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림청100대명산(完)

4. 경기 가평 유명산(862m) 시원한 계곡산행(2011.9.3)

by 日新우일신 2011. 9. 4.
728x90

 

 

1. 산 이 름 : 유명산 (100대 명산 4번째)

2.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3. 높 이 : 862미터

4. 산행일시 : 2011. 9. 3.(토) 10:55 -15:30 (4시간 35분, 순수 산행거리 약 3시간)

5. 산행거리 : 약 7Km

6, 산행코스 : 주차장 → 종합안내판 → 북능 → 정상 → 유명산계곡 → 주차장

7. 동 행 자 : 나, 마누라, 작은아들, 딸 (총 4명)

 

 

- 왜 갑자기 등산에 꽂혔냐(?)고 나에게들 묻는다. 갑자기? 갑자기라...

어릴 적부터 산을 좋아했다. 봄에는 꽃구경에 아카시아도 따먹고, 산딸기도 따먹고, 날이 더워지면 훌훌 벗고

계곡물에 첨벙거렸다. 내려오는 길에 빈병을 주워 수락산 입구 가게에 팔고 산 하드를 물고 집으로 오는 기분은 상쾌했다.

개구리 뒷다리 찢어 가재도 잡고, 낚시도 하고, 가을이면 개암 따먹으러 다니고, 단풍에 취해도 보고, 그러다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 오면 맨질맨질한 계곡 빙판에서 썰매를 타고 신나게 놀았다.

 

- 산은 놀이터였다. 365일 신나는. 나에게 "산"이란 모름지기 맑은 계곡물과, 특유의 숲속 향기가 어우러진 그 무엇일 뿐.

정상을 올라야겠다든가, 하는 목적과 결부된 대상이 아니었다. 따라서 깨끗한 계곡물과 기암괴석, 숲의 색깔과 냄새가

있다면 산은 그저 모두 같은 산일 뿐이었던 것이다. 흠뻑 즐기고 느끼면 그만인 산을, 어차피 올라가면 또 내려올 산을

죽을둥 살둥 헥헥거리며 오르는 사람들이야말로 괴상한 욕망에 사로잡힌 부질없는 군상일 뿐.

 

- 따지고 보면 정상을 오르고자 나선 나의 첫번째 등산은 22살이 된 때였다. 계룡산. 다니던 공장, 대일유화에서

거의 타의에 의하여 끌려간 가을산행이었다. 확실히 수락산보다는 계곡물도 많고 산세도 수려했다.

그러나 역시 산은 산일 뿐. 일행 2명이 정상을 향해 쉼없이 나아가니 특유의 호승심은 발동하고, 오르막에서 꽤 많은

등산객을 추월하여 능선으로 올랐다. 마음은 급했다. 남보다 빨라야 했다. 빨리 해치워 버려야 할 그 무엇처럼

죽기살기로 산을 올랐다. 숨찬 모습을 보이면 안되므로 숨도 살살 쉬었다. 힘들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거리인가.

모름지기 산은 이런 것이 아니다. 산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가 품에 들어 즐기면 되는 것이다.

정상 한번 밟았다고 당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저아래 세상을 내려다본들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다.

단순한 시각적 관조에 희희낙락할 것인가. 진정한 우주와 인생의 진리를 향한 관조를 추구해야 마땅하지 아니한가.

공즉시색 색즉시공,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저혼자 뿌듯해 하는 것이야말로 허망한 자위질 아니더냐.

속으로 꿍얼거리며 계룡산 능선길을 모두 올랐던 그 날을, 알 배긴 다리통은 의미없는 막노동으로 기억했다.

 

- 세월은 흘렀다. 속절없이 흘렀다. 어릴 적부터 산을 좋아했다. 2003년 여름. 돈 2,3천만원이 없어 회사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새로운 지경에 처하여 많은 공부를 깨달았다. 직원들을 데리고 설악산을 가고, 잔돈푼이 생기면

마누라, 애들 데리고 자연휴양림으로 갔다. 그렇다. 결국은 산으로 갔다. 힘든 시기는 그럭저럭 넘겼지만

골치아픈 일은 점점 많아져 갔고 나를 쉬게 하는 곳은 항상 산과 계곡이었다. 덕분에 충청 이북 자연휴양림은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돌아다녔다.

 

- 항상 산을 좋아했다. 이런저런 모임도 하며 자의반 타의반 산을 다니며 정상을 오르는 일, 등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기회가 자주 생겼다. 이 이야기도 또 길어지겠기에 언젠가 따로 적기로 한다. 과정은 생략.

결론을 말하자면 첫째, 숨이 턱에 차게 산을 오르는 그 순간이야말로 모든 잡념에서 벗어나 나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

인생 최고의 순간일 수 있다는 점, 둘째, 모든 산이 숲과 바위와 계곡물로 구성된, 결국은 수락산과 같거나 비슷하게

생각한 것은 나의 잘못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된 그 언제부터 나의 산을 좋아하는 방법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 목표를 설정한다. 산은 그냥 그 곳에 있지만, 나혼자 찧고 까불어 본다. 나혼자 의미를 부여해 본다.

대청봉 등반을 계기로 남한의 산높이 순위를 따져 보다가 100대 명산을 생각해 냈다. 나름 전문가라는 이들이

뽑아 놓았으니 최악은 아닐 것 같고. 무엇보다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어 우리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기로는 이보다

더좋은 테마가 없었다. 단순한 등산이 아니라 전국 여행이라는 장도를 오르는 최고의 아이템을 찾은 것이다.

어릴 적, 더 젊었을 적 꿈만 꾸었던 여행의 환상을 좇아서 나는 100대 명산을 달린다.

 

- 100대 명산을 등정하리라, 결심후 두 번째 산행. 아직 날은 덥고 여름 산행에 적합한 유명산을 택했다.

큰아들은 학교가서 빠지고, 남은 식구들을 닥달하여 길을 떠난다.

마누라의 제육볶음도 배낭에 넣고, 소주 한 잔에 점심먹을 군침을 미리 흘리면서 춘천고속도로를 달렸다.

 

 

▼ 10:55 산행 시작.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유명산 자연휴양림. 예약율은 항상 100%. 정작 나도 처음 와봤다.

그나저나 산행 시작이 너무 늦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