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대성산 (月伊山, 200대명산 157번째)
2. 위 치 : 충청북도 옥천군
3. 높 이 : 705미터
4. 산행일시 : 2017. 3. 18(토) 11:40-15:40 (4시간, 순수산행시간 3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7Km
6. 산행코스 : 의평저수지 → 큰폭포 방향 임도 → 작은폭포 → 꼭지점 삼거리 → 대성산 정상 → 삼거리 → 방안폭포 → 의평저수지(원점회귀)
7. 동행자 : 나홀로
- 대성산은 충북 옥천군과 충남 금산군을 가르며 남북으로 뻗쳐있는 산줄기 가운데 있는 산이다. 천태산과 장룡산 외 새봉, 마성산, 용봉 등도 이 산줄기를 따라 이어져있다. 이 줄기는 백제와 신라의 경계였으며 모두가 아름답다. 천태산은 그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진지 오래며 기암괴석이 많은 장룡산은 물론 대성산도 폭포가 많은 산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 주민들은 대성산 품안에 열 개의 폭포가 있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폭포만이 매력의 전부가 아니다. 폭포가 아니어도 여기저기 솟아 있는 바위봉우리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좋다. 이 봉우리들은 천길 낭떠러지를 이루며 좁고 깊은 골짜기 위에 우뚝 솟아있기 때문에 조망이 좋고 무척 시원하다.
대성산은 열 개의 폭포와 함께 열 개의 조망이 있는 산이라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유난히 뾰족해 멀리서 눈에 잘 띄는 국사봉 위의 조망대는 아예 ‘전망대’라는 정식 이름까지 붙여져 있다. 천길 벼랑 위에 있는 이 전망대에서는 옥천 일대가 발아래 펼쳐지고 멀리 속리산, 덕유산, 민주지산, 백화산, 포성봉과 함께 주행봉, 황악산 등을 조망할 수 있어 좋다.(산림청 자료 참조)
- 200대명산을 진행하며 몇몇 마음에 걸리는 산들이 있었는데 대성산이 그중 하나이다. 특별한 볼거리도 없고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산행지인데다가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봐도 등로가 상당히 거칠어 보여서 썩 마음에 내키지는 않았던 것이다.
직접 겪어 본 대성산은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이다. 등산로가 거의 자연 상태 그대로라는 것이니 반드시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소위 천성장마, 천태산까지 이어지는 긴 종주산행이나 산악 마라톤을 즐기는 이들만 주로 찾는 산이어서 능선길 등로 상태는 좋은 편이지만 능선으로 오르기까지의 등산로가 매우 불친절하고 험악하다.
- 대성산을 오르며 상당히 힘이 들었는데 결국 체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최근 들어 산을 오르는 걸음걸이에서 또다시 리듬감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마음이 앞서 템포가 빨라지니 육체의 피로가 가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저 모든 것은 마음가짐의 문제요, 근본을 잃지 않는 초심이 중요함을 스스로 명심해야 한다.
▼ 의평저수지 입구.
낚시터 오는 차량외에는 들어오지 말라는 안내판이 먼 길 온 외지인에게는 웬지 서운하게 느껴진다. ▼
▼ 함께 하는 산행은 안전하고 혼자 하면 위험하다고?
꼭 나를 보라고 걸어 놓은 것 같은 현수막.. ▼
▼ 임도를 걷다 보면 큰폭포, 작은폭포 갈림길이 나타난다.
나는 우측으로 올라 정면으로 내려 올 참이다. ▼
▼ 임도 공사가 한창인데 큰폭포 이정표가 보여 산길로 치고 오른다. ▼
▼ 잠시후 다시 만난 임도에서 헤매기 시작한다.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빨간 리본이 보여 기껏 따라 올랐더니 공사 표지 리본이다.
왔다 갔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차라리 확실한 왼쪽길로 방향을 잡았다. ▼
▼ 기껏 선택한 방향이 내리막으로 이어져 잠시 난감하던 그 순간,
저 아래 계곡 쪽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고라니인지, 두 마리가 먹이를 찾아 나선 모양이다.
수백번의 산행중에 네 발 달린 야생 동물을 직접 눈으로 보기는 또 처음이다. ▼
▼ 고라니 덕분에 희미한 길의 흔적을 찾았다.
그러나 그야말로 모두가 희미한 흔적일 뿐이다. ▼
▼ 심한 허기가 느껴져서 작은폭포 아래 홀로 앉아 빵을 먹다 보니 문득 두려워졌다.
마침 해빙기가 아닌가. 저 수직 절벽 위에서 낙석이라도 하나 떨어지는 날이면...
게다가 난생처음 야생동물을 보고 나니 멧돼지라도 나타는게 아닐까 불안감마저 엄습한다. ▼
▼ 작은폭포 우측으로 길의 흔적이 보인다.
거의 수직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원시의 자연, 그 자체이다. ▼
▼ 험하고 거친, 불친절한 등로를 겨우겨우 올라 갈림길에 도착했다.
그나마 확실한 길을 만나게 되어 맘이 놓인다. ▼
▼ 오전에 걸었던 달이산 방향 조망. ▼
▼ 우측 덕운봉의 모습.
저 곳이 그렇게 근사한 조망터라는데.. 오늘은 영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
▼ 꼭지점 사거리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능선길이 이어진다.
종주산행자들의 발걸음이 많아서인지 등로의 상태는 확연히 좋아졌다. ▼
▼ 대성산 정상이 눈앞에 나타 나고. ▼
▼ 어느덧 덕운봉은 멀리 아래로 내려 앉았다. ▼
▼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가파른 경사길. ▼
▼ 정면이 정상석 있는 곳.
나는 오른쪽에서 올라 왔다. ▼
▼ 사람은 털끝도 못 봤으니 홀로 인증샷 찍는 것도 큰 일이다. ▼
▼ 천태산 방면은 모든게 뿌옇고.. ▼
▼ 직진이냐, 좌측의 왔던 길이냐, 한참을 망설인다.
이미 대성산의 불친절한 등산로 상태를 확인한 터라 확실한 길을 선택하기로 한다.
직진하면 천태산까지 종주산행을 할 수 있다. ▼
▼ 가장 빠른 하산로, 방안폭포 방향으로 내려 선다.
나중에 알았지만 일단 이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
▼ 방안폭포 길도 가파르기는 마찬가지지만 그 흔적은 뚜렷하다.
게다가 대부분 흙길이어서 전혀 위험한 구간이 없다. ▼
▼ 물론 최소한의 스릴은 느낄 수 있다. ▼
▼ 건너편 달이산 방향 조망. ▼
▼ 문득 왼쪽으로 폭포의 모습이 보인다.
아무리 봐도 아까 지났던 작은폭포 같은데..?
저것이 방안폭포인지는 모르겠다. ▼
▼ 고라니를 만났던 작은 계곡으로 내려 섰다. ▼
▼ 거칠고 불편한 내리막을 상상하다가 비교적 쉽게 내려오고 나니 긴장이 풀린다.
맑은 계곡물로 세수를 하고 나니 한결 개운해졌다. ▼
▼ 좌측 위는 공사중인 새로운 임도.
나는 임도 아래의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
▼ 시끄럽게 짖어대는 낚시터 개들의 위협을 벗어나서 주차된 차에 올라 탄다.
대전에서 하루 묵을까 하던 생각은 멀리 달아나 버리고..
생각보다 빠른 시각부터 막히는 고속도로를 뚫고 집으로 돌아 간다.
오늘은 혼자 하는 산행의 쓸쓸함을 새삼 느껴 본 하루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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