텅텅 비어 있었는데 이제는 한 달전 예약 개시 몇 시간만에 모든 게임이 끝나 버린다.

이런 판국이니 제발 많은 한국인들이 명절만큼은 자신들의 집에서 편안하게 보내기를 남몰래 소망해 볼 뿐이다.

 

 

 

▼ 포천에서 성묘를 마친 후 중간에 장까지 보는 바람에 내 계획보다는 늦게 휴양림에 도착했다.

산행을 서둘렀더니 함께 하려던 가족들이 하나둘 주저앉기 시작한다.

결국 마누라와 둘이서 산행을 시작하니 어느덧 1시가 넘어 간다. ▼

 

 

 

 

▼ 익숙한 물자리를 지나 계곡 좌측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

 

 

 

 

 

 

 

▼ 숲에는 벌써부터 붉은 빛이 번져 가고 있다.

 

 

 

 

 

 

▼ 용탕폭포까지는 편안한 데크길이 이어진다.

여기부터는 나도 처음 가 보는 길이다. ▼

 

 

 

 

 

 

▼ 인적없는 산길이 계곡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

 

 

 

 

 

 

 

 

 

 

 

 

 

 

 

 

▼ 오염되지 않은 울창한 숲과 유리처럼 맑은 계곡, 짙푸른 이끼들이 흡사 정선의 가리왕산을 떠을리게 한다.

예상보다 등산로도 뚜렷하고 잘 정비되어 있는 모습이다. ▼

 

 

 

 

 

 

 

 

 

 

▼ 가파른 나무계단들이 나타나면 능선이 가까워 졌다는 신호이다.

 

 

 

 

 

 

 

▼ 능선에 올라 섰다.

원래 계획은 수피령으로 올라서 좌측 복계산을 찍고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오는 것이었다.

여러모로 시간이 촉박하여 포기한 구간이지만 복계산 방향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복주산 방향으로는 사진에는 '3'자만 보이지만 적혀 있는 것은 5.13km다.

아마도 3km 가량이 맞다고 누군가 앞 글자를 지웠나 보다. ▼

 

 

 

 

 

 

 

 

 

 

 

 

▼ 숲길 오르막을 걷다 보면 갑자기 큰길이 나타 난다.

임도인지, 군사도로인지, 산불 방화선인지, 아니면 그 모든 용도를 합친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해발 1,000m 고지에 이런 인적없는 큰길을 걷는 것은 이색적인 경험이다.

 

 

 

 

 

 

 

 

▼ 두세번 큰길을 벗어나 숲길로 들어 선다.

사실은 어디로 가든 어차피 만나는 길이다.

 

 

 

 

 

 

 

 

 

 

▼ 분명 차가 다닐만한 큰길이지만 중간중간 풀이 웃자라서 길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 어느덧 큰길은 모두 사라지고 이런 어설픈 나무다리들이 자주 나타난다.

대부분 구간의 나무들이 삭아서 밟을 때마다 조심스러워진다.

 

 

 

 

 

 

 

 

▼ 이렇게 잠시 뒤돌아 보면 새파란 가을 하늘인데...

진행 방향이 역광이다 보니 온세상이 부옇게 느껴진다. ▼

 

 

 

 

▼ 드디어 나뭇잎 사이로 복주산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했다.

 

 

 

 

▼ 복주산 정상이 가까워지면 바위와 밧줄 구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밧줄구간을 몇 군데 지나 무명바위에 오르니 처음으로 시야가 터졌다.

지나온 길 뒤로 복계산과 대성산이 보인다.

그렇다면 저 너머는 휴전선과 북한땅일 것이다. ▼

 

 

 

 

 

 

▼ 사내면 방향을 내려다 본다.

오른쪽 멀리 높은 봉우리는 화악산 건너 응봉인가 보다. ▼

 

 

 

 

▼ 다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고.

 

 

 

 

 

 

▼ 알고 보니 북쪽 방향으로 터지는 조망은 여기가 마지막이다.

그런 줄 알았더라면 사진을 좀더 많이 찍었어야 했는데.. ▼

 

 

 

 

 

 

 

 

 

 

▼ 복주산 정상은 앉을 곳이 마땅치 않다.

사실은 3km 능선 구간 전체가 쉴만한 곳이 없다.

넓은 길 중간중간에 벤치 몇 개만 설치해 주면 많은 등산객들이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다.

 

 

 

 

 

 

 

 

▼ 싸들고 온 녹두전 등등과 함께 소주 한 잔을 마신다.

늦은 점심이지만 몇 잔 먹으니 마음이 편안해 진다. ▼

 

 

 

 

▼ 하오현 방향으로는 저멀리 응봉과 화악산, 석병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 하오현으로 내려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크게 위험한 구간은 없지만 속도를 늦춰 조심조심 내려 간다.

군데군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여 가을 산행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

 

 

 

 

 

 

 

 

 

 

 

 

 

 

 

 

 

 

 

 

▼ 타이어 계단이 보이기 시작하면 하오현까지 다 온 것이다.

처음에는 깊은 산속에 타이어가 생뚱맞게 느껴졌지만 막상 걸어보니 쿠션이 장난이 아니다.

내리막에서는 무릎 보호에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 하오현에 내려 섰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으로 가면 하북정맥을 따라 광덕산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 부부는 사진의 정면 길을 따라 하오터널로 향한다.

 

 

 

 

▼ 하오토놀 가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이지만 생각보다 길고 지루하다.

무엇보다 사람의 통행이 거의 없었는지 온통 수풀이 우거진 피곤한 길이다.

계속해서 거미줄이 얼굴을 휘감고 발밑으로는 뱀이라도 밟게 될까봐 신경이 곤두선다.

 

 

 

 

 

 

 

 

 

 

▼ 굉장히 길게 느껴지는 15분이 지나니 포장도로가 나타 났다.

하오현에서 여기까지는 계곡 옆을 따라 걸어 내려온 셈이다.

숲이 우거져 미처 몰랐지만 수량도 제법 풍부한 편이다.

 

 

 

 

 

 

▼ 하오터널 밑 차도로 내려서도 15분 이상을 더 걸어야 복주산자연휴양림에 이르게 된다.

 

 

 

 

▼ 복주산자연휴양림에 들어서니 목표했던 6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이다.

비교적 무난한 산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합류하여 삼겹살 파티를 시작한다. ▼

 

 

 

 

▼ 다음날 오전, 추석 아침의 복주산자연휴양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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