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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352산-숨겨진우리산(完)

228. 경북 영양 일월산(1,219m) 산나물축제와 악전고투 오지 산행(2016.5.14)

by 日新우일신 2016.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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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일월산 (日月山, 숨겨진우리산 / 350대명산 228번째)
2. 위 치 : 경상북도 영양군

3. 높 이 : 1,219미터
4. 산행일시 : 2016. 5. 14(토) 11:00 - 16:20 (5시간20분, 순수산행시간 4시간10분)
5. 산행거리 : 10.5Km
6. 산행코스 : 윗대티 → 이끼계곡 → 일자봉(정상) → 쿵쿵목이 → 일자봉 → 자생화공원 갈림길 → 벌매 → 벌매교

7. 동행자 : 사계절산악회 31명

 

 

- 일월산은 경상북도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알려진 영양군과 봉화군 경계에 있다. 1200미터가 넘는 산이지만 능선은 유순하기 그지없다. 푸른 금강송이 있어 삼림욕장으로 그만이고 해마다 봄이면 산나물축제를 열만큼 온갖 자생식물이 넘쳐나는 곳이다. 여유가 있다면 일월산 최고봉인 일자봉에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하는 일출산행을 겸해도 좋다. 능선에는 식수가 없으므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천문사나 윗대티마을에서 올라 윗대티마을로 원점회귀를 해도 좋고 반대 찰당골로 종주산행을 해도 하루 산행으로 충분하다. 주차장을 기점으로 하는 원점회귀산행은 4시간 30분이면 된다.(산림청 자료 참조)

 

- 알고보니 일월산은 무속인들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황씨부인당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변형된 원혼의 전설들이 떠돌고 있는 것이다. 옛날옛적 오지 산간마을에서 벌어진 한 여인의 죽음과 남은 마을사람들의 두려움이 빚어낸 우리나라 미신의 전형을 보는 듯 하다. 女산신령의 저주와 음기가 서려 있는 일월산이어서인지 사상 최악의 알바를 경험한 하루였다.

 

- 조선 순조 때에 당리에 살던 우씨(禹氏)의 부인 황씨가 시어머니의 학대를 못이겨 일월산에 올라가 산삼캐는 사람들의 움막에서 자결하였다. 가족들은 사방으로 수소문하였으나 찾을 수가 없었고, 며칠 뒤 같은 마을에 사는 이명존(李命存)이라는 사람에게 현몽하여 남편에게 일러 시체를 거두게 하였다.

그 뒤 다시 현몽하여 자기를 위하여 당사를 세워 주기를 부탁하므로, 이씨는 곧 현위치에 넋을 위로하는 당집을 세웠다고 한다. 황씨부인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당집은 일정한 제사일이 없고 때때로 부인들이 찾아와 촛불을 켜고 쌀과 과일들을 놓고 치성을 드리기도 하니 이들은 모두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몸이 아프거나 재수가 없으면 찾아와 빈다고 한다. 그러나 당리 마을사람들은 이 신을 그 지방의 수호신이요 안토신(安土神)으로 믿으며, 안녕과 풍요는 이 여신의 조화라고 믿고 있다. 1976년 당 옆에 산령각(山靈閣)을 지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선답자들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윗대티에 도착하였다.

좁은 마을도로를 따라 들어오니 제법 넓은 주차장이 나타난다.

이 곳까지 오기 전 묘한 분위기의 큰 사찰이 보였는데 그것도 황씨부인당이었다. ▼ 

 

 

 

 

 

 

 

 

▼ 느긋하게 맨 뒤에서 올라 가려니 저 앞에서 왼쪽으로 되돌아 가는 우리 일행들이 보인다.

2주 연속 알바를 한 탓에 오늘은 까불지 말고 산행리더를 따라 가리라 결심하고 있던 마당이었으니...

이것이 운명의 갈림길이었다.

어이없고 황당한 사상 최악의 알바가 시작된 것이다. ▼ 

 

 

 

 

▼ 일행들을 따라 좌측으로 들어서니 아무래도 길이 이상하다.

분명 갈림길에서는 우측으로만 산악회 리본들이 걸려 있었는데...  

 

 

 

 

▼ 곧바로 희미한 길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간다.

설마 30여명 되는 사람들이 모두 착각한 것은 아니겠지.. 아무 생각없이 뒤따라 간다. ▼  

 

 

 

 

 

 

 

 

▼ 어느 순간부터 길이 없어지더니 온통 거칠고 험한 숲속을 헤매기 시작했다.

단체 알바가 시작된 것이다. 사실 이때라도 되돌아 내려 가야 했었다. ▼  

 

 

 

 

 

 

 

 

▼ 나무에 치이고 흙더미에 미끄러지며 악전고투 끝에 이끼계곡을 벗어 났다. 

 

 

 

 

 

 

▼ 그러나 거친 이끼계곡을 벗어나니 길은 더욱 험해진다.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급경사가 앞을 가로막고...

길의 흔적은 전혀 찾을 수가 없다. ▼ 

 

 

 

 

 

 

 

 

▼ 1시간 반 넘게 헤맨 끝에야 겨우 정규등로를 만난다.

사진의 우측 숲속에서 올라온 것이니 참으로 황당한 코스를 걸었던 것이다. ▼ 

 

 

 

 

▼ 정규 등로를 따라 5분 남짓 걸었더니 일월산 정상이다.

이런 젠장..

이렇게 되면 월자봉은 건너 뛰어 버린 셈이다.

본래 코스는 월자봉으로 올라 능선을 타고 여기까지 오는 것이었는데 엉뚱한 숲길을 치고올라 직선으로 정상에 닿은 것이다. ▼ 

 

 

 

 

▼ 전망은 좋다마는..

기분이 참 껄쩍지근하다. ▼ 

 

 

 

 

 

 

 

 

 

 

 

 

 

 

 

▼ 저 산너머는 바로 동해 바다일텐데 알아 볼 수는 없다.  

 

 

 

 

 

 

 

 

 

 

 

 

 

 

 

 

 

 

 

 

▼ 월자봉까지는 1.5km.

왕복 3km면 아무래도 시간이 빡빡하다.

잠시 고민 끝에 일단 가는데까지 가 보기로 했다.  

 

 

 

 

▼ 일월산 정상은 군부대가 점령하고 있어 능선산행은 불가능하다.

양쪽의 산허리를 타고 돌아야 하는 것이다. ▼  

 

 

 

 

 

 

 

 

▼ 쿵쿵목이를 지나니 멀리 버스가 올라 온다는 월자봉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산나물축제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저 곳을 통해 오른 후 산나물들을 캐고 있다. 

 

 

 

 

▼ 아무래도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 되돌아 가기로 한다.

무엇보다 배가 고파서 안되겠다.

전망좋은 월자봉을 건너 뛰어야 한다는 사실에 영 맥이 풀린다. ▼ 

 

 

 

 

▼ 일자봉으로 다시 돌아 와 점심을 먹는다.

소주 한 잔을 마시고 나니 느긋해 졌다.

하산길은 저 아래에서 우측으로 가면 된다. ▼ 

 

 

 

 

 

 

 

 

 

 

▼ 우리 가야 할 길은 벌매이다.

사실 이 하산 경로도 처음부터 맘에 들지 않았다.

구태여 등산지도에도 없는 길을 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 

 

 

 

 

 

 

▼ 편안한 숲속 오솔길 옆으로는 온통 철쭉동산이다.  

 

 

 

 

 

 

▼ 이정표가 있으니 당연히 우측 벌매 방향으로 진행한다. ▼  

 

 

 

 

 

 

 

 

▼ 희미하던 길이 어느덧 사라져 버리고...

또다시 알바가 시작된다. ▼  

 

 

 

 

 

 

▼ 서너명이 함께 30여분을 헤맨다.

나뭇가지가 할퀴고 무너지는 급경사에서 몇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산길에서 미끄러져 주저 앉는 것은 1년에 한번도 있을까말까한 일인데 이게 도대체 뭔 일인지... ▼  

 

 

 

 

▼ 겨우겨우 마을로 가는 길의 흔적을 찾았다.

산행중 알바야 별별 경험을 해 봤지만 3주 연속 알바도 첫 경험이요,(게다가 이번엔 단체알바다!!) 등산길, 하산길 모두를 알바로 채운 경우도 처음이다.

평소 내가 무속이나 종교를 경멸하는 탓에 일월산 신령이 되었다는 황씨부인 원혼이 골탕을 먹였는지도 모르겠다. ▼  

 

 

 

 

 

 

 

 

▼ 한참을 지나 마을 어귀로 내려 선다.

알고보니 경운기 좌측으로 포장길이 있어서 본래는 그 곳으로 내려 와야 했던 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중간에 다른 길이 없었는데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일이다. ▼  

 

 

 

 

 

 

▼ 바로 오른쪽 길이 벌매에서 일월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버젓이 등산안내도까지 있으니 바짝 약이 오른다. ▼  

 

 

 

 

 

 

 

 

▼ 땡볕에 인적없는 포장도로를 한참을 걸어서야 멀리 우리 버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버스에 도착해서도 1시간 반 이상을 기다려서야 인천을 향해 출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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