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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200대명산(完)

196.경북 칠곡 유학산(839m) 빗속에 몸을 감춘 신비(?)의 명산(2019.8.16)

by 日新우일신 2019.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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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유학산 (遊鶴山, 200대명산 196번째)
2. 위 치 : 경상북도 칠곡군

3. 높 이 : 839미
4. 산행일시 : 2019. 8. 16(금) 10:15-11:20 (1시간5분, 순수산행시간 50분)
5. 산행거리 : 1.9Km
6. 산행코스 : 도봉사 주차장 → 헬기장 → 유학산 정상 → 헬기장 → 도봉사 (원점회귀)

7. 동행자 : 나홀로

 

 

- 유학산은 높다란 바위벽이 병풍처럼 둘러처져 있고 낙락장송이 어우러진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산이다. 하지만 6·25전쟁 때는 치열한 격전지였다. 이런 역사적 아픔 때문에 이곳에는 다부리와 왜관지구 두 곳에 전적기념관이 있다. 경치가 빼어나 학이 놀다간 산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잊어서는 안될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에 문화답사 산행지로 적격이다.
유학산은 동봉과 서봉 능선이 동서로 길게 뻗은 산으로 팔공산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서쪽 끝에 위치한다. 유학산의 서쪽면은 중턱에서부터 고스락까지 깎아지른 거대한 바위가 병풍처럼 솟아 있다.
바위 벼랑이 까마득하게 높아 쉰길이나 된다는 쉰길바위가 있고 학이 놀았다는 학바위, 조망 좋고 시원한 신선대가 있다.(산림청 자료 참조)

 

- 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하여 1박2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산에 가기 싫다는 마누라를 꼬드기느라 애를 먹었다. 광복절 내내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하루를 날리고 16일 새벽 길을 나선다.

첫번째 목적지는 유학산. 지난 6월 1박2일 여행의 둘째날 도봉사 입구까지 올랐다가 쏟아지는 비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그 곳이다. 맑은 날 가볍게 올라 산 아래 경치를 구경해 보리라, 다짐했던 곳이다.

 

- 일기예보를 꼼꼼이 챙겨서 나름 확신에 차 있었다. 아침 6시의 풍경도 꽤나 쾌청한 모습이었다. 바람같이 달려 칠곡 부근에 도착하니 멀리 하늘이 까맣다. 아니나다를까 다부IC를 빠져 나올 무렵까지 세찬 소나기가 퍼붓는다. 분명 일기예보는 오전9시까지 강우확률 30%였는데... 설마...??

 

 

 

▼ 아래 사진은 절대 두 달 전의 모습이 아니다.

설마가 현실이 된 것이다.!!!

두 번 연속 같은 장소에서 세찬 빗줄기를 만나다니.. 

유학산과는 무슨 나쁜 인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야말로 망연자실한다.

차 안에서 무조건 기다리기로 한다. 누가 이기는지 오늘은 끝장을 볼 참이다. ▼

 

 

 

 

 

▼ 40여분을 기다리니 결국 비가 멎었다.

흠뻑 젖은 숲길은 싫다는 마누라는 차에 남겨 두고 홀로 산행을 시작한다. ▼

 

 

 

 

 

 

▼ 나뭇잎에 고인 빗방울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

 

 

 

 

 

 

▼ 문득 시야가 트여 바라보니 기가 막힌 그림이 펼쳐진다.

이제 날이 맑아지는 모양이니 운무가 사라지기 전에 빨리 정상에 오르면 근사한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피어난다. ▼

 

 

 

 

 

 

▼ 과연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

 

 

 

 

 

 

 

 

▼ 살짝 해가 나는 듯도 하여 조망터도 스쳐 지나간다.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

 

 

 

 

 

 

▼ 운무가 사라져 버리지는 않을 것 같다. ▼

 

 

 

 

 

 

 

 

▼ 등산로에는 자주 쉼터가 나타난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오늘 산행중에는 모두 다섯 팀을 만났다.

비내리는 평일 오전에 이렇게 찾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유학산이 인근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

 

 

 

 

▼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시야가 뿌옇게 변한다.

사라질까 걱정했던 운무가 오히려 온산을 휘감은 것이다.

유학산이 끝까지 나를 거부하는 것일까. 귀신에 홀린 기분이다. ▼

 

 

 

 

 

 

▼ 헬기장 도착. ▼

 

 

 

 

 

 

 

 

 

 

▼ 금새 정상이 나타났다.

천천히 걸었는데도 불과 30분이 걸린 셈이다. ▼

 

 

 

 

▼ 정자에 올라 아까 보았던 등산객을 기다린다.

인증샷을 부탁할 참이다. ▼

 

 

 

 

▼ 반대편 능선 진행방향을 바라보니 온통 풀밭이다.

저기를 지나 도봉사로 내려서는 등로를 따르려 했는데 썩 내키지가 않는다.

무릎까지 덮는 젖은 풀숲을 헤치며 걸을 생각을 하니 정나미가 떨어진 것이다. ▼

 

 

 

 

▼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대체 눈에 뵈는 것이 없다. ▼

 

 

 

 

▼ 얼렁뚱땅 인증샷 하나 남기고. ▼

 

 

 

 

 

 

▼ 정상에서 15분을 기다렸지만 운무는 걷힐 생각이 없다.

오히려 안개비까지 흩날리기 시작했으니 서둘러 내려 가기로 한다. ▼

 

 

 

 

▼ 다시 돌아 온 헬기장은 아까보다 더욱 어두워졌다. ▼

 

 

 

 

 

 

▼ 안개비가 내리는 숲길을 돌아 내려간다.

왔던 길 다시 가는 건 정말 싫지만 오늘은 묘하게 빈정이 상하여 후다닥 걸어간다. ▼

 

 

 

 

 

 

 

 

 

 

▼ 아까 지나친 조망터에도 다가가보니 이 모양이다. ▼

 

 

 

 

 

 

▼ 하산중에 산을 오르는 몇 팀을 스쳐 지나간다. ▼

 

 

 

 

▼ 20분만에 하산 완료. ▼

 

 

 

 

▼ 차에서 기다리던 아내와 도봉사를 둘러 보기로 했다. ▼

 

 

 

 

 

 

 

 

▼ 쉰길(질)바위와 도봉사. ▼

 

 

 

 

▼ 파노라마도 하나 찍어 보고. ▼

 

 

 

 

 

 

 

 

 

 

▼ 다행히 비는 그쳤다.

가만 생각해 보니 산을 오르려 하면 두 번씩이나 비가 오고, 그쳤나 해서 오르면 또 비를 뿌리더니 결국 볼장(?) 다 보고 난 후에야 날이 개이는 형국이로세.. 확실히 유학산이 나를 거부하려는 모양새가 아니겠는가.. ▼

 

 

 

 

 

 

▼ 갑자기 해가 나더니 엄청난 열기가 온몸으로 닥쳐온다. ▼

 

 

 

 

▼ 어찌나 뜨거운지 카메라 렌즈에 김이 서리고 말았다. ▼

 

 

 

 

 

 

▼ 에이, 그래. 나도 더럽고 아니꼽고 치사해서 다시는 안 온다.

다시 찾은 유학산의 신비주의(?) 전략에 뭔가 당한 느낌이지만 한편으로는 참 싱거운 산행이었다.

서둘러 다음 산행지를 향하여 출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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