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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다음블로그 댓글 보존을 위한 나만의 궁여지책

by 日新우일신 2022.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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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블로그 서비스가 문을 닫았다.

몇 년 전 티스토리 하위 버전으로 개편했기에 그런 식으로 계속 유지는 될 줄 알았더니 예상이 빗나갔다.

사실 블로그 서비스라는 것이 업체가 망하면 하루아침에 모든 데이터가 날아 가는 것이므로 10여년 전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백업 대책을 고민하였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로컬PC에 백업해 두는 것이다. 그러나 사진은 2중, 3중으로 백업을 해두었지만 문제는 산행기록으로 남긴 텍스트였다.

웹사이트와 호환될 수 있는 블로그 표준이나 XML 기술 등을 여러모로 알아보고 실행해 보았으나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하였다. 결국 다음, 네이버, 티스토리에 모두 블로그를 개설하여 같은 게시물을 3중으로 중복 게시하려 했지만 이또한 사진 업로드와 글 편집 작업의 번거로움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새 10여년이 흘러버린 것이다.

 블로그 자료 백업을 위한 나의 노력과 그 과정의 수많은 사연들을 모두 적을 수는 없다. 다만 나름 IT전문가로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려 애썼던 것은 분명하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다음블로그 서비스가 폐쇄되고 티스토리로 이관되는 현실을 맞이하였다. 그동안 티스토리와 다음 블로그를 중복하여 운영하던 나로서는 매우 황당한 상황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제 최소한의 백업 채널마저 사라져 버림과 동시에 똑같은 컨텐츠의 티스토리 블로그 2개가 생겨 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또 어떻게든 될 것이다. 문제는 중노년의 다음 블로거들이다. 액티브X가 없어지면서 개편된 블로그에 겨우 적응할만 하니 아예 밑장을 빼버렸기 때문이다. 티스토리는 html의 존재 정도는 알아야 운영이 쉬울텐데 다음카카오의 계산된 행보에 희생(?)된 이들의 혼란은 불보듯 뻔한 것이다. 모르긴 해도 다음 블로그의 30% 정도는 이 참에 완전히 소멸되는 것은 아닐까.

 

여하튼 다 좋다. 어차피 공짜로 쓰던 마당이니 그렇다 치자. 그러나 한 가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댓글이 모두 사라진다는 사실 말이다. 기술적으로 크게 문제되지도 않을 텍스트 데이터를 몽땅 날려 버린다니 이 아니 황당하겠는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쌓인 댓글에는 내가 적은 답글을 포함하여 저간의 사정들이 추억으로 담긴 소중한 자료들이다. 블로그를 통한 수많은 이들의 소통의 기록과 흔적들을 대놓고 지워버리겠다는 카카오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리하여 고민 끝에 자구책을 강구하였다. 댓글들을 이미지로 캡처하기로 한 것이다. 그야말로 궁여지책이다.

수백 개 게시물마다 달린 댓글들을 하나씩 캡처하여 해당 게시글에 이미지로 저장하려다 보니 생각보다 엄청난 노가다가 되었다. 시간날 때마다 댓글을 갈무리하느라 거의 한 달이 지나가 버렸다. 

 

제법 고생은 하였지만 하마터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뻔한 소중한 댓글들을 이미지로나마 보존할 수 있었으니 다행스런 일이다. 내 삶의 기록으로서 어느덧 디지털 유산의 대상으로 치부하고 있는 블로그 컨텐츠들이 그저 영원히 만수무강(?)할 수 있기만을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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