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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100대명산(完)

99. 경북 울릉도 성인봉(984m) 대자연의 아름다운 별천지 산행(2014.4.26)

by 日新우일신 2014.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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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성인봉 (聖人峰, 100대 명산 99번째)
2. 위 치 : 경상북도 울릉군

3. 높 이 : 984미터
4. 산행일시 : 2014. 4. 26(토) 13:00 - 17:00 (4시간, 순수산행시간 3시간)
5. 산행거리 : 7.5Km
6. 산행코스 : KBS 중계소 → 팔각정 → 안평전 갈림길 → 성인봉(정상) → 신령수 → 나리분지 → 천부(버스 이동)
7. 동행자 : 마누라와 막내딸

 

 

- 산림청 100대명산 선정 사유 : 휴화산인 울릉도의 최고봉으로서 울릉도 모든 하천의 수원을 이루고, 식생이 특이한 원시림이 잘 보전되어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선정, 울릉도에서는 유일하게 평지를 이룬 나리분지(羅里盆地)와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1967년)된 원시림에 유명. 나리동의 울릉국화·섬백리향의 군락은 천연기념물 제52호(1962년)로 지정되어 있음

 

- 작년 11월 16일 팔공산을 다녀온 것을 마지막으로 장장 5개월 10일이 지나서야 다시 시작한 100대명산 산행길이다. 고작 산 두 개를 남겨놓고 속절없이 세월을 보내느라 꽤나 답답했었다.

겨울철에는 강릉에서 거의 배가 뜨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겪게 된 강제 휴식기였다. 3월1일부터 배는 다시 운항을 시작했지만 기왕 3개월 넘게 날린 마당에 성인봉의 눈이 녹기를 기다리며 2개월을 더 흘려 보냈다.

 

- 미리 다녀 왔어야 했다고 몇 번을 한탄했던 울릉도. 섬을 싫어 하는 개인적 취향과 더불어 울릉도에 대한 나의 선입관은 매우 좋지 않은 것이었다. 사전정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비싼 물가와 바가지요금, 부실한 먹거리를 개선하기는커녕 합리화하기에 급급한 일부 섬사람들 특유의 폐쇄적 지역정서가 영 마뜩치 않았던 까닭이다. 정말 100대명산만 아니라면 별로 관심도 없었을 섬이었는데..

그러나 1박2일 울릉도를 다녀온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물론 불쾌한 경험을 피하기 위해 아예 관광지 식당을 안 가기로 했던 내 계획이 주효했던 것도 사실이다.

 

-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울릉도는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멋진 섬이었다.

깎아지른 해안 절벽과 추락사고가 빈번한 산 중심부의 험악한 산세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원시, 그 자체인 것이다.

서해안 섬들을 다니며 가졌던 나의 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상당 부분 바꿔 놓은 울릉도. 울릉도는 정말 평생에 꼭 한번은 가봐야 할 멋진 별천지이다.

 

- 울릉도를 패키지관광에 의존하여 여행하는 것은 전혀 권할 바가 못 된다. 버스타고 이동해서 사진 몇 장 찍고 식당이든 숙소든 우루루 몰려 다니는, 전형적인 '관광'으로는 울릉도의 숨겨진 매력을 모두 알 수는 없겠기 때문이다.

건강과 시간만 허락된다면 동서, 남북으로 산을 종주하면서 섬 해안선 전체를 도보로 걸어보는 여정이 최고일 것이다.

그렇지만 역시나 배타고 왕복하는 시간이 나는 너무 싫다. 너울과 파도에 울렁거리는 배 안에서 꼼짝 못하고 갇혀 있는 일곱 시간만 참을 수 있다면 울릉도는 잘 보존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최상의 체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강릉항여객터미널. 우리를 울릉도로 실어 줄 시스포빌3호가 기다리고 있다.

출항시각은 08시 30분이다.

새벽 4시15분에 인천에서 출발하여 7시가 되기 전에 항구에 도착했다.

송정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인근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씩을 먹고 났더니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

 

 

 

▼ 1층 객실. 서해안다니는 선박보다는 좌석배치가 제법 여유가 넘친다.

400명이 넘는 인원이 꽉 들어찬 선실에는 진도 세월호 참사의 여파 때문인지 차분한 긴장감이 떠돌고 있다. ▼

 

 

 

 

 

▼ 배는 예정보다 50분이나 늦게 울릉도에 도착했다.

뿌연 선박 유리창 너머로 사진을 찍어 본다.

그래도 포토샵으로 보정을 했더니 그럴듯한 그림이 되었다. ▼

 

 

 

 

 

▼ 저동항에 도착하여 배에서 내리니 벌써 12시가 다 되었다.

서둘러 숙소를 향해 걷는다. ▼

 

 

 

▼ 숙소에 짐을 풀고 이것저것 정리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다.

산행 들머리인 KBS중계소까지 택시비는 1만원.

정면 건물은 막걸리집. 성인봉까지는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

 

 

 

 

 

 

 

▼ 산행 시작 지점부터 시원한 그림이 펼쳐진다.

울릉도의 중심지 도동 마을 전경. ▼

 

 

 

 

 

 

 

 

 

▼ 산행 시작후 20여분간은 계속해서 오르막이다.

숲이 울창하여 신록의 길을 걷는 즐거움이 있다. ▼

 

 

 

 

 

▼ 잠시 평지에 가까운 오솔길이 길게 이어진다.

대원사 방향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쉬엄쉬엄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

 

 

 

 

 

 

 

 

 

▼ 평탄한 길을 기분좋게 걷다보니 나무다리에 도착했다. ▼

 

 

 

 

 

▼ 목교에서 바라본 천두산 정상.

좌측으로 말잔등을 지나 성인봉과 이어져 있다. ▼

 

 

 

 

 

 

 

 

 

 

 

 

 

 

 

▼ 평지 수준의 편안 숲속 오솔길이 이어지지만 우측 사면은 가파른 벼랑이다.

끈질기게 남아있는 눈길에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수십 미터는 굴러야 할 모양이다. ▼

 

 

 

 

 

 

 

 

▼ 산행 시작후 1시간 만에 팔각정에 도착했다. ▼ 

 

 

 

▼ 팔각정에서 모처럼 조망이 터졌다.

가운데 보이는 길은 저동에서 봉래폭포로 오르는 길이다.

저동 중심가는 오른쪽 산봉우리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

 

 

 

 

 

 

 

 

 

▼ 섬노루귀가 수줍게 우리를 반긴다.

응달 도린곁에 불쑥 솟은 자태가 그 꽃말처럼 귀여운 듯 가여운 듯 하다. ▼

 

 

 

 

 

 

 

▼ 곳곳에 눈이 녹아 진탕을 이루고 있다. ▼

 

 

 

▼ 팔각정 직전부터 한참을 치고 오르니 안평전에서 올라오는 삼거리, 능선에 도착했다.

나무 식탁도 있어 늦은 점심을 먹는데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 춥다.

어쩐지 명이나물따는 동네 아낙들이 의자에 앉지 않고 숲속 풀밭에 앉아 쉬고 있더라니..

바람골이라는 이름이 그냥 생긴건 아니었다. ▼

 

 

 

 

 

▼ 도시락을 까먹으며 소주도 한 잔하고.

40여분을 쉬었다. ▼

 

 

 

▼ 목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성인봉 정상이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

 

 

 

 

 

 

 

 

 

 

 

 

 

 

 

▼ 완만한 경사의 능선길을 단숨에 치고 오르니 정상이 목전이다. ▼

 

 

 

▼ 성인봉 정상에서 바라본 천두산.

KBS중계소에서 정상까지는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편안한 길이다. ▼

 

 

 

 

 

▼ 드디어 99번째 인증샷 획득.

이 사진 한 장을 찍으려고 5개월이 넘게 기다린 것이다. ▼

 

 

 

▼ 말잔등을 지나 천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

 

 

 

▼ 현포항 방향 그림.

바닷물이 보일듯 말듯 시계가 깨끗하지만은 않다. ▼

 

 

 

 

 

 

 

▼ 미륵산, 형제봉에서 송곳봉까지 이어지는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

 

 

 

 

 

▼ 산악회 멤버들인지 등산객 한 무리가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성인봉 정상은 앉아서 쉴만한 공간은 없다.

오늘이 바람도 워낙 강하게 불어 그만 철수하기로 했다. ▼

 

 

 

▼ 오른쪽 정상에서 계단 몇 개 내려오면 나리분지로 가는 갈림길이다. ▼

 

 

 

▼ 그 유명한 나리분지 방향의 가파른 계단.

한참을 끝도 없이 나무계단이 이어진다.

이 계단이 없었다면 정말 위험하고 힘든 하산길이 되었을 것이다. ▼

 

 

 

 

 

 

 

 

 

 

 

 

 

 

 

 

 

 

 

▼ 눈녹은 물이 작은 개울을 이뤄 졸졸 흐른다. ▼

 

 

 

 

 

 

 

 

 

 

 

▼ 잠시 평탄한 길을 지나면 또다시 시작되는 나무계단.

그저 고마운 계단이다. ▼

 

 

 

 

 

▼ 계단 중간에는 나리분지가 한눈에 들어 오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오른쪽 멀리 보이는 하얀 길은 천부로 넘어가는 길이다.

오늘 계획은 좌측 성불사 방향으로 진행하여 송곳봉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는 것이다. ▼

 

 

 

 

 

▼ 투막집도 망원으로 당겨 보고. ▼

 

 

 

▼ 형제봉 방향 봉우리들이 볼록볼록 솟아 있다. ▼

 

 

 

 

 

▼ 느긋하게 파노라마 사진도 찍어 보고. ▼

 

 

 

 

 

▼ 또다시 가파른 내리막을 따라 계단을 내려간다. ▼

 

 

 

▼ 성인봉 정상은 어느덧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숨어 버렸다. ▼

 

 

 

 

 

▼ 산악회 한 무리가 올라 온다.

가파른 계단에서 제법 힘겨워 하는 모습이다. ▼

 

 

 

 

 

▼ 이제 작은 계곡에 내려서면 나무계단은 모두 끝이 났다. ▼

 

 

 

 

 

 

 

▼ 룰루랄라 평탄한 나리분지 숲길을 걸어 간다.

자연과 함께 교감하는 행복한 순간이다. ▼

 

 

 

▼ 신령수.

물맛이 정말 끝내 준다. ▼

 

 

 

 

 

▼ 족욕을 할 수 있도록 배려는 했는데..

나뭇잎들이 떠 있어 발을 담그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

 

 

 

 

 

 

 

 

 

▼ 투막집 앞에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좌측 뾰족한 산마루가 성인봉 정상일 것이다. ▼

 

 

 

 

 

 

 

 

 

 

 

 

 

▼ 군부대 철조망이 보이기 시작하면 나리분지 마을에 도착한 것이다. ▼

 

 

 

▼ 본래 계획은 좌측 성불사 방향으로 2km 가량 계속 걸어 가는 것인데..

표지판 바로 오른쪽이 버스 정류장이어서 시간을 보니 앗, 4시 57분이다!!

5시면 천부가는 버스가 출발할텐데..

망설임은 잠시. 여기서 오늘 산행은 마치기로 했다.

차라리 밝을 때 해안도로를 따라 경치나 구경하며 저동까지 이동하기로 한다. ▼

 

 

 

 

 

▼ 천부에 도착해서 버스를 갈아탄다.

천부까지 요금은 어른 1,000원, 우리 막내 초딩은 500원이다.

관음도에서 오는 버스 승객을 태우려 기다리는 동안 사진 몇 장을 찍는다.

오늘 걸어 가려 했던 송곳봉과 성불사를 열심히 당겨본다. ▼

 

 

 

 

 

 

 

 

 

▼ 천부에서 저동가는 버스는 이미 끊어져서 도동까지만 가서 다시 저동가는 버스로 다시 갈아 탄다.

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산행 들머리 택시비까지 우리 세 사람의 오늘 교통비는 도합 18,500원이 들었다.

해안도로를 한 바퀴 돌아 도동까지 가는 한 시간 동안에도 틈나는 대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렇게 찍은 사진들과 다음날 돌아다닌 저동 옛길과 도동 해안산책로, 봉래폭포 등 사진은 울릉도 여행편으로 분류해서 산행기와는 별도로 정리하기로 한다.

저동에 도착해서는 수산시장에서 한치와 소라, 스킨스쿠버로 잡는다는 그 유명한 울릉도 자연산 홍합을 사서 숙소로 들어 갔다. 15,000원 짜리 홍합밥에 달랑 한 마리 정도 들어간다는 귀한 자연산 홍합을 삶아 근처 중국집에서 시킨 짬뽕과 짜장면을 함께 먹으니 세상에 그 어떤 만찬도 부럽지 않다.

울릉도 짬뽕은 한 그릇에 만원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6,000원이란다. 기대했던 것보다 맛도 그만이다.

소라회는 필받은 마누라가 혼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웠고 한치회도 인기 폭발. 홍합 국물도 시원하기 그지없다.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 창문으로 보이는 촛대바위 야경을 감상하며 울릉도의 첫날을 마감하였다. ▼

 

 

 

▼ 아래 파노라마 사진은 다음날 아침 촛대바위 부근에서 바라본 저동항 전경.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인다.)

나머지 울릉도 여행기는 따로 올리기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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