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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100대명산

[100대명산]선암사와 송광사를 품은 조계산의 봄날(2020.3.21)

by 日新우일신 2020.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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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조계산 (曹溪山, 100대 명산)

2. 위 치 : 전라남도 순천시

3. 높 이 : 884미터

4. 산행일시 : 2020. 3. 21. 11:00 - 16:20 (5시간20분, 순수산행시간 4시간)

5. 산행거리 : 12.5Km

6. 산행코스 : 주차장 → 선암사 → 장군봉(정상) → 작은굴목재 → 보리밥집 → 대피소 → 굴목재 → 송광사 → 주차장

7. 동행자 : 다음매일산악회 32명

 

 

 

- 코로나19 난리로 3주를 쉬었다. 산악회마다 인원이 차지 않으니 취소가 줄을 이은 탓이다. 요즘같은 세월에는 사실 인적드문 산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속편한 여가활동일 것이다. 문제는 산행지까지 이동하는 방법이 문제인데...밀폐된 산악회 버스 안에서 왕복 10시간 가까이 낯모르는 이들과 실내 공간을 함께 한다는 떨떠름함이 있다. 내가 걸리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본의아니게 전염병의 매개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부담이 신경쓰이는 것이다. 내 차를 운전하고 다니면 가장 완벽할텐데 원하는 산행지까지는 너무 먼 길이다.


-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하다. 좋은 계절에 산에 가는 일마저 눈치가 보이는 시국이니 자꾸 생각이 많아진다.겨우 인원이 차서 떠나는 산악회를 따라 나섰다. 원하는 산행지는 아니지만 남녘의 봄 분위기를 느껴 보려는 것이다.처음 참여한 이 산악회는 버스에 오르기 전 체온도 측정하고 마스크 착용 여부도 체크하여 탑승을 제한하고 있다. 최소한의 점검은 이루어졌으나 대부분 참가자들은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와 크게 다를 것도 없는 상황이니 마스크라도 잘 쓰고 있으면 최소한의 민폐는 면할 것이다.


- 조계산은 드물게도 좌우가 대칭인 산이다. 가운데의 장막골을 축으로 양쪽 산줄기와 물줄기들이 반대방향으로, 같은 수로 뻗어있다. 그 기슭에는 가람이 둘 있다. 승보사찰 송광사와 태고총림 선암사다.
상봉 장군봉 코밑의 선암사는 옥 같은 미녀가 잔을 올리는 옥녀헌배형(玉女獻杯形) 명당이라고 한다. 그래 들머리 유천부락 앞에는 옥녀봉이, 뒤에는 배봉(盃峯)이 있는데 근래 주암댐이 건설되면서 동네 앞에 조정지댐의 상사호가 만들어져 전설이 더욱 설득력있게 되었다.
반면 송광사는 선암사를 둘러싼 대칭 저쪽 산들까지 외연으로 포괄하는 겹산 명당에 자리잡았다고 한다. 가까운 울타리 망수봉, 연산봉, 대장봉, 조계봉이 내산(內山), 선암사의 울타리 시루산, 장군봉, 깃대봉, 고동산을 외산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뒷산 송광산(연산봉 일대)을 버려두고 '조계산 송광사'라 이름붙일 수 있었다.
1979년에 도립공원으로, 1998년에는 사적 및 명승 8호로 지정되었다. 송광사는 보조국사 지눌, 선암사는 대각국사 의천의 자취가 서려있으니 그래도 될 만하다. 조계산은, 유명한 두 도량으로 하여 덕을 보는 산이다.(산림청 자료 참조)

 

 

▼ 8년만에 다시 찾은 선암사 주차장.

산악회 버스는 우리가 유일하다. ▼

 

 

 

 

▼ 절집의 강도질은 여전하고. ▼

 

 

 

 

▼ 오랜만에 남녘의 산 공기를 마시니 가슴이 후련해진다. ▼

 

 

 

 

 

 

▼ 지나칠 수 없는 사진 포인트도 들르고. ▼

 

 

 

 

 

 

▼ 약간의 기대를 품고 선암사 경내로 들어선다. ▼

 

 

 

 

▼ 8년 전에는 단풍이 물든 늦가을에 집사람과 찾았던 곳이다.

사시사철 꽃이 핀다는 선암사의 봄을 은근히 기대한 것이다. ▼

 

 

 

 

 

 

▼ 선암사는 수령 600년의 홍매화 등이 유명하지만 꽃은 거의 떨어져 가고 있다. ▼

 

 

 

 

 

 

 

 

 

 

 

 

 

 

▼ 선암사를 지나 등로에 들어서니 사람이 확 줄어 들었다. ▼

 

 

 

 

 

 

 

 

▼ 그러나 예상과 달리 우리 일행을 제외하고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늘 그렇듯이 가능하면 사람과 떨어져 혼자 걷기 위해 걸음을 조절한다. ▼

 

 

 

 

 

 

 

 

 

 

 

▼ 오랜만의 산행인 탓인지 역시 힘들다.

다리가 무거우니 속도가 나질 않는다.

무엇보다 날이 너무 더워서 마치 더위를 먹은듯한 증상마저 나타나기 시작한다. ▼

 

 

 

 

▼ 하도 힘들어서 남은 김밥 반 줄에 소주 한 잔을 마시며 20여분을 쉬었다.

여전히 다리는 팍팍하고 내려꽂는 햇볕이 괴롭기만 하다.

3월의 숲은 나뭇잎이 없어서 이렇게 맑은 날에 기온만 조금 오르면 온몸이 따갑게 느껴진다. ▼

 

 

 

 

▼ 400미터 지점부터 급경사는 더욱 심해지고 발걸음은 더욱 느려진다.

예전에 올랐을 때는 이렇게까지 힘이 들진 않았었는데... ▼

 

 

 

 

 

 

 

 

 

 

 

 

▼ 반쯤 녹초가 되어 겨우 정상에 도착했다. ▼

 

 

 

 

▼ 연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파노라마.

왼쪽 너머 희미한 것이 모후산인지? ▼

 

 

 

 

▼ 사람없는 정상부 벤치 앞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햇빛을 피할 곳이 전혀 없으니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다.

소주도 쓰기만 하고.. ▼

 

 

 

 

 

 

▼ 남은 시간은 충분하지만 그늘없는 정상부가 괴로워서 후다닥 하산길로 접어든다. ▼

 

 

 

 

 

 

 

 

▼ 배바위에 도착하니 젊은 처자가 내려 오지를 못해 끙끙대고 있다.

밧줄에 몸을 맡겨야 하는데 자꾸 한 손을 놓고 버둥거리기만 해서 보기에도 위태로워 보인다. ▼

 

 

 

 

▼ 배바위에 올라서 보니 탁 트인 조망이 펼쳐진다.

여기를 8년 전에는 왜 건너뛰었을까, 스스로를 자책하였다.

이 구간을 지난다면 배바위는 반드시 올라야 할 최고의 전망대이다. ▼

 

 

 

 

▼ 배바위에서 올려다 본 조계산 정상. ▼

 

 

 

 

 

 

▼ 멀리 상사호의 물줄기가 보이고 발 밑으로는 선암사의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

 

 

 

 

 

 

 

 

 

▼ 배바위에서 액션캠으로 둘러 본 동영상.

다음 블로그에 동영상 올리는 것이 불편하여 유투브를 활용해 보았다.

역시 동영상을 게시하는 방법은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 ▼

 

 

 

 

 

 

 

 

 

 

 

 

▼ 예전에는 이 갈림길에서 왼쪽 선암사 방향으로 내려 갔었다.

오늘은 송광사를 가야 하므로 오른쪽 계곡길로 들어선다. ▼

 

 

 

 

 

 

 

 

 

 

 

 

▼ 보리밥집 가는 길은 편안한 둘레길 분위기이다. ▼

 

 

 

 

▼ 작은굴목재에서 능선을 타고 걸으면 저 다리로 내려오게 된다. ▼

 

 

 

 

▼ 보리밥집 갈림길.

들러서 밥을 먹을까 고민도 했지만 입안이 깔깔해서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하산식은 역시 산행을 마친 후 즐기는 것이 익숙하거니와 살짝 더위를 먹은 탓인지 식욕이 전혀 동하지 않는다. ▼

 

 

 

 

 

 

 

 

 

 

 

 

▼ 나는 왼쪽길로 왔는데 지금 보니 보리밥집에서 바로 올라오는 길도 있었다. ▼

 

 

 

 

▼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기 전 대피소에 앉아 물을 마신다.

아무리 물을 마셔도 금새 갈증이 밀려온다.

언젠가 이른 봄에 해남 땅끝길을 걸으며 느꼈던 타는 목마름의 악몽이 떠오를 지경이다. ▼

 

 

 

 

 

 

 

 

▼ 선암사에서 송광사 가는 길을 둘레길 정도로 우습게 알았더니 나는 뭔가 잘못 알고 있었다.

굴목재 오르는 길도 만만치 않은 산길이다. ▼

 

 

 

 

▼ 굴목재에 올라 한숨을 돌린다.

이제 오늘의 오르막길은 완전히 끝난 셈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애당초 장군봉에서 능선을 따라 장박골, 연산봉을 거쳐 이 곳으로 내려 오는 것이 훨씬 쉬웠을 것 같다.

막연히 선암사에서 송광사가는 옛길을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코스를 깊게 생각하지 않은 잘못이다.

굴목재 표시석에 이 곳 높이가 720미터라고 적혀 있으니 그저 만만하게 여길만한 작은 고개가 아닌 것이다. ▼

 

 

 

 

 

 

▼ 굴목재가 높은 곳에 있으니 송광사 가는 길도 경사가 가파르다.

게다가 바닥이 온통 돌로 깔려있어 다리에 피로감도 상당하다. ▼

 

 

 

 

▼ 편안한 흙길, 오솔길 정도만 생각했다가 만만치 않은 불편함에 지루한 하산길이 되었다. ▼

 

 

 

 

▼ 모처럼 그늘을 만나 배낭을 내려놓고 세수도 하고 수건을 적시고 나니 한결 개운해졌다.

세수를 하며 생각해 보니 하루종일 햇빛에 노출된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

 

 

 

 

 

 

 

 

▼ 길 옆으로는 명품 암반계곡이 길게 이어지고. ▼

 

 

 

 

 

 

▼ 군데군데 작은 봄꽃들이 활짝 피어 있다. ▼

 

 

 

 

 

 

 

 

 

 

 

 

 

 

▼ 매화가 지고있는 송광사는 석가탄신일 준비가 한창이다.

요즘 전염병 대란으로 공식적인 석탄일 행사도 연기한다더니 약간 어리둥절한 기분이다. ▼

 

 

 

 

 

 

 

 

 

 

 

 

 

 

 

▼ 송광사 입구 상가지역으로 빠져 나오니 주어진 시간이 40분 밖에 남지 않았다.

식당에 들러 가장 빨리 된다는 칼국수(9천원씩이나!!)로 허기를 채운 후 느긋하게 버스에 올랐다.

잘 빠지는 고속도로를 달려 밤 10시경 집에 도착한다.

오랜만의 산행을 즐긴 흡족함으로 토요일 하루를 마감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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