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마적산 (馬蹟山, 숨겨진우리산 / 200대명산 141번째)
2. 위 치 : 강원도 춘천군
3. 높 이 : 605미터
4. 산행일시 : 2015. 11. 1(일) 09:35 - 13:40 (4시간5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10분)
5. 산행거리 : 8.5Km
6. 산행코스 : 배후령 → 선바위 → 경운산 정상→ 경운산 삼거리 → 마적산 정상 → 윗샘밭 종점
7. 동행자 : ㅎㄴㄹ산악회 36명
- 청평사라는 명찰을 품은 오봉산의 남쪽에 자리한 산이다. 북쪽으로 오봉산(779m)과 연결되어 있고, 동쪽으로는 봉화산(736m)과 맞대고 있다. 마적산은 오봉산의 주능선이 서남쪽으로 나가다가 정남 방향으로 꺾이면서 최고봉인 785고지를 만들고 일직선으로 뻗어 내려가면서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봉우리를 일구고 있다. 마적산 산행의 백미라 하면 하산을 하면서 소양호를 감상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능선에는 주로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같은 참나무류가 숲을 이루고 있으며 도중에 무수한 칡덩쿨과 드룹나무 군락이 있다. 정상에서는 춘천시와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소양강이 눈에 들어온다.(산림청 자료 참조)
- 200대명산을 목표로 하면서 그 존재를 알게 된 후 마적산을 가기 위한 계획을 여러번 세웠었다. 우리집에서 160km 정도의 거리이니 차로 가면 2시간 이내에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산행코스 자체가 원점 산행이 어려워 고민이었다.
경운산을 거쳐 능선을 타려면 어떤 식으로든 차량 회수를 위해 배후령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중교통으로는 배후령에 접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기껏 차를 운전하고 가서 또 택시비를 들여야 한다는 사실이 영 거슬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도 여러번 검토했지만 아무리 따져 봐도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해서 포기했던 곳이다.
- 막연히 미뤄 두었던 마적산을 해치울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배후령에서 오봉산으로 올라 청평사 선착장에서 소양댐 선착장까지 배로 건너오는 산악회를 발견한 것이다. 서울 시내에서 두 군데 정차하는 것이 흠이지만 소도시 터미널을 빙빙 도는 시외버스에 비한다면 감지덕지일 뿐이다. 게다가 공지된 그 산행회비라니...
- 배후령은 낯익은 곳이다. 한번은 오봉산 들머리로, 한번은 용화산 날머리로 찾았던 곳. 4년 전 배후령을 처음 찾았을 때는 온가족이 오봉산을 오르기 위해 차를 끌고 왔었다. 100대명산을 결심한 이후 온가족을 끌고 나선 첫번째 가족산행이었다.
그 때도 청평사에서 배를 타고 나와 소양댐 선착장에서 택시를 타고 차가 있는 배후령까지 이동했었다. 당시 기록을 보니 택시요금이 16,000원이었다. 지금이라면 20,000원은 족히 나올텐데.. 오늘 산행회비가 달랑 16,800원이다. 10여 km 이동하는 택시비도 안되는 것이다.
이러니 산악회를 안 따라 다니고서는 배길 수가 없다. 갈수록 가입하는 산악회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 무난한 시간대에 배후령에 도착했다.
송내역에서 3시간 가량, 새벽에 일어난 시간으로 따지자면 4시간이 넘게 걸렸다. ▼
▼ 잊혀진 고개 배후령은 여전히 조용하다. ▼
▼ 초반의 가파른 길을 잠시 치고 오르면 금새 능선에 닿는다.
오늘 가야 할 경운산 능선 방향. ▼
▼ 미처 몰랐던 조망터에서 오봉산과 부용산을 바라 본다. ▼
▼ 반대편 용화산 방향.
마적산은 이를테면 오봉산과 용화산의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호젓한 육산이다. ▼
▼ 좋은 바위 조망터에서 함께 온 산악회 회원들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나는 잠시후 슬그머니 빠져서 오른쪽 봉우리로 오를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뒷쪽으로 오봉산을 향한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경운산 정상이다. ▼
▼ 조용히 일행들과 떨어져 반대편으로 홀로 걷기 시작한다. ▼
▼ 홀로 경운산을 오르며 다시 나타난 오봉산 조망터.
사진 왼쪽에 잠시전 사람들로 북적이던 선바위 조망터도 보인다. ▼
▼ 천천히 왔는데도 배후령에서 30분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 경운산 정상.
그나저나 오늘 산행 리더가 너무 많은 시간을 줘서 벌써부터 걱정이다.
6시간이면 아무리 농땡이를 부려도 시간이 많이 남을 것이다. ▼
▼ 능선 조망은 기껏해야 이런 수준이다.
여름에 왔다면 그마저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
▼ 많은 이들이 경운산 정상으로 착각한다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좌측으로 가면 끝봉을 거쳐 청평사로 가는 길. 나는 직진이다. ▼
▼ 낙엽.. 그렇다. 오늘은 낙엽이 말썽이었다.
경운산 갈림길을 지나 가파른 내리막에서 대여섯번이나 나가 떨어질 뻔 한다.
낙엽 때문이다. ▼
▼ 발목까지 쌓인 낙엽들이 급경사 내리막에서는 자꾸 미끄럼을 태우기 때문이다.
제깟놈들이 땅바닥에 떨어졌으면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야 할 터인데...
아직 땅냄새 맡은지 얼마 안되는 놈들이 주제를 모르고 일제히 결기를 부려서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
▼ 낙엽쌓인 급경사길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번참에 톡톡히 깨우치게 된다.
게다가 그 소란스러움이라니... 인적 하나 없는 온산에 낙엽의 비명소리만 낭자하다.
차가운 눈발에 몇 번 치도곤을 당해야 좀 조용해 질 것이다. ▼
▼ 처음으로 사람들을 만난다.
마적산으로 올라 오봉산까지 가는 산악회인가 보다.
그렇다면 15km에 이르는 제법 빡센 코스이다. ▼
▼ 멀리 소양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
▼ 낙엽. 낙엽. 끝없는 낙엽과의 실갱이 덕분에 지루한 줄은 모른다.
저멀리 산악회 일행 한 무리가 벌써 판을 벌렸다. ▼
▼ 산악회 무리가 쉬던 곳에서 한참을 내려왔다.
이제보니 거의 산 하나를 내려와서 다시 새롭게 올라야 하는 수준이다. ▼
▼ 청평사 선착장 방향도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
▼ 작은 봉우리를 힘들게 오르고 나니 처음으로 나무 벤치가 나타났다.
소양댐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홀로 앉아 가평휴게소에서 샀던 핫바 하나로 소주를 마신다.
잠시 앉아 있으니 제법 춥다.
오늘 아침 춘천의 최저온도는 영하 2도. 어느덧 겨울이 다가온 것이다. ▼
▼ 마적산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또 한참을 내려가야 한다.
여전히 낙엽이 말썽이다.
등산화를 조여 매고 조심조심 내려가야 한다. ▼
▼ 마적산 정상을 향한 마지막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
▼ 지나온 길.
왼쪽으로는 용화산 자락, 오른쪽으로는 오봉산 자락이 에워싸고 있다. ▼
▼ 마적산 정상에서 잠시 사방을 둘러 본 후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 든다. ▼
▼ 하산길은 소나무가 우거진 기분좋은 길이다.
드디어 부잡스러운 낙엽의 아우성을 벗어 난 것이다. ▼
▼ 박정희 시대 3대 토목사업중 하나라는 소양댐.
정주영의 현대건설이 흙과 바위로 쌓아 올린 엄청난 구조물이다.
1973년 당시 인구 한 명당 일곱 포대꼴의 어마어마한 토사를 쏟아 부었다고 한다.
가장 악랄했던 독재의 시대에 가장 추진력이 강했던 대한민국의 역사적 모순이 낳은 산물이다. ▼
▼ 산행은 끝났다.
1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각.
산행 리더가 지정한 3시반까지는 까마득하게 시간이 남았다.
늦게 출발하면 징그러운 춘천고속도로의 교통정체를 만나게 될텐데.. ▼
▼ 홀로 시내버스를 타고 소양댐으로 올라 잠시 관광모드로 돌아섰다. ▼
▼ 소양댐에서 버스 주차장까지 천천히 걸으며 춘천의 마지막 가을을 둘러 본다. ▼
- 아니나다를까 귀갓길에서 엄청난 교통정체를 만난다. 송내역까지 4시간 반이 걸렸다. 집에 오니 9시가 다 되어 간다.
4년전 내 차로 왔을 때는 불과 1시간 반만에 집에 도착했던 길이다. 정작 산 타는 시간은 4시간인데 이동하느라 거의 10시간을 소모한 것이다. 정말 누가 시켜서 한다면 절대 못할 노릇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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