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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352산-숨겨진우리산

287.전북 완주 경각산(660m) 눈 녹는 능선길의 아릿한 추억(2021.2.19)

by 日新우일신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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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경각산 (鯨角山, 300대명산/산림청 숨겨진우리산 287번째)
2. 위 치 : 전라북도 완주군, 임실군
3. 높 이 : 660미터
4. 산행일시 : 2021. 2. 19(금) 11:15-14:15 (3시간, 순수산행시간 2시간30분 이내)
5. 산행거리 : 4.6Km
6. 산행코스 : 불재 → 전망바위 → 경각산 정상 → 전망바위 → 불재 (원점회귀)
7. 동행자 : 마누라

 

 

- 모처럼 집사람과 일정을 맞춰 1박2일 부부동반 여행 산행에 나섰다. 산행에 적합한 계절은 아니니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낮은 산 몇 개를 가볍게 돌아볼 심산이다.

애매한 위치에 달랑 하나 남은 경각산은 늘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길게 코스잡기도 애매하고 정각사쪽 등로가 제법 험하다고 하여 별다른 기대감도 없었건만 하필 봄눈까지 쌓여있는 날씨에 찾게 되었다.

 

- 결국 오른발 엄지발톱이 말썽이다. 2주 전부터 느껴진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오늘도 내리막에서 불편함을 느낀 것이다.

찰떡처럼 발바닥에 달라붙는 눈 때문에 걸음은 불편하고 내리막에서는 엄지발톱 통증까지 느껴지니 산행하는 재미가 뚝 떨어져 버렸다. 진행 속도도 예상보다 훨씬 지체되어 첫날 2산을 오르는 계획을 변경하고 만다.

일찍 들어온 숙소에서 발톱 상태를 살펴봐도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이는데... 고민 끝에 마침내 원인을 찾아낸다. 미세하지만 발톱 한 쪽 전체가 살짝 들려져 있었던 것이다. 다쳤을 만한 일도 기억에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어쨌든 통증의 원인은 알았으니 테이핑으로 보강하면 되리라 기대를 품으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전주시에서 27번 국도를 타고 순창방면으로 가다 전주시계를 벗어나 완주군 구이면으로 들어서면 구이저수지 동북쪽으로 솟아 있는 산이 경각산이다.
모악산과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모악산에 가려 그리 찾는 사람이 적지만 호젓한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경각산의 유래는 한자로 고래 경(鯨), 뿔각(角)을 써서 고래등에 난 뿔처럼 생긴 산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산 아래의 광곡마을에서 바라보면 모악산 방향으로 머리를 향한 고래의 모습이며, 정상에 있는 두 개의 바위가 마치 고래의 등에 솟아난 뿔의 형상이다.(완주군청 홈페이지 참조)

 

 

▼ 불재에 도착하여 길가 작은 공간에 겨우 차를 댄다. ▼ 

 

 

▼ 들머리를 못 찾고 잠시 헤맨다.

지도상의 등로에는 사유지 타령에 개한테 물린다는 협박문구가 적혀 있다.

불쾌하고 사나운 인심은 그렇다치고 등산로는 어디로 가라고 화살표 하나 표시해주면 될 터인데...

다짜고짜 시빗조의 공갈협박에 시작부터 마음이 언짢아졌다. ▼

 

 

▼ 아랫쪽에 길이 보여 따라 들어갔더니 여기도 사유지 경고문이다.

그래서 등산로가 있다는건지, 없다는건지?? 부글부글 짜증이 솟아난다. ▼

 

 

▼ 금새 양 갈래 길...인 줄 알았더니 빨간 리본이 보이는 왼쪽으로 길이 하나 더 있다.

이 곳이 정규등로이다. 등산로 안내표지는 전혀 없다. ▼

 

 

▼ 등로에는 눈이 제법 쌓여 있다.

눈덮인 숲속에서 잠깐 길을 잃고 헤매었지만 금새 뚜렷한 등로를 찾았다. ▼

 

 

▼ 발자국 하나 없는 새하얀 눈길.

아이젠을 꺼낸 것도, 눈을 밟으며 걷는 것도 사실 올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오늘 전주쪽 최고온도는 영상 16도. 보기에는 그럴듯한 눈길이 상당히 불편하다.

발바닥에 눈뭉치가 끊임없이 달라붙어 걸음을 방해하는 것이다. ▼

 

 

▼ 오랜만의 산행에 나선 마누라는 멀찍이 뒤쳐지고.

내가 지나온 걸음마다 반죽을 뜯어낸 것처럼 선명한 발자국이 남았다. ▼

 

 

▼ 경각산의 유일한 볼거리, 전망바위에 올라섰다. ▼

 

 

▼ 전망바위에서 휘둘러본 파노라마 전경.

가운데 모악산과 구이저수지, 오른쪽 고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

 

 

▼ 당겨본 모악산 정상. ▼

 

 

▼ 오른쪽 건물들 보이는 곳이 들머리인 불재 부근이다. ▼

 

 

▼ 잠깐의 내리막에서도 긴장한다.

자칫하면 엄지발톱에 짜릿한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

 

 

▼ 발바닥에 쩍쩍 달라붙기는 하지만 모처럼 눈길을 걷는 즐거움에만 집중하려 노력한다. ▼

 

 

▼ 하얀 눈길과 파란 하늘, 시각적으로는 충분히 훌륭한 겨울산행이다. ▼

 

 

▼ 짐작보다는 길게 오르막이 이어진다.

오늘은 여러모로 안좋은 여건이 겹쳐서 더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

 

 

▼ 산불감시초소가 보이면 경각산 정상에 다 온 셈이다. ▼

 

 

▼ 정상 옆 석축의 흔적. ▼

 

 

▼ 경각산 정상의 모습.

제법 세찬 바람이 불어서 한기가 느껴진다. ▼

 

 

▼ 나무 사이로 고덕산이 보인다.

어이없는 알바로 정상을 세번이나 올랐던 악연(?)이 있는 산이다. ▼

 

 

▼ 정상에서 빵 한 조각을 먹고 하산하기 시작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면서 모악산 방향도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

 

 

▼ 멀리 정각사로 이어지는 암벽의 모습.

오늘같은 컨디션으로는 접근하기 곤란한 구간이다. ▼

 

 

▼ 내리막길이 고역이다.

발톱이 불편하여 그저 조심조심... ▼

 

 

▼ 눈은 빠르게 녹고 있다. ▼

 

 

▼ 전망바위로 되돌어올 즈음에는 눈길은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

 

 

▼ 부쩍 시계가 탁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

 

 

▼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눈의 자취가 허망하다. ▼

 

 

▼ 사유지 우회 화살표시가 도로 입구에도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이다. ▼

 

 

▼ 불과 몇 시간만에 눈은 완전히 녹아 버렸다.

왕복 2시간이 걸리지 않을 걸로 여겼던 구간에서 꼬박 3시간을 날렸다.

작은 발톱 통증에 의욕이 완전히 꺾여 버려서 오후 산행은 더이상 욕심내지 않기로 한다.

예약해둔 정읍의 숙소로 이동하여 일찌감치 휴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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