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장산(숨겨진우리산, 350명산 218번째)
2. 위 치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3. 높 이 : 634미터
4. 산행일시 : 2015. 9. 20(일) 14:40 - 17:50 (3시간10분, 순수산행시간 2시간30분)
5. 산행거리 : 9Km
6. 산행코스 : 벡스코 → 성불사 → 임도 → 선바위 → 장산(정상) → 중봉위 갈림길 → 너덜길 → 중봉갈림길 → 성불사 → 시립미술관역(원점회귀)
7. 동행자 : 나홀로
- 많은 사람들이 해운대는 알아도 장산(634m)은 모른다. 장산은 그리 높지 않으나 우람하고 아름다운 산이다. 여기 저기 넓은 억새밭이 있어 가을엔 하얀 억새가 넘실거린다. 장산 능선 자락 여러 곳에 크고 작은 너덜이 있다. 특히 6부 능선길과 8부 능선길 사이에 있는 큰 너덜은 500~600미터대에서 폭 40~50미터 규모로 형성돼 있어 장쾌하고 특이한 광경을 연출한다.
무엇보다 장산이 좋은 것은 바다 조망이 있다는 것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는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오륙도가 보이고 멋진 광안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이 밝힌 바와 같이 장산은 일본 대마도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다. 장산은 억새와 너덜, 그리고 조망 외에도 숲이 울창하며 계곡과 폭포도 아름답다. 대천공원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은 물론 폭포사 위 양운폭포(일명 장산폭포)는 어느 폭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장산폭포는 해운8경의 제3경이다.
장산 들머리인 대천공원도 볼거리다. 공원에는 상징조형물과 야외무대, 놀이터, 저수지, 체육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다.(산림청 자료 참조)
- 산림청 자료에 적혀 있는 그대로이다. 해운대는 몇 번 가 봤지만 장산은 전혀 들어 보지 못한 산이다. 350명산을 목표로 하지 않았더라면 평생 모르고 지냈을 것이다. 금정산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장산은 삼국시대 이전 '장산국'이라는 고대국가까지 지명의 기원이 올라가는 역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천년이 넘도록 수많은 삶과 죽음이 명멸해 갔을 낯선 공간을 난생 처음 걸어 보게 되었다.
▼ 오전에 승학산 산행을 마친 후 당리역에서 1001번 버스를 타고 벡스코 센텀시티역에서 내렸다.
오후 2시. 서둘렀더니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시각이다.
멀리 장산 정상과 중봉, 옥녀봉까지 이어지는 마루금이 선명하다. ▼
▼ 성불사로 오르는 산행 들머리.
벡스코에서 들머리를 찾아 한참을 헤맨데다가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더니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본래 계획은 우2동주민센터에서 옥녀봉으로 올라 성불사로 내려 오는 것이었지만 낯선 곳이다 보니 우선 안전하게 정상부터 오르기로 생각을 바꿨다. ▼
▼ 성불사 앞 주차장.
오른쪽 도로를 따라 올라 왔다. ▼
▼ 임도를 잠시 걷다가 만난 전망대에서 벌써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전에 비해 안개는 많이 걷혔지만 이번에는 역광이 말썽이다.
날씨가 좋았다면 조망이 근사했을 것이다. ▼
▼ 중봉 갈림길을 지나 재송동 방향으로 계속 걷는다.
널찍한 흙길을 산책하듯 걷는 부산시민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
▼ 정자가 나타난 지점에서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산길로 들어 선다. ▼
▼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되었다.
바람없는 숲속길이 제법 덥다. ▼
▼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래도 오전 산행의 피로가 남았는지 발걸음이 무겁다. ▼
▼ 겨우겨우 선바위(장군바위)까지 올라 왔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11m 바위 꼭대기에는 한 사람이 앉을 만한 자리가 있다고도 한다.
인적없는 숲속 오르막이 지루하고 힘겹다. ▼
▼ 저너머 하늘이 보여서 끝인가 하면 또다시 새로운 숲길이 이어지기를 몇 번.
땀이 삐질삐질 흐른다.
조망이 전혀 없는 숲속 오르막은 어디쯤인지를 모르니 더욱더 지루하고 힘들게 느껴진다. ▼
▼ 무슨 600미터 산을 이렇게 올라가나 지겨워질 무렵 눈앞에 출구가 나타났다. ▼
▼ 조금은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장산 정상은 한산한 편이다. ▼
▼ 정상에서 파노라마 사진도 찍어 보고.
멀리 대마도까지도 보인다던데 아무래도 뻥(?)인 것 같다. ▼
▼ 장산의 실제 정상부는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즉 조망이 바다 쪽으로만 열려 있는 셈이다.
반대쪽 등산로로 가면 조망이 근사할 듯 하지만 오늘은 시간 여유가 없어서 언감생심이다. ▼
▼ 부옇기는 하지만 장쾌한 조망을 즐기며 소주 한 잔을 먹으려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문득 문자 신호가 몇 개 들어왔던 것이 생각나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지인의 부고이다.
환갑을 갓 넘긴 그 형님과는 여러 기업인 모임에서의 추억이 참으로 많았는데..
건강한 신체가 췌장암에 무너지기까지는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갑자기 입맛이 싹 달아나서 사진만 몇 장 찍고 서둘러 내려 가기로 한다. ▼
▼ 광안대교와 오륙도.
보아하니 부산에서 사진 좀 찍는다는 사람들은 자주 올라올 만한 포인트인가 보다. ▼
▼ 왼쪽으로 돌면 군부대 너머 억새 군락지가 나타나는 모양이다.
나는 중봉 방향으로 직진한다. ▼
▼ 뽀샵으로 열심히 보정했더니 그나마 해운대 앞 바다를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육안으로는 바다가 식별이 안 될 정도의 흐릿한 날씨이다.
좌측 아래로 인터넷에서 보았던 전망대를 향해 내려 가기로 한다. ▼
▼ 정상에서 15분 정도를 내려 오니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
▼ 전망대에서 보이는 저 두 봉우리가 중봉과 옥녀봉인가 보다. ▼
▼ 전망대에서 바라본 장산 정상부. ▼
▼ 광안대교 방향이 자꾸 눈에 들어 온다. ▼
▼ 중봉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 선다.
머리 속으로는 성불사로 바로 내려서는 길을 그리고 있다. ▼
▼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산허리를 타고 오른쪽으로 길게 숲길이 이어진다. ▼
▼ 문득 나타난 바위 너덜.
이게 바로 위성사진으로 보이던 그 회색 부분들이었나 보다. ▼
▼ 너덜 구간이 자주 나타난다.
숲길 잠깐, 너덜지대, 숲길 잠깐, 너덜지대가 길게 이어진다. ▼
▼ 너덜지대마다 높은 바위에 걸터 앉아 도(?)를 닦고 있는 부산시민들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
▼ 너덜 구간에는 샘터도 있다.
음용 가능 여부를 알 수 없어 마시지는 않았다.
몇 년째 남해 설흘산 하산길에서 만난 너덜지대 약수가 생각났다.
마누라와 딸과 함께 물이 떨어져 고생하던 중 바위 너덜지대에서 홀연히 나타난 샘물의 맛은 기가 막혔던 것이다. ▼
▼ 장산의 명물 너덜길을 지나면 잠시 내리막이 이어진다. ▼
▼ 지나왔던 임도길로 내려 섰다. ▼
▼ 성불사 앞으로 돌아 왔다.
절집 구경을 할까말까 망설이다 그래도 먼길을 왔으니 들러 보기로 한다. ▼
▼ 성불사는 생각보다 현대식이어서 별다른 감흥은 느껴지지 않는다. ▼
▼ 어느덧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있다.
대충 예정한 시간대에 맞춘 하산길이어서 천천히 걷는다.
이제 기장으로 이동해서 휴식을 취하고 내일 오전 미팅을 마무리하면 1박2일의 짧은 부산 여행을 마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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