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gain 100대명산

[100대명산]겨울비 내리는 부안 변산의 60년 시간여행(2018.11.24)

by 日新우일신 2018. 12. 3.
728x90

 

 

 

1. 산 이 름 : 변산 (100대 명산)

2. 위 치 : 전라북도 부안군

3. 높 이 : 433미터

4. 산행일시 : 2018. 11.24(토) 10:45 - 14:30 (3시간45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6.7Km

6. 산행코스 : 내소사 주차장 → 세봉삼거리 → 세봉 → 관음봉 → 관음봉 삼거리 → 내소사 → 주차장

7. 동행자 : 뫼오름등반클럽 20명

 

 

 

 

- 겨울비 내리는 변산을 6년만에 다시 찾았다. 공교롭게 6년 전 동행했던 그 산악회와 또 함께 한 길이다. 그러나 오늘의 내 목표는 오로지 내소사를 향한 것이다.

아내와 함께 했던 첫번째 변산에서는 느닷없는 산행 리더의 변덕으로 시간에 쫓기는 바람에 내소사는 건너 뛰었고 이후 일말의 미련도 없었지만 몇 년 전 새로운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는 마음 한 켠에 작은 숙제로 남아 있던 곳이다.

 

- 부안읍에서 서해를 향해 내민 변산반도는 방방곳곳이 좋은 명승지다. 바다를 원하면 해수욕장, 산을 오르고 싶으면 안변산, 백패킹의 맛에 빠진 이는 백천내의 맑은 물을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변산(邊山)이다.
용마루에서 서까래 뻗어나가듯 하는 여느 산과는 달리 바깥에 산을 세우고 안은 비운 형태다. 상봉 의상봉(509m)에서 시작한 산줄기는 시계방향으로 돌며 주류산성(331m), 상여봉(390m), 남옥녀봉(433m), 용각봉, 세봉, 관음봉(424m), 신선대(486m), 망포대(494.1m), 쌍선봉(460.7m)을 만들다가 그 안의 백천냇물이 황해로 들어가는 어귀 해창(海倉) 앞에서 의상봉을 바라보며 맺음한다. 이 밖은 모두 바다거나 이전에 바다였던 땅이다. 육지와 겨우 목을 댄 사창재 어름을 빼고는, 반면에 안쪽은 폭포와 담소가 곳곳에서 용틀임하는 심심산골이다.(산림청 자료 참조)

 

 

▼ 익숙한 내소사 주차장에 내리니 다행히 빗줄기는 잦아 들었다. ▼

 

 

 

 

▼ 원암마을로 오르려는 산악회 일행들과 떨어져 그들이 날머리로 삼으려는 내소사매표소 기점으로 우리만 이동하였다.

이 지점으로 내려 오게 되면 내소사를 들르기 위해 입장료 3,000원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마뜩찮은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근래 절집 입장료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새삼 일고 있지만 이런 불교계의 작태에 대한 내 거부감은 그 연원이 오래된 것이다. ▼

 

 

 

 

 

 

 

 

▼ 숲길은 완연한 겨울산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다. ▼

 

 

 

 

▼ 오래 된 경총 모임의 형이 오늘도 함께 동행하였다. 최근 100대명산 산행이 잦아진 이유는 순전히 이 형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나로서는 새로운 산행지 선택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작은 의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

 

 

 

 

▼ 제법 땀을 흘린 후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내변산의 속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

 

 

 

 

▼ 중간에 자주 빗방울이 떨어져서 우비 입고 벗기를 반복한다. ▼

 

 

 

 

 

 

▼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안내표지들은 대단히 위압적이다.

문구를 보고 있노라면 특별한 국가권력기관이라도 되는 양 착각하는 권위적 발상이 느껴진다. ▼

 

 




 

▼ 가야 할 능선길은 겨울비에 흠뻑 젖어 있다. ▼

 

 

 

 

 

 

▼ 성급히 당겨본 내소사에는 궂은 날씨에 불구하고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

 

 

 

 

▼ 곰소항 방면 조망은 흐릿하고..

바다 건너 희미한 것이 선운산으로 보인다. ▼

 

 

 

 

 

 

 

 

 

 

 

 

▼ 가야 할 세봉과 관음봉이 온전한 모습을 드러 내었다.

그저 오늘의 흐린 날씨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

 

 

 

 

 

 

 

 

 

 

▼ 세봉삼거리에서 내변산분소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통제되고 있다. ▼

 

 

 

 

 

 

 

 

 

 

▼ 세봉삼거리와 세봉 사이 안부, 이 지점이 청련암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

 

 

 

 

 

 

 

 

▼ 직소천, 쌍선봉 방향은 온통 운무로 가득 차 있다. ▼

 

 

 

 

 

 

▼ 전망바위에 앉아 소주를 마시며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린 것이 이 모양이다.

내소사 방향 조망. ▼

 

 

 

 

 

 

 

 

▼ 지나 온 세봉도 흐릿하고. ▼

 

 

 

 

▼ 내소사도 짙은 안개 속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

 

 

 

 



 

 

 

 



 

▼ 코 앞의 관음봉도 보이지 않는 정도.. ▼

 

 

 

 

▼ 예전에 없던 정상석이 음울한 분위기를 더 한다. ▼

 

 

 

 

 

 

 

 

▼ 관음봉에서 내려서는 길에도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

 

 

 

 

▼ 직소천과 쌍선봉 방향 조망. ▼

 

 

 

 

 

 

▼ 낙석 사고가 있었던지 안전망도 설치되어 있고. ▼

 

 

 

 

 

 

▼ 뒤돌아 본 관음봉의 근육질 몸매도 여전하구나. ▼

 

 

 

 

▼ 관음봉삼거리에서 내소사 방향으로 내려 선다. 이제부터는 룰루랄라 산책길이나 마찬가지이다.

오른쪽은 재백이고개로 향하는 길. ▼

 

 

 

 

 

 

 

 

▼ 역시 예전에 없던 시설물들이 자주 눈에 띈다. ▼

 

 

 

 

 

 

 

 

▼ 어느덧 비는 완전히 멎었다.

잘하면 햇빛까지 비칠듯한 분위기이다. ▼

 

 

 

 

 

 

 

 

▼ 산길은 모두 끝났다.

오늘의 목표점, 내소사를 다녀 오기 위해 왼쪽으로 향한다. ▼

 

 

 

 

 

 

▼ 파란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 내소사 경내로 들어 선다.

기대감과 함께 가벼운 긴장감마저 밀려온다. ▼

 

 

 

 

 

 

▼ 아뿔싸!!! 하필 공사중이라니..

그렇다. 오늘의 내 목적은 이 곳 내소사 대웅전 앞에 서 보는 것이었는데... ▼

 

 

 

 

▼ 70년대 중반에 작고하신 선친의 60여년 전 사진.

즉 1950년대 후반으로 짐작되는 내소사 대웅전의 모습이기도 하다. ▼

 

 

 

 

▼ 한 갑자, 60여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그 당시 아버지의 아버지만큼이나 나이가 먹은 셋째아들이 같은 공간에 자리했다.

근래 양자역학적 매트릭스 우주관에 빠져들어 부쩍 시간과 공간, 차원과 물질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 나로서는 새삼 가슴을 뛰게 하는 남다른 소회에 이르게 될 수 밖에 없다. ▼

 

 

 

 

▼ 그런데 아무리 폼(?)을 잡아봐도 화각이 잡히지 않는다??!!

자세히 보니 대웅전 앞마당의 높이가 예전과 달리 많이 내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 사실 아버지의 낡은 사진 한 장이 이 곳 내소사에서 찍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몇 년전 강진 만덕산의 백련사 대웅전에서 비슷한 현판을 발견한 뒤로 검색을 통해 그 글씨가 조선시대 명필 원교 이광사의 것임을 알게 되었고 그가 해남 두륜산의 대흥사와 이 곳 내소사의 현판 글씨도 썼다는 사실도 알게 된 것이다.

6년전 두륜산을 찾았을 때에도 시간에 쫓겨 대흥사를 건너 뛰는 바람에 '대웅보전' 현판 글씨를 보지 못하였으니 공교롭게도 100대명산 지역인 대흥사와 내소사를 모두 스쳐 지나버린 셈이다. 내가 350명산 타령을 하지 않았더라면 멀리 강진 만덕산을 찾을 일은 전혀 없었을 것이므로 아버지의 빛바랜 흑백사진은 어쩌면 평생 이름모를 어느 절로만 남았을 것이다. ▼

 

 

 

 

 

 

 

 

 

 

▼ 멀리 청련암의 모습. ▼

 

 

 

 

▼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였다는 연못. ▼

 

 

 

 

 

 

 

 

▼ 주차장으로 내려와 오늘 걸었던 능선길을 더듬어 본다.

작은 숙제를 해치운 듯한 후련함과 간장게장을 안주삼아 수면제 한 병을 복용한 후 편안한 귀갓길에 오른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