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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200대명산(完)

131. 전남 해남 달마산(489m) 땅끝을 향한 산맥의 마지막 거친 몸부림(2015.3.28)

by 日新우일신 201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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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달마산 (達摩山, 200명산 131번째)
2. 위 치 : 전라남도 해남군

3. 높 이 : 489미터
4. 산행일시 : 2015. 3. 28(토) 05:10 - 13:55 (8시간45분, 순수산행시간 6시간 30분 이내)
5. 산행거리 : 17Km
6. 산행코스 : 미황사 주차장 → 달마산 정상(불썬봉) → 귀래봉 → 도솔암 → 도솔암 주차장 → 땅끝 천년숲길 → 땅끝 호텔
7. 동행자 : 인천산악회 44명

 

 

 

 

 

 

- 밤 12시 송내역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역시 무박산행은 싫다. 점심부터 술을 먹었더니 버스에서 잠이 오질 않는다. 몸은 피곤한데 잠들지 못하는 괴로움이라니...

아니나다를까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오늘 산행은 엄청난 고역이었다. 등산로도 예상보다 훨씬 거칠었다. 무엇보다 날씨가 너무 따듯했다. 최고 18도 정도에 흐린 날씨로 예보된 것과 달리 오후에는 화창하게 날이 개었다. 예상치 못한 더위에 너무 일찍 물이 떨어져 버린 것이 결정타였다. 사상 최악의 고행이 시작된 것이다.

 

- 산에서 물을 얻어 먹는 건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 자기 마실 물 챙기는 일이야 산행의 기본중에 기본이 아니겠는가.

난생 처음 산에서 물을 얻어 마신다. 물론 최대한 참아 봤지만 막판에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물이 없으니 음식을 먹을 수도 없다. 마누라가 전날 싸준 도시락을 펼쳐 보지도 못했다. 허기는 밀려 오고.. 이래저래 몸은 축축 처지고.. 작년 설악 공룡능선에서도 때이른 더위에 물이 떨어져 고생했지만 그보다 훨씬 힘이 들었다.

자칫 만만하게 보면 달마산은 설악 공룡보다도 빡센 극기의 추억을 안겨 준다.!!

 

- 달마산은 옛날 영암의 송양현에 속했을 정도로 월출산과 가깝다. 달마산은 바위들이 갖가지 형상을 하고 있어 마치 금강산을 길게 펼쳐 놓은 듯하다 하여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러왔다. 또 하나의 자랑은 산자락에 있는 미황사다. 미황사는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사찰로서 바닷길 불교 전래를 추측케 하는 신비로운 전설을 간직한 천년 고찰이다. 사람들은 바위의 누런 이끼, 금빛 나는 금샘, 달마전 낙조를 미황사의 3황으로 꼽는다. 달마산 종주산행을 하면 이 산자락에 숨겨져 있는 보물과 다도해를 운행 중 시종일관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보길도 격자산 쪽으로 제주 한라산의 원경도 볼 수 있다.
북으로 두륜산이 접해 있고 삼면은 모두 바다와 닿아있는 산, 송호리에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무성하여 모두 백여 척이나 되는 것들이 치마를 두른 듯 서 있다. 그 위에 마주한 기암괴석들은 우뚝 솟은 깃발과 같다. 혹 사자가 찡그리고 하품하는 것 같고 또는 용과 범이 발톱과 이빨을 벌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며 멀리서 바라보면 하얗게 쌓인 눈이 공중에 한 발짝 다가서 서 있는 듯하다.(산림청 자료 참조)

 

 

▼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각. 미황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 

 

 

 

 

 

▼ 미황사를 둘러 보고 싶었지만 아직은 너무 캄캄하다. ▼

  

 

 

 

 

 

 

 

 

 

▼ 등로가 온통 바위 너덜길의 오르막이어서 어둠 속에서 걷기에는 힘에 부친다.몸도 안 풀려서 다리는 뻑뻑하고.. 급기야 속까지 울렁거린다.몇몇 일행들도 힘겨워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

  

 

 

 

 

 

▼ 한 시간만에 정상에 도착하였지만 이미 진땀을 흘리고 말았다.

산 아래 미황사 경내 불빛이 유난히 밝다. ▼  

 

 

 

 

 

▼ 바람부는 정상에서 10여분을 기다려 마주한 일출.아침해를 가려버린 짙은 구름이 원망스럽다. ▼

  

 

 

 

 

 

▼ 해가 뜨는 곳은 사진의 한참 오른쪽이다.

그래도 여명의 밝은 기운이 땅위에 내려 앉기 시작했다. ▼ 

 

 

 

▼ 완도대교의 모습. ▼

  

 

 

 

▼ 바다 건너 천관산의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

  

 

 

 

 

 

▼ 좌측 대둔산 도솔봉, 오른쪽으로 두륜산의 두륜봉과 가련봉을 줌으로 당겨본다. ▼

  

 

 

 

▼ 오른쪽으로 완도를 한눈에 내려다 보며 모두 아침식사를 시작한다.나도 김밥 한 줄을 먹으며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

 

 

 

 

▼ 멀리 두륜산으로으로부터 이어지는 땅끝기맥을 바라본다. ▼

  

 

 

 

 

 

 

 

 

 

▼ 불썬봉 봉수대에서 파노라마를 찍어본다.약 270도에 가까운 파노라마 사진이 완성되었다.(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좌측부터 대둔산, 두륜산, 정면 쪽 밝은 곳에 천관산, 오른쪽은 완도 숙승봉과 백운봉. ▼

  

 

 

 

 

 

 

▼ 여명의 완도가 한눈에 들어 온다.삐쭉 솟은 두 봉우리중 왼쪽이 백운봉, 오른쪽이 정상 상황봉이다. ▼

  

 

 

 

 

 

 

 

▼ 멀리 진도가 한눈에 들어온다.어느덧 미황사도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

  

 

 

 

▼ 줌으로 당겨본 미황사 전경.천년의 고찰다운 정갈한 가람 배치가 눈에 들어온다. ▼

  

 

 

 

▼ 아침도 대충 먹었고 날도 밝아졌으니 슬슬 길을 떠나야 한다.가야 할 능선길을 바라본다. ▼

  

 

 

 

▼ 저멀리 탑이 보이는 곳이 도솔암 주차장이다.저기까지 가면 험한 산길은 모두 끝나고 땅끝까지 이어지는 천년숲길이 시작된다.약 6km, 예상 소요시간 3시간 30분. ▼

  

 

 

 

 

 

 

 

▼ 돌탑있는 곳이 달마산의 정상 불썬봉이다.불을 썬 봉우리, 즉 불을 피우는 봉우리, 봉수대가 있던 곳이다.완도 상황봉에도 봉수대가 있거니와 그곳의 신호를 받아 육지로 전달하였던가 보다.남해안가의 모든 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봉수대의 흔적중에 이름만큼은 최고인 것 같다.불썬봉이라. 얼마나 정겨운 순우리말이더냐. 이런 이름은 널리 알리고 보존해야 할 것이다. ▼

  

 

 

 

 

 

▼ 불썬봉을 다시한번 뒤돌아 보고. ▼

  

 

 

 

 

 

▼ 선바위 도착.진도가 아침 해무가 잠겨 있다. ▼

  

 

 

 

 

 

 

 

 

 

 

 

 

 

 

 

 

 

 

 

 

 

 

 

 

 

 

 

 

 

▼ 길이 험하여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간다.가는 길 내내 왼측으로는 완도가. 오른쪽으로는 진도가 바라다 보인다. ▼

  

 

 

 

 

 

 

 

 

 

 

 

 

 

 

 

 

 

 

 

 

 

▼ 혼자 아래쪽으로 내려 왔는데 작은금샘을 못찾고 지나치고 말았다. ▼ 

 

 

 

 

 

 

 

▼ 거친 능선길을 걷다 보니 재작년 완도 상황봉 능선길에서 바라본 달마산의 모습이 생각난다.아래 사진이 바로 그것이다.2013년 가을 완도에서 바라본 달마산의 길고 긴 능선길.원본사진에는 왼쪽끝에 땅끝 전망대도 선명하게 보인다.

  지난 완도 상황봉 산행기를 보시려면,
전남 완도 상황봉(644m)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절경(2013.11. 8) 

 ▼

 

 

 

 

 

 

▼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  

 

 

 

 

 

 

 

 

 

 

 

 

 

 

 

▼ 가야 할 길.

도솔암 주차장 부근 철탑까지는 아직 까마득하다. ▼  

 

 

 

▼ 지나온 길.

뾰족한 불썬봉 돌탑이 보인다. ▼  

 

 

 

 

 

▼ 진도는 아직까지 짙은 해무에 몸을 감추고 있다. ▼  

 

 

 

 

 

 

 

 

 

 

 

 

 

 

 

 

 

 

 

 

 

▼ 다시 뒤돌아 본 길.

합천 가야산의 만물상에 비견할 만한 멋진 그림이다.

가히 남도의 금강산이라 할만한 자격이 있어 보인다. ▼  

 

 

 

 

 

 

 

 

 

 

 

 

 

 

 

 

 

 

 

 

 

 

 

 

 

 

 

 

 

 

 

▼ 산행 내내 손짓하는 완도의 풍광이 자못 몽환적이다. ▼  

 

 

 

 

 

 

 

 

 

 

 

 

 

 

 

 

 

 

 

▼ 사진으로만 보았던 도솔암에 도착하였다. ▼  

 

 

 

 

 

 

 

▼ 달랑 암자 한 채. 도솔암에는 상주하는 사람이 없다.

누군가 관리는 하고 있는지 향 내음이 진하다. ▼  

 

 

 

▼ 오른쪽 바위 너머가 지나온 도솔암이다. ▼  

 

 

 

 

 

▼ 도솔암을 지나자 관광객들이 나타난다.

주차장까지 차로 올라와 도솔암까지 700미터 가량을 걸어 오는 것이다. ▼  

 

 

 

 

 

▼ 거친 암릉길은 이것으로 모두 끝났다.

보통 여기에서 산행을 멈춰야 하는데 오늘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앞으로 10km 이상 산길을 더 걸어야 하는 것이다. ▼  

 

 

 

 

 

▼ 땅끝마을까지 이어지는 천년숲길을 걸으며 이 지점에서 갈등에 빠진다.

물이 반 통 밖에 안 남았기 때문이다.

아직 10km. 갈 길은 까마득하고 멀리 능선길을 바라보니 구비구비 크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야 하는데...

좌측 통호저수지로 탈출을 할 것이냐, 심히 고뇌에 빠진 것이다.

실제 일행중 몇몇은 좌측으로 내려 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곳이 사실상 유일한 탈출로이며 중간에 식수를 보충할 수 있는 곳도 전혀 없다.

즉 여기이야말로 결단의 장소이다.!!! ▼  

 

 

 

 

 

 

 

▼ 가는 길 내내 좌측으로 마을이 보이고 있으니 중간 탈출로가 있으려니..

그냥 걸은 것이 화근이었다. 물없이 걷는 땅끝길은 너무 멀다.

예보에 없던 햋빛까지 따갑게 내리 쬔다.

그야말로 타는 목마름에 정신까지 하얗게 부스러진다. ▼  

 

 

 

 

 

 

 

 

 

 

 

 

 

 

 

 

 

 

 

▼ 천신만고.

땅끝호텔에 도착했다. ▼  

 

 

 

 

 

 

- 산행을 마치고 뒷풀이를 위하여 완도로 가는 30분 동안 깜박 잠이 든다.

푸짐한 회 한 접시에 큼지막한 꼬막, 낙지까지.. 음식은 좋은데 입안이 영 깔깔하다.

매운탕 국물에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인천을 향해 출발한다.

누가 시켜서 한다면 참 못할 노릇인데...ㅋㅋ 그렇게 2년을 기다린 달마산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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