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둔덕산 (屯德山, 300대명산 246번째)
2. 위 치 : 경상북도 문경시
3. 높 이 : 970미터
4. 산행일시 : 2018. 8. 25(토) 09:30-14:35 (5시간5분, 순수산행시간 4시간 이내)
5. 산행거리 : 11Km
6. 산행코스 : 대야산 주차장 → 대야산자연휴양림 → 풍혈 → 둔덕산 정상 → 능선 갈림길 → 댓골산장 → 용추폭포 → 대야산 주차장
7. 동행자 : 뫼오름등반클럽 27명
- 둔덕산은 문경팔경의 하나인 용추를 품고 운강 이강년 선생의 탄생설화가 얽힌 산이다. 백두대간이 조항산을 지나면서 동쪽으로 가지를 쳐 만들어진 둔덕산은 멋진 경승지를 품고 있음에도 근처의 대야산이나 희양산의 명성에 가려져 아직까지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문경의 숨은 명산이다.
둔덕산이 있는 가은읍 완장리 자락에는 이 산의 자랑거리가 집중되어 있는데 괴선의 외선유동에 비견되는 용추를 품고 있는 내선유동계곡과 이강년 선생의 생가터, 조선조 이재 선생의 후학들이 그를 기려 세웠다는 학천정 등 유서 깊은 정자가 그것이다. 따라서 둔덕산 산행은 볼거리가 풍부한 완장리를 기점으로 원점회귀 하는 코스를 가장 추천할 만하다.
둔덕산은 국운이 위태롭던 한 말에 일본 침략자에 항거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에 걸쳐 13년간 오로지 의병대장으로서 활동하고 순국한 전국도창의대장 운강 이강년 선생 탄생과 관련 있는데, 이강년 선생이 태어나기 3일전부터 둔덕산이 ‘웅웅’ 소리를 내며 울었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은 둔덕산이 우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며 신기해했으나 운강 선생이 태어나자 울음을 그쳤다고 한다.(산림청 자료 참조)
- 그렇다. 오늘은 앙꼬없는 찐빵같은 산행기이다. 둔덕산은 뭐니뭐니 해도 손녀마귀통시바위, 마귀할미통시바위 등 암릉 구간을 빼놓고는 거론할 가치가 떨어지는 산이다. 그러나 대야산 가는 산악회를 쫓아가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다. 어차피 둔덕산을 가는 산악회는 거의 찾을 수가 없으니 일단 오늘은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 주어진 시간은 5시간. 둔덕산의 명물 암릉구간을 걸어 밀재로 하산하려면 아무래도 부족한 시간이다. 대야산에 가려져 찾는 이가 많지 않은 둔덕산은 생각보다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역시 찾는 이가 없으니 오늘 둔덕산 일대에 사람 그림자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을 수가 없었다. 덕분에 산행 내내 수많은 거미줄을 온몸에 휘감고 다녀야 했다.
▼ 들머리는 익숙한 용추계곡 주차장이다. ▼
▼ 작은 동산을 넘으면 오늘 혼자 올라야 할 둔덕산이 보인다. ▼
▼ 계곡 입구에서 좌측 징검다리를 건너 홀로 대야산자연휴양림으로 향한다.
나머지 산악회 일행들은 모두 계곡 우측길을 따라 대야산으로 오를 것이다.
오늘 함께 온 친한 형들 두 사람과도 이 지점에서 헤어졌다. ▼
▼ 숲속 결혼식이라?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로 보인다. ▼
▼ 대야산자연휴양림 한 켠에서는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다. ▼
▼ 본격적인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서 30분 가량이 걸렸다. ▼
▼ 사람의 흔적은 전혀 없이 온 숲속에 괴괴한 적막만이 가득하다. ▼
▼ 아, 물론 거미줄도 가득하다.
얼굴로 휘감기는 거미줄은 아무리 자주 만났어도 늘 찜찜하기만 하다. ▼
▼ 습도높은 날씨에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
▼ 크게 더운 날이 아니어서 풍혈 지대에 도착했어도 특별히 시원한 기분은 느낄 수가 없다. ▼
▼ 등로는 계속해서 가파른 오르막이다.
습한 날씨에 땀이 많이 흘러서 자주 쉬어 간다. ▼
▼ 겨우겨우 능선에 도착.
둔덕산까지는 왕복 1km, 다시 이 지점으로 돌아와야 한다. ▼
▼ 인적없는 둔덕산 정상에 도착했다.
홀로 배낭을 열고 소주 한 잔을 마시며 한참을 쉬어간다. ▼
▼ 가운데 희양산과 좌측 장성봉, 우측은 백화산이다. ▼
▼ 당겨 본 희양산과 구왕봉. ▼
▼ 하산을 시작한다. ▼
▼ 다시 삼거리 도착. ▼
▼ 능선길은 부쩍 야생의 모습으로 변한다.
풀숲 사이로 거미줄을 친 것 같은 묘한 벌레들이 득실댄다. ▼
▼ 그래도 등로의 흔적이라도 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
▼ 크고작은 봉우리들을 몇 개 넘어야 하니 제법 땀도 흘려야 한다. ▼
▼ 건너편 암릉 구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 부근이 손녀바위통시바위일 것이다. ▼
▼ 당겨 본 암릉구간.
어떤 것이 손녀마귀통시바위인지는 잘 모르겠다.
마귀할미니, 통시바위니, 처음 들었을 때 희한한 이름에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난다.
'통시'는 강원도, 경상 일대에서 뒷간을 의미하는 사투리라고 한다.
뜬금없는 '마귀할미'는 거인 설화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니 우리의 거대 여신 신화에 나오는 마고(麻姑)할미를 의미한다는 것이 신빙성있는 의견으로 여겨진다. ▼
▼ 오르막길만 만나면 그저 헥헥거린다. ▼
▼ 댓골산장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를 따라가면 통시바위 구간을 따라가는 능선길이다.
댓골산장으로 가려면 이정표 정면 내리막길로 들어서야 한다. ▼
▼ 멀리 대야산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하고. ▼
▼ 좌측으로 보이는 능선길. ▼
▼ 다른 산행기에서 많이 보았던 조망터.
대야산으로부터 남군자산, 군자산으로 넘어가는 마루금이 선명하다. ▼
▼ 여기서도 희양산의 대머리는 쉽게 식별할 수 있다. ▼
▼ 앞에 작은 봉우리가 두리봉인 모양이다.
두리봉 좌측은 월영대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댓골산장으로 내려가는 임도이다. ▼
▼ 마지막 나무계단을 내려서면 가파른 내리막길은 모두 끝난다. ▼
▼ 숲 사이로 임도가 보이고.
대야산 간 일행들이 월영대에 있다고 해서 용추폭포 부근에서 만나기로 한다. ▼
▼ 돌아 본 댓골산장 입구.
나는 오른쪽에서 내려 왔다. ▼
▼ 화장실 보이는 지점에서 좌측 계곡을 건넌다. ▼
▼ 계곡 건너 저 길은 대야산을 오르는 등산로이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을 만나니 뭔가 느긋해지는 기분이다. ▼
▼ 두 형과 다시 만나 시원한 알탕을 즐긴다.
어제까지 내린 비로 계곡물도 모처럼 풍성하다. ▼
▼ 용추폭포에는 오늘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
▼ 올 여름의 마지막을 붙들고 물놀이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삶의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
▼ 주차장에 도착하여 칠보산 입구 떡바위 부근 식당으로 이동하여 닭백숙에 소주를 들이킨다.
느긋하게 버스에 올라 만족스러운 귀갓길에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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