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내리는 영월 구룡산, 된불데기산의 위협적인 급경사 구간을 흠뻑 젖은 채 걸어가다. 』
■ 산행기록 개요
1. 산 이 름 : 구룡산, 된불데기산(九龍山, 전국 1,000대명산)
2. 위 치 : 강원도 영월군
3. 높 이 : 966미터, 908미터
4. 산행일시 : 2024. 6. 8(토) 09:20-14:35 (5시간15분, 순수산행시간 4시간30분)
5. 산행거리 : 10.8km
6. 산행코스 : 운학교 → 구룡산 정상 → 소재 → 된불데기산 → 거칠치 → 양지마을 → 하일교
7. 동행자 : 경인솔방울산악회 22명
■ 산행 이동 경로 (GPS 궤적)
■ 강원도 영월군 구룡산, 된불데기산 소개
- 구룡산은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을 감싸 흐르는 서만이 강변에서 북쪽으로 솟아 있는 산이다. 구룡산 남쪽 산자락 끝에 있는 '섬안'이라는 마을을 동, 남, 서쪽으로 감싸 흐르는 강줄기 이름이 서만이강인데 옛날 명칭은 '섬안이강'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치악산과 매화산이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산갓봉, 화채봉, 백덕산, 사자산, 돼지봉, 배거리산 등 숨겨진 명산들이 주변에 있고, 선달산과 소백산, 금수산까지 보인다. 때 묻지 않고 수수하며 능선과 깨끗한 계곡이 좋고, 사철 등산하기에도 그만이다.(산림청 자료 참조)
- 된불데기산은 공신력 있는 지명 유래를 찾을 수 없다. '된불'을 국어사전에서는 '급소를 정통으로 맞힌 총알'이라 한다. 멧돼지가 많아 주민들이 사냥을 자주하며 된불데기산으로 불렀다는 유래가 회자될 뿐이다.
https://s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339
■ 강원도 영월군 구룡산, 된불데기산 산행 후기 및 사진 정보
- 물에 빠진 생쥐. 딱 그꼴이다. 우중 산행이라면 극구 피하는 내가 어찌하다보니 제대로 걸렸다. 일기예보가 살짝 바뀐 것을 산행 전날에야 확인한다. 가뜩이나 신청인원도 많지 않은데 하루 전날 취소하기는 눈치가 보이고..
그리하여 의리(?)를 따르느라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나선 길. 하필 비오는 시간에 맞춰 불편한 산행을 해치워야 했다. 정작 산행 후에는 해가 나기 시작했으니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는 하루가 되었다.
- 이름이 특이하여 목표로 삼았던 된불데기산 일대는 그야말로 막산이다. 길도 희미한 급경사 구간을 하필 비오는 날에 홀딱 젖은 채로 오르내리느라 제법 고생을 해야 했다. 아무래도 유산(遊山)과는 거리가 있는 일정이었지만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져서 걸음을 늦추고 나름 즐겨본 보람이 남았다.
▼ 운학교에서 산행 시작. ▼
▼ 오늘도 천천히, 가장 뒤에서 출발한다. ▼
▼ 산행 시작전 잠시 멈췄던 비가 숲길로 들어서자마자 다시 내린다.
일찌감치 우비를 뒤집어 쓰고 불편한 걸음을 이어간다. ▼
▼ 시작부터 계속되는 오르막 구간.
카메라 렌즈에 빗방울이 묻을까봐 사진 찍기도 불편하다. ▼
▼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온몸을 써야 하는 바위구간에서 거추장스러운 우비가 자꾸 발에 밟힌다. ▼
▼ 우비를 뒤집어 썼으니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일이고, 흐르는 땀을 닦기도 불편하다.
무엇보다 안경에 서린 김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서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다. ▼
▼ 가뜩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데 어쩌다 안경잡이(?)까지 되어서 비오는 날이나 겨울에는 꽤나 불편하다. ▼
▼ 구룡산을 오르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유일한 등로 표지. ▼
▼ 그래도 어쨌든 구룡산 정상에 도착했다.
땀을 안 내기 위해 워낙 천천히 걸었더니 들머리로부터 1시간30분이 걸렸다.
비만 아니었더라면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오를만한 구간이다. ▼
▼ 사진 찍기가 애매하여 후미를 10여분 기다린 후 인증샷을 남겼다. ▼
▼ 다시 울창한 숲속으로. ▼
▼ 엄청 가파른 내리막을 벌벌거리며 내려간다. ▼
▼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가파르고 미끄러운 내리막이다. ▼
▼ 그나마 급경사 구간 일부에 매어진 밧줄이 큰 도움이 되었다. ▼
▼ 좌우 조망은 평소에도 보이는 것이 없을 것 같다. ▼
▼ 소재라고 불리우는 구룡산과 된불데기산 중간의 안부.
여기에서 그냥 내려갈까 한참을 고민하였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
나중에 알았지만 꽤 많은 후미 일행들이 이 지점에서 하산하였다. ▼
▼ 순전히 시간이 남아서 된불데기산을 향해 오르막을 걷는다. ▼
▼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주춤한 사이에 대충 자리를 잡고 허기를 채운다.
20분 넘게 쉬면서 홀로 소주 한 잔의 여유를 부렸다. ▼
▼ 잠시 우비를 벗고 걸으니 세상 살 것만 같다. ▼
▼ 된불데기산 오르는 길은 점점 가파르게 변한다.
여차하면 정상을 찍고 소재로 되돌아 올 생각도 했는데 다시 오는건 아무래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
▼ 등로의 흔적이 희미하여 신경을 바짝 쓰면서 걸어야 한다. ▼
▼ 지겨운 빗방울이 또 떨어지기 시작하여 젖은 우비를 다시 뒤집어썼더니 걸음이 불편하다. ▼
▼ 된불데기산 정상에 도착하여 한숨을 돌린다.
겨울에는 조망도 일부 있는것 같던데 우거진 숲에 운무가 가득하여 무엇 하나 보이는 것이 없다. ▼
▼ 정상에서 하일교로 바로 내려서는 등로 입구.
급경사 위험구간이라 하고, 사람 다닌 흔적도 거의 없으니 아무래도 이 길은 내키지 않는다. ▼
▼ 결국 화채봉 가는 방향으로 급경사 구간을 내려간다. ▼
▼ 쏟아지는 비에 내리막이 어찌나 가파른지 악전고투, 고난을 겪는다.
사진 찍을 정신도 없이 아슬아슬한 급경사 구간을 내려 가야 했다. ▼
▼ 사진 찍는걸 잊을 정도로 정신없는 막산을 겨우겨우 지나왔다.
결국 한 차례 엉덩방아도 크게 찧고 사라진 길의 흔적을 찾으며 한참을 헤맸지만 어떻게든 끝은 나타나는 법이다. ▼
▼ 거칠치 부근 잘록이(안부)에서 왼쪽으로 길의 흔적이 보여 바로 좌회전한다.
사전 정보로는 헬기장이 나와야 양지말 가는 하산로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탁월하였다. 이 지점에서 사실상 고난의 구간은 모두 끝난 것이다. ▼
▼ 예상보다 길의 흔적도 뚜렷하고 완만하다.
된불데기산을 넘어 양지마을로 하산하려 한다면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이 길이야말로 반드시 기억해야만 한다. ▼
▼ 물론 잠시 길이 사라지기도 한다.
풀밭이 나오면 무조건 1시 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
▼ 자동차도 다닐만한 숲길이 나타나고, ▼
▼ 오랫동안 비를 맞은 카메라 렌즈에도 뿌옇게 김이 서렸다. ▼
▼ 금새 마을길이 나타난다.
핸드폰을 꺼내 기록을 남겼다. ▼
▼ 돌아본 지나온 길.
사진 정면의 숲에서 빠져 나왔다
어느덧 비도 그쳐서 우비를 벗고 담배 하나를 피워문 채 배낭과 옷차림을 정비하였다. ▼
▼ 숲을 빠져 나오며 사실상 산행은 끝이 났다.
비도 그쳤으니 룰루랄라 편안한 포장도로를 걸어간다. ▼
▼ 돌아본 지나온 길. ▼
▼ 길가에는 잘 익은 산딸기가 지천이다. ▼
▼ 큰 도로로 내려서서 버스 대기장소까지 걸어간다. ▼
▼ 구룡산 자락은 운무에 몸을 감추고. ▼
▼ 정작 포장도로 걷는 길이 지겹다. ▼
▼ 멀리 움푹한 지점이 운학사로 이어지는 소재인가보다.
좌우 경사도를 보면 오늘의 험난함을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 하일교 부근 정자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주어진 시각까지는 1시간반이 남았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남은 음식으로 소주를 마시며 버스 출발을 기다린다. ▼
▼ 마감시각을 꽉 채워 나타난 몇 사람 덕에 거의 2시간을 기다렸다.
황둔리로 이동하여 한우국밥 한 그릇과 소주로 배를 채운 후 귀갓길에 올랐다.
9시 전 집에 도착했으니 오늘도 나름 여유로운 遊山의 하루를 보낸 셈이 되었다. ▼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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