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블로그를 떠나려 한다.
내가 본격적인 블로그 생활을 시작한 것은 2011년 하반기.
100대명산을 목표로 산행에 빠져든 시점이다.
가족들의 사진과 산행 기록을 정리하기 위한 디지털 앨범의 용도로 사용하려 하였다.
애초부터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방문자수/조회수 등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 많은 이들에게 알려 지기를 원했다면 당연히 네이버를 선택해야 옳았을 것이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무렵부터 백업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해당 회사의 서버 데이터가 날아가 버리면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으니 늘 불안했던 것이다.
당시로서는 다음, 네이버, 티스토리의 블로그 기능과 백업 등 사용자 지원 서비스를 비교하며 고민한 끝에 결국 다음 블로그에 안착한 것은 나름의 확실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다음 블로그가 티스토리 하위 버전으로 강제로 바뀌어 버렸다.
플래시 등 액티브X를 제거하기 위한 불가피한 변화인 줄은 잘 안다.
어쩌다보니 하나둘 인연을 맺게 된 많은 블로그친구들은 불편하다고 아우성이다. 아예 블로그 생활을 접어 버린 사람들도 자주 눈에 뜨인다.
문제는 다음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중에는 5,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에 서툴고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중노년층으로서는 스트레스가 대단할 것이다.
액티브X를 제거하면 당장은 불편한 것이 많아진다. 당장의 기술적인 한계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이번의 다음 블로그 개편은 확실히 문제가 커 보인다. 내가 다음 블로그에 남아 있을 이유가 사실상 모두 사라진 것이다. 그저 코가 꿰인 것은 그동안 올린 500여건의 자료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블로그 개편후 며칠 살펴본 결과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어서 나는 다음블로그를 떠나기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첫째, 게시물의 작성일자를 과거로 소급할 수 없게 되었다.
나로서는 애초에 네이버를 포기하고 다음 블로그를 선택했던 가장 큰 매력이 사라진 것이다. 모든 자료를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정리할 수 있었던 다음만의 장점이 없어졌다.
둘째, 친구와의 교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친구 새글보기 기능이 사라져서 누가 새글을 올렸는지 근황을 알기 어렵게 된 것이다. 댓글이나 답글 다는 것도 귀찮아서 블로그 친구를 적당히 줄인 것도 사실이지만 기왕의 작은 소통을 이어가던 이들과의 연결고리가 갑자기 끊어진 것은 상당히 답답하게 느껴진다.
자, 이렇다면 다음 블로그에 남아 있어야 할 아무런 미련도 남지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앞으로 티스토리로 넘어간다.
네이버로 갈까, 아니면 이 참에 아예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만들어 버릴까 고민도 하였지만 다음 블로그에 인질로 잡힌 10여년의 자료가 결국 내 목줄을 잡았다.
기존 블로그를 티스토리 하위 버전으로 통합하였으니 차라리 상위버전으로 옮기면 될 일이다.
어쨌든 티스토리는 훨씬 고급 기능이 많거니와 좀 기다리다 보면 실력자들이 백업용 API를 만들어 줄지도 모를 일이다.(이미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있어 다운받아 실행해 보니 지금은 잘 안된다...)
게다가 다음 블로그와의 하위 통합 덕분에 양쪽 게시물 복사가 손쉽게 가능해졌다. 에디터가 기본적으로 유사하고 무엇보다 사진이 저장되는 경로가 사실상 공유되는 것으로 보인다.(좋아진 점이다.)
다음 블로그에 있는 500여건의 기존 자료를 한꺼번에 티스토리로 옮길 수는 없지만 시간날 때 마다 한번씩 복사, 붙여넣기를 하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한 가지 문제는 티스토리로 옮기는 게시물의 게시일을 과거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하니 다음 블로그의 기존 자료는 그대로 유지하여야 한다.
즉, 앞으로의 블로그 활동은 티스토리에서 주로 하되 다음 블로그는 백업용으로 계속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티스토리는 내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초대를 구걸(?)해야 했지만 지금은 아무나 바로 개설할 수 있게 된 모양이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블친님이 계시다면 티스토리를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왕지사 변화된 블로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 상위 버전인 티스토리를 배워보는 것도 일응 효과적이라 하겠다. 물론 티스토리는 html 등 최소한의 지식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어차피 기술적 이해가 없다면 다음 블로그와 마찬가지일 뿐이다.(스킨은 훨씬 더 많다.)
블친님들의 건투를 기원하며, 저의 새로운 티스토리 블로그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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