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천봉산 (天鳳山/千峰山, 300대명산/산림청 숨겨진우리산 285번째)
2. 위 치 : 경상북도 상주시
3. 높 이 : 436미터
4. 산행일시 : 2021. 2. 6(토) 10:25-14:00 (3시간35분, 순수산행시간 2시간40분)
5. 산행거리 : 8Km
6. 산행코스 : 세천(남적2동마을회관) → 황골산(황금산) → 이끼늠에안부 → 천봉산 정상 → 육각정 → 임란북천전적지
7. 동행자 : 엠티산악회 26명
- 거의 두 달만의 산행이다. 코로나 폭발과 동절기 게으름이 겹쳐 하릴없이 세월을 보냈다. 올해는 왠지 눈꽃산행도 끌리지 않아서 일곱번의 주말을 별다른 아쉬움없이 흘려 보낸 셈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여전히 300명대를 상회하고 있지만 더이상 집에만 있을 수는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오늘은 2021년 첫 산행이다.
- 이미 다녀온 갑장산, 노악산(노음산)과 더불어 상산삼악(商山三岳)의 하나로 꼽히는 석악(石岳) 천봉산을 찾았다. 동행한 산악회는 노악산까지 1일2산으로 진행하지만 나는 일찌감치 천봉산만 걷는 것으로 정해 두었다.
산행 시간을 7시간 넘게 준다는 말에 잠깐 흔들렸지만 애초부터 기억 속에 뻔한 노악산을 다시 걷는 일은 영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은 모처럼 조우한 솔방울님 일행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의리도 팽개치고 산악회와 따로 움직인 덕분에 인적없는 겨울산에서 느긋한 나홀로 유산(遊山)의 하루를 즐길 수 있었다.
- 천봉산은 풍수지리적으로 상주의 안산이면서 진산이다. 만산, 부원, 남적, 봉강 등 여섯 자연마을을 품고 있어 산 끝자락에는 자산산성과 호국성지인 임란북천지가 있고, 만산동 안너추리에는 남매상을 모신 성황사와 바위집인 영암각 그리고 국사남매 성황당 등이 있다. 그만큼 천봉산은 고을제사를 모셨던 성황사을 비롯한 민간신앙의 장소였다. 천봉산은 옛부터 상주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숨쉬고 있는 신성한 장소로 여겨져 왔다.
천봉산은 하늘의 산이다. 높지도 않고 상주의 너른 들판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 하고 시내와 가까워 누구나 쉽게 접근 할수 있어 항상 등산객들로 붐빈다. 천봉산은 수많은 길들이 능선으로 이어지고 연결되어있어 옛부터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전해진다. 상주 천봉산은 태백산과 계룡산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무속인들은 믿고 있다. 성황사에는 남매상이 있다.(아래 '시니어매일' 기사 참조)
www.senior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9565
- 상주가 어떤 지역이던가. 고려와 조선을 잇는 천년의 세월 동안 경상도의 주도(主都)로서 기능한 역사의 중심이었다. 경상(慶尙)도가 경주(慶州)와 상주(尙州)에서 따온 지명임은 주지의 사실이거니와 이러한 상주의 명실상부 진산(鎭山)으로 인정받았던 천봉산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 명산인 셈이다.
상주의 영봉(靈峰)이라 일컬어지는 갑장산이 지역의 정신적 상징이라면 천봉산은 상주 사람들의 삶의 무대로써 영고성쇠(榮枯盛衰)를 함께 했던 역사적 실체에 가까운 명산이라 할 것이다. 산세와 높이를 따져 명산을 규정하는 행태는 이를테면 사람을 외모와 권세로써 평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무릇 진정한 산꾼이라면 경계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쇠락하여 평범한 지방 소도시로 기능하는 상주 지역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천봉산은 변함없는 포용으로 자신의 위상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 산악회 버스는 만산사거리에 섰다.
천봉산요양원 쪽으로 향하는 일행들을 바라보며 홀로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
▼ 30분 가까이 기다린 후 버스를 타고 세천에 도착하였다. ▼
▼ 사진으로 익숙한 남적2동마을회관을 지나고. ▼
▼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게 된다. ▼
▼ 역시 사진으로 익숙한 지점에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
▼ 낮은 산길이지만 이정표가 자주 나타난다.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전혀 부질없는 짓이다. ▼
▼ 오랜만의 산행이라 오르막을 만나면 땀이 뚝뚝 떨어진다.
시간이 워낙 많이 남아서 그저 천천히 걸어간다. ▼
▼ 헥헥거리며 작은 봉우리에 올라선다. ▼
▼ 가야 할 길이 제법 아득하게 눈에 들어온다. ▼
▼ 잠시 오르막이 길게 이어진다. ▼
▼ 저기가 황골산인가 하고 올라보면, ▼
▼ 또다른 언덕이 나타나기를 서너번이나 반복한다. ▼
▼ 황골산(황금산) 정상 도착.
세천으로부터 1시간 정도가 걸렸다. ▼
▼ 앞에 보이는 천봉산을 가기 위해서는 제법 내려 갔다가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
▼ 천봉산쪽 봉우리가 가파르게 앞을 가로막는다. ▼
▼ 이끼늠에 갈림길로 불리우는 잘록이를 지나면, ▼
▼ 상당히 가파른 급경사 오르막을 만나게 된다. ▼
▼ 돌아본 황골산(황금산). ▼
▼ 가파른 봉우리로 올라서면 다시 편안한 능선길이 시작된다. ▼
▼ 오늘 날씨는 거의 폭망 수준이어서 조망은 무엇 하나 볼만한 것이 없다. ▼
▼ 돌아본 지나온 길.
작은 오르내림이 있는 편안한 능선길이다. ▼
▼ 천봉산 정상에 도착했다. 황골산에서 대략 40분 소요.
막판에 허기가 밀려와서 은근히 힘겹게 올라선 길이다.
정자는 갑장산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유리로 되어 있어서 따뜻하게 점심을 먹을 기대를 품었건만... ▼
▼ 막상 올라가 본 정자는 산불감시원의 전용 사무실(?)로 꾸며져 있다. ▼
▼ 다행히 해가 나기 시작하여 정상 벤치에 앉아서 여유로운 정상주를 즐겼다.
세천에서 여기까지는 전혀 사람 구경을 할 수 없었지만 천봉산 정상부터는 종종 등산객들을 만나게 된다.
지척의 갑장산을 전혀 식별할 수 없는 정도의 조망이 갑갑하게 느껴진다. ▼
▼ 건너편 노악산의 마루금도 희미하다. ▼
▼ 당겨본 북천 일대도 부옇기만 하고..
뽀샵으로 보정한 것이 겨우 이 정도, 육안으로는 모든 것이 흐릿하다. ▼
▼ 본래는 이렇게 보이는 것인데..
2018년 9월 노악산에서 바라본 천봉산 일대의 모습. ▼
▼ 정상에서 거의 50분을 혼자 놀다가 슬슬 내려 가기로 한다. ▼
▼ 임란북천전적지로 하산하는 길이 두 갈래인 것을 간과했다.
끝내 전망대를 찾지 못하였으니 왼쪽 약수터하산길로 가야 했던 모양이다. ▼
▼ 돌아본 갈래길.
나는 왼쪽에서 내려왔다. ▼
▼ 마냥 내려가는 줄 알았더니 작은 언덕들이 나타난다.
넘치는게 시간이어서 모조리 올라가 본다. ▼
▼ 돌아본 천봉산 정상부. ▼
▼ 육각정 뒤에 옹색한 조망바위가 숨어있다. ▼
▼ 역시 뽀샵으로 많이 보정한 결과물이다. ▼
▼ 닌자거북이바위인가??. ▼
▼ 동네 명산답게 잘 관리된 운동시설들도 보인다. ▼
▼ 운동시설을 지나자 북천이 보이면서 사실상 산행이 끝나 버렸다.
사진으로 봤던 전망대를 못 찾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
▼ 정상으로 가는 '노선'이 2개 있었으니 나는 왼쪽의 '노선1'로 내려왔다. ▼
▼ 천봉산 정상에서 1시간이 걸렸다.
시간을 따져보니 조금 서두르면 세천에서 이곳까지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을 것 같다. ▼
▼ 임란전적지를 슬슬 구경하려 했건만...
코로나 난리로 문이 닫혀 있다!!.
아하, 이렇게 되면 많고 많은 시간을 어찌 보내야 한단 말인고.. ▼
- 임진왜란 초기 상주 북천에서 벌어진 전투는 애당초 허망한 것이었으니 뜻있는 몇 인물과 사실상 아무런 전투력도 없는 백성들만 속절없이 희생되었던, 비참한 민중의 역사가 새겨진 곳이었던가 보다.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180906.010140743000001
▼ 북천도 둘러 보고. ▼
▼ 임란전적지도 눈으로 더듬어 본 후에 천천히 상주시내로 걸어간다.
2km 떨어진 식당으로 이동하여 짬뽕 한 그릇에 소주를 홀짝이며 나홀로 뒷풀이를 즐겼다. ▼
▼ 최대한 천천히 식사하며 시간을 보낸 후 상주 시내버스를 타고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는 휴게소로 이동하였다.
솔방울님, 마루치님과 재회하여 캔맥주 하나로 간단한 뒷풀이를 대신하고 귀갓길에 오른다.
다행히 예정보다 3,40분 이른 시각에 출발하게 되어 8시반쯤 무난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낮은 산 하나 다녀온 걸로는 시간 낭비가 많았지만 또 이렇게 올해의 산행을 시작했다는 보람은 남긴 셈이다. ▼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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