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성주산 (聖住山, 300대명산/숨겨진우리산 277번째)
2. 위 치 : 충청남도 보령시
3. 높 이 : 677미터
4. 산행일시 : 2020. 10. 9(금) 09:40-12:10 (2시간30분, 순수산행시간 2시간10분 이내)
5. 산행거리 : 5.8Km
6. 산행코스 : 물탕골쉼터(성주1리) → 임도 → 백운사 갈림길→ 성주산 정상 → 암릉→ 문봉산 갈림길(장군고개)→ 물탕골쉼터 (원점회귀)
7. 동행자 : 나홀로
- 아껴 두었던 카드를 쓴다. 보령 일대 3개 산을 묶어 유람하는 코스이다. 인천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낮은 산들이어서 전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遊山의 여행지인 것이다.
마침 한글날 연휴에 천안을 가야할 일까지 생겼으니 더이상 아낄 것 없이 떠나기로 했다. 가야 할 산행지가 자꾸 줄어들면서 묘한 기분이 느껴진다. 얼른 해치우고 싶은 마음 한편으로 아쉬움이 생겨니는 것이다.
산림청이 소개한 "숨겨진우리산" 350개 모두를 신나게 즐기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무엇을 주제로 놀아야 하나..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 성주산을 다시 보게 되었다. 동고서저(東高西低)의 땅덩이에서 충남 서해안의 산들을 가벼이 여긴 탓이다.
성주산은 막상 알면 알수록 산세나 규모와 무관하게 천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는 깊은 내력을 지닌 지역 명산의 품격이 느껴진다. 오랜 세월 무수한 인간사를 품어 안은 시공간의 흔적을 유추하다 보면 그 은혜로움이 보령 전체에 미치는 것을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 성주산 언저리에는 도선국사의 자취가 자주 나타난다. 풍수지리, 도참사상의 원조쯤으로 알려진 신라 승려 도선국사가 보령 지방을 둘러본 후 "오성지간(嗚聖之間)에 만세영화지지(萬歲榮華之地)가 있다"고 했다던가. 오서산과 성주산 사이 비옥한 땅에서 만 대에 걸쳐 재난없이 풍요와 번영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곳이 있다 하였으니 이로부터 "만세보령(萬歲保寧)"의 표현이 나타나게 된 것으로 짐작된다.
기록으로는 1586년 선조가 안대진(安大進, 1561~1604)에게 내린 교지에 적힌 "진충보국(盡忠報國) 만세보령(萬歲保寧)"에서도 확인되거니와 현재 보령시는 지역 통합브랜드로서 '만세보령'을 공식화하고 있다.
- 성주산은 산림이 울창하여 목재 등 임산물도 많이 생산된다. 또한 단풍 등 경관이 아름다워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예로부터 성인·선인이 살았다 해서 성주산이라 불리었다고 전한다.
문헌에 의하면 신라 태종무열왕의 8세손인 무염(無染)이 당나라로 가서 30년 동안 수행한 뒤 귀국하여 이 산에 있는 오합사(烏合寺)에서 입적하였다. 그뒤 사람들이 성승(聖僧)이 살았던 절이라 하여 성주사(聖住寺)라 부르고 성주사가 있는 산으로 성주산이 되었다 한다.
또한, 성문(聖門)이 곳곳에 서서 선(禪)과 선(仙)의 규모를 이루며, 기암으로 이루어진 남쪽의 산세에서는 조선 말기 독립투사를 많이 배출하기도 하였다. 성주사지 외에도 산속에는 백운사(白雲寺) 등의 사찰이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 성주산 일대의 자세한 내력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http://www.kot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58
▼ 오래 전부터 점찍어둔 들머리에 차를 세웠다.
오른쪽이 물탕골쉼터이다.
예상보다 많은 차량들이(10여대?) 주차되어 있어 살짝 놀란다. ▼
▼ 갈림길에서 왼쪽 임도를 따른다. ▼
▼ 성주산을 지질 특성을 보여주는 바위들이 자주 나타난다.
오석(烏石)으로 알려진 검은돌이다.
예로부터 보령의 오석은 특히 유명하여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모양이다. ▼
▼ 임도만 따라와도 오른쪽 숲길로 들어서는 길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왼쪽 숲으로도 올라오는 길이 있었는데 나는 놓치고 말았다. ▼
▼ 넓은 길을 잠시 오르면 정면으로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된다. ▼
▼ 능선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그저 산을 오르는 일은 늘 힘든 법이다. ▼
▼ 왼쪽이 백운사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차를 끌고 온다면 선택하기 애매한 구간이다. ▼
▼ 저 능선을 타고 왼쪽으로 멀리 걸으면 성주사지와 옥마정으로 연결되는 모양이다. ▼
▼ 정작 지능선에서 정상 가는 길이 상당히 가파르다. ▼
▼ 검은 돌들이 자주 나타나고, ▼
▼ 폐채석장 위가 성주산의 정상이다.
아마 최근까지도 오석을 채취했던 모양인데 특별히 유래를 찾을 수는 없었다. ▼
▼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급경사 구간이 은근히 사람을 지치게 한다. ▼
▼ 드디어 오석으로 만들어진 근사한 정상석이 나타난다.
천천히 걸었지만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
▼ 정상석 뒷면에는 승려 도선의 한시가 새겨져 있다.
천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도선이 바라보며 느꼈을 성주산 정상에서의 소회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다. ▼
- 성주산 (도선국사)
行行聖住山前路(행행성주산전로)
가며가며 길 트인 깊은 성주산
雲雲重重不暫開(운운중중불잠개)
구름 안개 겹겹이 쌓여 있는곳
看取牧丹何處折(간취목단하처절)
모란 줄기 어디에 꺽여 진건가
靑山萬疊水千廻(청산만첩수천회)
푸른 산 첩첩이 물 천번 흐르네
▼ 가야 할 능선길. ▼
▼ 청라면 방향 풍경.
오른쪽 뾰족한 것이 백월산인가보다. ▼
▼ 정상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전경.
오른쪽이 문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고 가운데 왼쪽으로 오서산이 보인다. ▼
▼ 왼쪽 이래 청천저수지.
호수공원으로 꾸며져 둘레길도 있어서 보령의 명소로 알려진 모양이다. ▼
▼ 가운데 오서산이 우뚝하다.
생각보다 너무 낮아 보여서 긴가민가 하다가 지도를 본 후에야 확신하게 되었다. ▼
▼ 당겨본 오서산.
오래전 길게 걸은 후 천북항에서 굴구이를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
▼ 하산을 시작하려면 바위 절벽부터 내려서야 한다. ▼
▼ 올라 간다면 별 것도 아닌데 카메라를 목에 걸고 내려 오려니 제법 불편했다. ▼
▼ 성주산에는 자갈이 함께 굳어진 이런 바위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
▼ 돌아본 성주산 정상. ▼
▼ 문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여기로부터 갈림길의 안부까지는 절벽(?)에 가까운 암릉길이다. ▼
▼ 조금쯤은 긴장을 해줘야 할 암벽 구간들이 자주 나타난다. ▼
▼ 잠시 평탄한 숲길이 이어지다가도, ▼
▼ 금새 까칠하고 불편한 급경사 바윗길이 나타나곤 한다. ▼
▼ 살짝 불편한 급경사 내리막이 지겨워질 무렵 거짓말처럼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
▼ 문봉산으로 오르는 잘록이에 도착했다.
나는 당연히 오른쪽 하산길로 내려간다. ▼
▼ 갑자기 시야가 터지며 편백나무숲이 나타난다.
등로는 정자 쪽 임도 건너로 바로 이어진다. ▼
▼ 기장찬 편백나무들이 시립한 멋진 숲길이지만 너무 짧은 것이 아쉽다. ▼
▼ 편백나무숲을 지나면 내내 이런 너덜길이어서 발밑이 제법 불편하다. ▼
▼ 사실 처음부터 이 방향으로 오르고 싶었다.
그러나 선답자들의 등로 정보가 확실치 않아서 하산 경로로 삼은 것인데...
바로 이 지점, 이정표 부근에서 녹색 울타리만 따라 오른다면 더이상 헷갈릴 곳은 없어 보인다.
물탕골에서 성주산을 오른다면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게 훨씬 낫다는 것이다. ▼
▼ 편안한 임도가 길게 이어진다.
인적없는 숲길을 홀로 걷는 즐거움이 온몸으로 차오른다.
생각해 보니 오늘 산에서 서로 스쳐간 사람은 5,6명에 불과했던 것 같다. ▼
▼ 이렇게 멋지게 핀 궁궁이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
꽃에는 심드렁한 편인 내게도 충분히 눈길을 끌 수 있는 아름다운 자태이다. ▼
▼ 산행 초입의 갈림길에 도착했다.
자동차 뒷편의 오른쪽 임도로 올라 다시 되돌아 온 것이다. ▼
▼ 아미산으로 이동하던 중에 성주사지를 잠시 둘러본다.
'성주사지'로 검색하면 많은 정보들을 찾아 볼 수 있다. ▼
- 성주사지 : 충남 보령시 성주면 성주리 성주산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절터.
1984년 사적 제307호로 지정되었다. 성주산을 등에 지고 남향으로 면적 2만9084㎡의 평탄한 지대를 점유하고 있다. 1960년대에 발견되어 모으기 시작한 비석의 파편을 통해 원래 백제 법왕의 명에 따라 616년 오합사라는 국찰이 창건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이 오합사가 성주사이며 신라 문성왕 때 당나라에서 돌아온 낭혜화상을 맞아 더욱 크게 중창된 사실도 밝혀졌다. 절터 입구로 보이는 곳에 계단석이 있고, 그 뒤쪽에 석등과 오층석탑 1기, 다시 그 뒤쪽에 금당터인 듯한 단이 있으며, 그 뒤에 최치원이 찬하고 최인연이 글씨를 쓴 국보 제8호인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 등이 있다.(주간경향 2007. 11월 기사 참조)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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