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고대산 (高臺山, 350명산 211번째)
2. 위 치 : 경기도 연천군
3. 높 이 : 832미터
4. 산행일시 : 2015. 2. 22(일) 09:30 - 13:20 (3시간50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
5. 산행거리 : 6.8Km
6. 산행코스 : 고대산 입구 → 제2등산로 → 말등바위 → 칼바위 → 대광봉 → 고대봉(정상) → 제3등산로 → 표범폭포 → 주차장
7. 동행자 : 인천산악회 35명
- 1년중 가장 산행하기 싫을 때가 요즈음이다. 날이 풀리는 해빙기, 2월말에서 3월까지의 기간. 이 맘때면 산길은 질척거리고, 미끄럽고, 중간중간 얼음도 섞여 있어 굉장히 위험하기도 한 것이다.설 연휴가 끝날 때에 맞춰 몽가북계 종주를 계획하였지만 토요일에 전국적인 비 소식이 있다. 비맞는 건 감수할 수 있지만 눈녹은 진탕길을 오랜 시간 걷는 건 너무 싫다. 한참의 고민 끝에 토요일 산행은 포기. 연휴의 마지막 날, 일요일은 아침에 비가 그친다고 한다. 게다가 온도가 확 올라서 안개에 황사까지 몰려 온단다.
- 고대산가는 산악회를 찾아 냈지만 보나마나 조망도 꽝일테고.. 엄청난 진흙탕길일텐데.. 북한산을 가야 하나, 그냥 쉬어야 하나 고민 끝에 나선 길이다. 5일간의 설 연휴중에 산행 한번 못한다면 너무 아쉽기 때문이다.아니나다를까 안 좋은 예감은 잘도 들어 맞는다. 진흙뻘과 얼음, 녹아서 미끄러지는 눈길에 젖은 바위, 모든 조망을 가려버린 짙은 안개와 귀가 시릴 정도의 강한 바람까지, 겨울 산행을 방해하는 악조건을 모두 만나게 되었다. 확실히 고대산은 오늘같은 날씨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산이다.
- 경원선 철도가 휴전선에 막혀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멈추는 곳에 고대산이 솟아 있다. 고대산은 등산객들이 자유롭게 산행을 할 수 있는 산 중에서 휴전선에 가장 가깝게 위치해 있는 산이다. 경기도 최북단인 연천군 신서면 신탄리와 강원도 철원군 사이에 있는 고대산 정상에서는 북녘의 철원평야와 6·25 때 격전지인 백마고지, 금학산과 지장봉, 북대산, 향로봉은 물론 한탄강 기슭의 종자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분단의 한, 망향의 한이 굽이쳐 북녘이 그리울 때, 멀리서나마 북녘땅을 바라볼 수 있는 3대 명산으로 고대산, 복계산, 지장봉을 꼽는데 해마다 6월이면 분단 상황을 체험해 보려는 많은 등산인들이 고대산을 찾는다. 수려한 전망과 적당한 코스 등 최적의 산행코스를 갖췄음에도 전략적 요충지라는 이유로 웬만한 지도에는 감춰진 산이다.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여태껏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 산이 간직한 매력이기도 하다.(산림청 자료 참조)
▼ 산행 들머리에 내리니 아직까지도 가는 빗방울이 흩날리고 있다. ▼
▼ 1,2등산로 오르는 길목의 야영지. 글랭핑이라는 낯선 단어가 있어 나중에 찾아 보니 'glamorous'와 ‘camping'의 합성어이다. 직역하면 매혹적인 야영. 럭셔리 캠핑쯤 되겠다. 저 사이트 하나가 4인 1박에 15만원이다. ▼
▼ 등로는 시작부터 온통 진탕길이다. ▼
▼ 가파른 길을 치고 오르자니 그야말로 숨이 턱에 찬다.
역시 설 연휴에 주님(酒)을 너무 많이 영접했나보다. ▼
▼ 멀리 바라보니 안개가 걷히고 있는 것도 같은데... ▼
▼ 말등바위를 지났다. ▼
▼ 칼바위가 가까워지며 안개가 짙어지더니 본격적인 얼음길이 나타난다.
빗물과 눈이 섞여 반쯤 녹은 빙판길은 대단히 위협적이다.
결국 모든 일행이 아이젠을 착용한다. ▼
▼ 칼바위 전망대에 도착하니 안개가 더욱 짙어졌다. ▼
▼ 대광봉, 고대정에 도착하여 잠시 쉬기로 한다.
빵 한 조각, 소주 한 모금으로 허기를 채운다.
안개비 속을 걸었더니 완전히 젖어버린 머리칼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
▼ 비박족들이 좋아하는 고대상 정상 데크.
야영을 할 수 없다는 경고 안내문이 걸려 있다. ▼
▼ 날씨가 이 모양이니 인증샷 하나 하고 서둘러 하산길에 들어선다.
내려 가는 길은 제3등산로이다. ▼
▼ 이런 길은 아이젠을 찼어도 부담스럽다.
반쯤 녹은 눈길은 어느 정도 밀릴지 전혀 가늠할 수가 없어 발끝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엉덩방아를 찧은 일행도 많았던 구간. ▼
▼ 위험하고 가파른 구간을 어느 정도 지나니 본격적인 진탕길이 시작된다. ▼
▼ 표범폭포까지는 한참을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
▼ 바위 문양이 표범 무늬와 닮았다 하여 표범바위란다. 표범바위 옆을 흐른다 하여 표범폭포이니 폭포 자체는 표범과 하등 관계가 없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
▼ 약수 한 모금을 마셔보니 물맛이 제법 좋다. ▼
▼ 오랜시간 질척거리는 길을 걷노라니 신발과 바지는 엉망이 되어 버렸다. ▼
▼ 도로에 내려선 후 되돌아본 제3등산로 입구. ▼
▼ 처음 참가한 산악회에는 버너를 들고온 일행들이 많아 음식이 푸짐하다.
뜨거운 오뎅국물에, 만두에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나니 온몸에 한기가 밀려온다.
차가운 바람부는 야외에서 너무 오래 앉아 있었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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