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부, 산수 유람을 떠나다』는 우리 민족이 예부터 즐겨오던 산수 유람을 조선 사대부의 산수 유람으로 범위를 좁혀 소개를 하고 있는 책이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여행하다’ 라는 프롤로그의 제목에 맞게, 조선 사대부의 주된 일상인 책을 읽고 자신을 갈고 닦는 것과 산수유람을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어서 당시 사대부들의 생활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사대부, 산수 유람을 떠나다』는 총 여섯 장으로 되어있다. 첫 번째 장은 ‘산수 유람에 나선 사대부들’ 이라는 제목으로, 여행지별 유람자의 특성과 목적을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 장은 ‘여행을 준비하다’라는 제목으로, 준비과정에 있어서 (1)자료수집과 (2)실질적인 여행준비 과정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세 번째 장은, ‘탈것과 여행길’이라는 제목인데, 교통수단과 여행길 등 여행에 실질적으로 돌입했을 때를 설명하고 있다. 네 번째 장은 사대부들이 유람한 산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있는데, 유명한 일곱 개의 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부류와 성향, 그리고 목적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다섯 번째 장은 ‘긴 유람길, 잘 자고 잘 먹어야’라는 제목으로, 숙박과 식사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장에서는 ‘유람의 또 다른 즐거움’으로 단순히 길을 걷는 것뿐만 아니라 연회, 시쓰기 등의 풍류를 즐기는 것과 공부, 그리고 제사 등의 기타 상황에 대해서도 소개를 하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소개를 하고 있듯이, 우리의 산수는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중국에서까지 그 풍경을 칭찬하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전해져내려오는 화랑단의 풍류도에서부터 충분히 알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래 전부터 산수 유람을 즐겨왔다. 그리고 시대가 지나면서 시대의 상황에 따라 약간의 성향이 변하기는 했지만, 우리 민족이 산수 유람을 즐겼다는 사실 자체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산수 유람을 가게 되면, 현대와 달리 당시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하고 싶다고 해서 모두 길을 떠날 수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사대부이 주로 산수유람을 떠났다고 하더라도, 모두 원하는 만큼 쉽게 발걸음을 뗄 수는 없었다. 그들은 자신의 출신과 성향, 그리고 목적에 맞는 곳으로 산수 유람을 떠났다고 한다.
1장에서는 유람자의 특성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있는데, 이를 산을 분류 기준으로 세워뒀다. 산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당시에는 이동 거리에도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지역의 특성이 강해서 산이 갖는 분위기 역시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의 산은 방문객들의 당파 성향이 하나로 정해져있지 않지만, 영남과 호남지방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산수 유람을 즐기고 싶어도 자주 하지 못하는 사대부들은 한 번이라도 산수 유람을 떠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다”라고 할 정도로 간절한 것이었다. 그들은 산수유람을 통해서 첫째로 말 그대로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고, 둘째로 심신의 수양을 하고 격물치지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산과 물을 살피는 것이 자연의 운행 질서를 이해하고 그것을 함양한다는 ‘관물찰기(觀物察己)’의 송대 유학자의 전통을 따른다. 세 번째로는, 선인의 발자취를 찾아보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선인의 발자취를 따라 고증을 하고, 그것을 재음미하면서 이해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이다.
산수 유람을 떠나는 사대부는 위와 같은 구체적인 목적, 목표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정보 수집에 신중을 가하고, 철저했다. 유산기를 탐독하기도 하고 경험담을 직접 듣기도 했다. 그리고나면 부모님께 여행을 고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여행길에 올랐다. 그리고 여행비를 마련하고, 필요한 물품을 챙기고, 여행을 함께 하는 동물이나 사람을 정하는 것 역시 했는데, 이 과정은 사대부라서 특별하게 들어간다기 보다는 사람이 오랜 시간 여행을 하는데 필요했던 것을 그대로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기록하고 공부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서책과 지필연묵을 챙겼다고 한다.
그들은 여행을 하면서 도보와 말을 주로 이용하고, 배를 이용해야할 때는 이용했다. 나귀와 소를 이용하기도 하고, 가마를 이용하기도 했다. 그래도 역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도보인데, 도보에 약해서 몇 달 전부터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거나 하는 방식으로 단련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생활이 활동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걷는 자체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또한 소는 미끄러운 길에서 잘 걸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소를 타고 산수 유람을 떠났다고도 한다. 이는 어떤 길을 어떤 방식으로 떠나느냐에 따라서 영향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길을 떠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경로와 당시의 지도를 실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유명한 산에는 유명한 절이나 서원이 있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선인이 있었던 곳이 산속에 그대로 있으면서, 후대의 사람들이 선인을 본받기 위해 그곳을 찾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것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 4장이다. 5장과 6장에서는 사대부들이 산수 유람을 어떤 방식으로 즐겼는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간단하게는 식사부터, 복잡하게는 제사와 같은 의식까지 산수 유람 중에 행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제사는 위대한 자연과 대비되는 한없이 약한 인간의 무사를 위해 행해지기도 하였다. 또한 우리가 겪는 산행 중의 위험 상황에 대해 과거에도 철저한 준비를 하고,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사대부, 산수 유람을 떠나다』는 실제의 기록에 의거해 그 발자취를 따라가는 책이다. 산수 유람 중에 사대부들이 작품을 지었다고 하더라도, 이 책에서는 그런 것을 중심으로 하기보다는 산수유람이 어떤 의미이고,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졌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고증을 통해서 작성되는 책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필요한 항목을 제목별로 찾아볼 수 있게 잘 편집이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산수 유람만 설명을 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갖는 의미까지 예를 들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펌, 출처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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