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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352산-숨겨진우리산(完)

[300대명산]251.충남 천안 은석산(455m) 유관순을 기억하는 항일정신의 상징(2019.7.19)

by 日新우일신 2019.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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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은석산 (은석산, 300대명산 251번째)
2. 위 치 : 충청남도 천안시

3. 높 이 : 455미
4. 산행일시 : 2019. 7. 19(금) 16:20-18:20 (2시간, 순수산행시간 1시간40분)
5. 산행거리 : 5.1Km
6. 산행코스 : 고령박씨종중재실 → 팔각정 → 철쭉동산 → 은석산 정상 → 어사 박문수 묘 → 은석사 → 고려박씨종중재실

7. 동행자 : 나홀로

 

 

 

- 세종시 업무를 마친 후 귀갓길에 잠시 짬을 내었다. 태풍 다나스의 북상으로 주말은 온통 비소식이다.

오늘을 놓치면 이번 주말도 산행이 어려울 터. 출장 전부터 미리 생각해 둔 곳이 오늘의 은석산이다.

 

- 은석산은 암행어사 박문수 브랜드로 가득 채워져 있다. 등산로도 어사 박문수 테마길로 명명하여 그의 이름을 빼면 무엇 하나 볼 것이 없다. 곳곳에 그의 어록과 행적을 기록한 안내문들이 설치되어 있으니 가히 박문수의 산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무언가 불편한 느낌이 든다. 암행어사 박문수의 활약과 전설이 상당 부분 창작, 과장되었다는 반론은 차치하더라도 은석산과 얽을만한 인물 스토리텔링이 고작 박문수만 있는 것은 아니겠기 때문이다.

 

- 은석산 정상에서는 병천시장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아우내장터로 알려진, 3.1만세운동의 무대이자 유관순의 생가가 있는 바로 그 동네 말이다. 어린 유관순이 늘 올려다 보았을 은석산(과 작성산)을 그녀와 관련된 서사와 상징으로 연결시키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불만이다. 물론 제한된 구역의 짧은 답사로 내가 못본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유관순과 관련한 안내판이나 조형물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 나는 10대 후반부터 대한민국 3대 악(惡)으로 친일, 반공, 종교(기독교)를 지목했었고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도리어 20여년 전부터는 한 가지를 추가하여 4대 악(惡)을 척결의 대상으로 굳게 믿고 있으니 친일, 반공, 종교(기독교), 언론 의 교활한 기득권 세력들이 그것이다.

근래 아베의 황당한 자해 공갈로 반일감정이 폭발하고 있지만 사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의 주적이었다. 우리 현대사의 굴곡과 모순, 야만적 배신과 모든 사회적 부조리의 근원에는 일본이 존재하였던 것이다. 그들의 침략으로 '친일'의 독버섯이 자라 났고, 패망한 일본 대신 엉뚱한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졌으니 그 틈에서 친일의 독버섯이 '반공'을 핑계로 온 산하를 피로 물들이며 독재 권력의 신화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오로지 자신들만의 영달을 도모하는 기득권 지배세력들이  '종교(기독교)''언론'을 무기삼아 온갖 위선과 거짓으로 민족적 정기를 피폐하게 하고 교묘한 선동, 세뇌 공작을 통해 우매한 대중의 정신을 지배하여 왔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비극들은 거슬러 올라가면 임진왜란 무렵부터 시작되었거니와 조선 후기의 썩어빠진 세상을 만든 惡의 근원은 오로지 침략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었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임진왜란으로 뿌리째 흔들려 버린 조선 사회가 재기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격동의 제국주의 시대에 이르러 결국 일본의 재침으로 무너져 내린 것이니 일본이야말로 불구대천지수의 나라가 아니겠는가.

 

(나는 90년대에 공무원으로서 일본 소방청을 방문한 이후로 단 한번도 일본땅을 밟아 본 적이 없다. 심지어 기업인모임 등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본을 뭣하러 가느냐고 늘 만류하는 오지랖er(?)였다. 최근의 일본여행 자제 물결은 만시지탄일지언정 정상으로 돌아가는 당연한 흐름일 뿐이다. 요즘 나는 아베가 이뻐 죽을 것만 같디. 바라거니와 한국인의 비자발급 제한 정책을 제발 실행해 줬으면 한다.) 

 

- 2019년은 세계사적 의미가 있는 3.1운동이 일어난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엄혹한 야만의 시대 일제 강점기에 고향 장터로 쫓기듯 돌아와서도 거대한 불의에 맞서 꽃잎처럼 떨쳐나선 한 소녀의 신념과 용기, 출생부터 그 비참한 최후까지의 모든 경과를 그저 묵묵히 굽어 보며 품에 안고 있던 은석산이 아닌가. 

천안시는 항일 정신의 상징적 공간인 아우내장터와 그녀의 생가 동네가 내려다 보이는 은석산 정상에 유관순의 작은 조형물이나 안내판이라도 하나쯤 자랑스럽게 설치할 수는 없었을까?...

 

- 은석산은 천안시 북면과 병천면에 경계해 있는 높이 455미터 산이다. 산 남쪽엔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세웠다는 은석사가 있어 예로부터 시인묵객들이 많이 찾았다 한다. 또 사찰 입구엔 백여명이 앉아 쉴 수 있는 반석이 있다.
남동쪽 계곡에는 도동서원이 있었던 서원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 이름이 ‘서원’인 것은 그 마을에 서원으로는 유일하게 도동서원이 자리하면서 마을 이름까지 서원으로 붙였다고 한다. 이 서원에선 김일손과 목천현 출신 유학자 황종배가 배출되었다고 한다.
은석사를 지나면 어사로 유명한 영성군(靈城君) 박문수(1691~1756)의 묘가 있다. 암행어사 박문수는 1727년 정미환국으로 소론이 득세하자 사서에 등용되어 영남 암행어사로 나가 부정관리들을 적발했다. 이듬해 이인좌의 난 때는 종사관으로 출전, 전공을 세워 경상도 관찰사에 발탁되고, 분무공신 2등에 책록되어 영성군에 봉해졌다. 군정과 세정에 밝았으며, 암행어사 때의 많은 일화가 전해지고있다.
또 은석산은 불개미로 유명한데 송충이의 천적으로 숲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은석산 남쪽에는 병천암이라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천안시알파인클럽에서 이 바위에 등반길을 개척했다. 코스는 좌벽, 우벽, 중앙벽 등 3면으로 나뉘며 난이도는 5.8급에서 5.12급까지 다양하게 있다.(산림청 자료 참조)

 

 

▼ 산행 들머리는 고령박씨종중재실이다.

평일 늦은 오후의 주차장은 텅 비어 있다.

맘 편하게 신발과 윗옷을 갈아 입는다. ▼

 

 

 

 

▼ 등산로 자체가 아예 어사 박문수 테마길이다. ▼

 

 

 

 

▼ 마을길로 들어 섰지만 은석산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

 

 

 

 

▼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직진해서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올 계획이다.

세종시는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천안까지는 비구름이 몰려들지 않았다. ▼

 

 

 

 

 

 

▼ 잔뜩 찌푸린 날씨의 어둑한 숲속으로 들어 선다. ▼

 

 

 

 

▼ 예상보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다.

바람 한 점 없이 습도 높은 날씨에 초장부터 땀이 흘러 내린다. ▼

 

 

 

 

▼ 무덤이 나타나면 좌측 위로 진행한다. ▼

 

 

 

 

 

 

▼ 어휴, 상당히 가파른 길인걸?

선답자들 산행기로는 무슨 산책길 마냥 적어 놨더만.. ▼

 

 

 

 

 

 

▼ 어찌나 힘이 들던지.. 10여분 앉아서 쉬었다.

캔맥주 한 모금과 작은 소세지 하나를 먹으며 숨을 고르고 나니 한결 컨디션이 좋아졌다. ▼

 

 

 

 

▼ 방향은 광덕산과 무성산 쪽인데.. 어디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

 

 

 

 

 

 

 

 

▼ 무덤 위로 올라서니 능선길이 시작된다.

잠시 빗방울이 떨어져 일순 긴장한다. ▼

 

 

 

 

▼ 금새 작은 봉우리 하나가 길을 가로막고, ▼

 

 

 

 

 

 

▼ 또 금새 평탄한 대로가 나타난다. ▼

 

 

 

 

 

 

 

 

▼ 계단 몇 개를 오르고 나면 팔각정이다.

은석산 전망대로 부르는 모양이다. ▼

 

 

 

 

▼ 팔각정에서 바라본 지나온 방향.

가운데 멀리 희미한 것이 무성산인지? ▼

 

 

 

 

 

 

▼ 가야 할 길. ▼

 

 




 

▼ 명색 전망대라니 파노라마도 하나 찍어 보고. ▼

 

 

 

 

▼ 팔각정을 지나면서부터 진짜 산책로가 펼쳐진다. ▼

 

 

 

 

▼ 이 구간이 철쭉동산으로 부르는 지점인가 보다. ▼

 

 

 

 

 

 

 

 

▼ 운동시설도 설치되어 있고. ▼

 

 

 

 

▼ 묘소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직진한다.

박문수 묘소는 어차피 내려 가면서 지나가게 된다. ▼

 

 

 

 

 

 

▼ 150m 남은 걸로 표기되어 있던데 생각보다 은석산 정상이 멀다.

잠시후 이 곳으로 되돌아와 오른쪽 은석사 방향으로 하산하게 된다. ▼

 

 

 

 

 

 

 

 

 

 

▼ 막판 150m 표지부터가 제법 길게 느껴졌다.

1시간 10분이 걸렸으니 생각보다 많이 지체된 셈이다. ▼

 

 

 

 

▼ 건너편 작성산. ▼

 

 

 

 

▼ 병천시장 방향 조망. ▼

 

 

 

 

▼ 독립기념관 방향 조망.

가운데 봉우리는 흑성산이고 우측으로 태조산, 성거산이 이어질 것이다. ▼

 

 

 

 

▼ 어렵게 셀프 인증샷도 하나 건지고. ▼

 

 

 

 

 

▼ 저 골프장이 우정힐스CC 인지?..

그렇다면 그 너머 희미한 것이 광덕산일 것이다. ▼

 

 

 

▼ 백석연수원과 작성산.

그 좌측으로 봉암산, 개죽산이 이어진다. ▼

 

 

 

 

▼ 가운데는 상봉산이요, 그 오른쪽에 병천시장이 있다.

상봉산 건너 납작 엎드린 것이 매봉산이요, 유관순열사유적지와 생가가 있는 곳이다.

시간과 코스가 된다면 상봉산으로 내려가며 유관순과 3.1운동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겠다. ▼

 

 

 

 

▼ 오후 6시가 가까워지고 있으니 오랫동안 여유를 부릴 수는 없다.

하산 시작. ▼

 

 

 

 

 

 

▼ 어사 박문수 묘소 도착.

박문수 테마길..까지는 좋은데 나는 유관순을 기억하는 산으로도 인식되었으면 좋겠다. ▼

 

 

 

 

 

 

▼ 정면 숲에서 내려왔다.

저 위 우측으로 가면 은석사가는 길이다. ▼

 

 

 

 

 

 

▼ 뭐 이렇게 깔끔한 나무계단까지.. ▼

 

 

 

 

 

 

▼ 짧지만 나름 가파른 구간을 편안하게 내려왔다. ▼

 

 

 

 

 

 

▼ 은석사 도착. ▼

 

 

 

 

 

 

▼ 스피커로 울리는 독경 소리가 산사의 정적을 깨뜨리고 있다. ▼

 

 

 

 

 

 

▼ 묘한 갈림길에서 잠시 고민한다.

군자는 대로행(?)이라니, 내 선택은 오른쪽이다.

왼쪽은 지도에 표시된 예전 등산로인가보다. ▼

 

 

 

 

 

 

 

 

▼ 물도 없는 계곡 합수부에 다리가 두 개나 설치되어 있다. ▼

 

 

 

 

▼ 이렇게 된 것이다.

나는 왼쪽으로 내려 왔으니 수해로 인해 새로운 등산로를 만든 모양이다. ▼

 

 

 

 

▼ 계곡에서는 예전 길을 따라 걷는다. ▼

 

 

 

 

▼ 숲길은 좋은데 바짝 마른 계곡 근처로 오니 날벌레가 기승이다. ▼

 

 

 

 

▼ 가만 보니 계곡의 바닥이 온통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만 콸콸 흐른다면 정말 멋졌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수해가 날 정도의 깜냥은 아닌 것 같은데...

2017년에는 아마도 엄청난 물폭탄이 쏟아졌던 모양이다. ▼

 

 

 

 

▼ 지겹게 따라붙는 벌레들을 피해 다리를 건넌다. ▼

 

 

 

 

▼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면 산행은 끝난 것이다.

다행히 비도 맞지 않고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을 완료했다. ▼

 

 

 

 

▼ 주차장에 도착하여 고령박씨 재실을 다시한번 본다.

마당에 잡초가 무성하여 들어가 볼 엄두는 내지 않았다.

마누라에게 전화로 하산 완료 보고를 드렸더니 이 더운 날씨에 산에 가냐고 미쳤단다..

귀가하는 길은 금요일의 퇴근차량 행렬에 갇혀 꽤나 고생한다.

너무 짧았지만 미답지 하나 해치운 보람은 남았다.

까짓 주말 내내 폭풍우가 몰아치든 말든, 이제 나는 알 바가 아니로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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