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이 름 : 백련산 (白蓮山, 200대 명산 125번째)
2. 위 치 : 전라북도 임실군
3. 높 이 : 759미터
4. 산행일시 : 2014. 10. 3(토) 12:00 - 15:35 (3시간35분, 순수산행시간 2시간 40분)
5. 산행거리 : 4Km
6. 산행코스 : 이윤마을 → 숲속 알바 → 능선 삼거리 → 백련산 정상 → 임도 → 염소농장 → 이윤마을
7. 동행자 : 마누라
- 백련산 원점회귀 코스를 찾다보니 이윤마을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는 실수였다. 절대 권하고 싶지 않은 코스.
맑은 계곡물 사이로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 친근감이 느껴졌으나 알고보니 그들만의 낙원이었다.
넓은 사유지들이 있어 외부인에 대한 배타적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 칠백리고지를 갔어야 했는데, 사실 하루에 두 개는 커녕 여차직하면 오늘 오봉산까지 3개를 끝내 버릴 욕심에 짧은 코스를 잡은 것이 화근이었다.
사전에 공부한 인터넷 정보에서 등산로가 희미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도 병이었다. 역시나 가끔은 모르는게 약이다.
산행중 이런저런 알바는 흔히 겪는 일이지만 이번 백련산에서의 알바는 차원이 달랐다. 몸고생이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흔들리다 보니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산행이 되고 말았다.
- 백련산은 진안군 팔공산에서 남서로 가지 친 능선이 성수산, 고덕산, 백이산을 거쳐 옥정호 동편 임실군 청운면에 솟아있는 산이다. 백련산은 일명 영취산이라고도 하며, 이산을 가운데 두고 북, 서, 남으로 옥정호와 섬진강 줄기가 휘어 감고 있어 마치 연못 한 가운데 피어 있는 연꽃 같다하여 백련산이라 한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강진면 갈담리까지 이어진 그곳에는 조선 8대 명당중의 하나인 잉어 명당이 있다. 옛날 이곳에 묘를 쓰려고 땅을 2~3척을 파내려가니 널빤지 같은 암반이 깔려 있어, 한쪽면을 들어 올려보니 암반 밑에서 놀던 잉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뛰어나오자 들어올리던 암반을 다시 놓고 묘를 썼다고 하며, 그후 명당바람으로 장자가 되었다고 한다.
섬진강과 산 남서쪽에 있는 회문산의 유명세에 가려 있던 백련산은 정상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부처바위가 일품이다. 정상에는 높이 솟은 부처바위 외에도 쌍선대라는 두 개의 거대한 바위가 서있다.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회문산과 필봉산이 섬진강을 끼고 솟은 모습도 장관이다.
동으로는 청웅면 소재지와 임실 방면 성수산 줄기가 하늘금을 이루고, 더 멀리 진안 방면 선각산과 팔공산 줄기가 보인다. 남동으로는 백련암 계곡과 백련리 분지가 평화롭게 내려다 보이고, 멀리 지리산 연봉이 웅장한 자태로 하늘금을 이룬다.
남으로는 부흥리 분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아고, 순창 방면 원통산과 용골산, 무량산 줄기가 출렁이는 파도인 듯 겹겹하고, 남서쪽으로는 강진면 소재지와 필봉산 뒤로 회문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산림청 자료 참조)
▼ 이윤마을 입구까지 올라왔다.
왼쪽 작은 다리를 건너면 칠백리고지로 오르는 길이다.
우리는 직진하여 능선삼거리로 바로 치고 오를 계획이다. ▼
▼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들머리를 찾지 못하여 우왕좌왕한다.
왼쪽길은 사유지 경고 표지가 있고 사진의 정면길은 마을 식수원 출입금지 표지가 있다.
아무리 봐도 길의 흔적은 여기 밖에 없으므로 일단 직진하기로 한다. ▼
▼ 마을 식수 물탱크를 지나니 희미한 길의 흔적이 이어진다.
등산객이 많지 않아 그러려니, 역시 200대명산중에는 오지가 많아 그러려니, 계속 진행해 보기로 한다. ▼
▼ 희미한 길의 흔적을 따라 가시 잡목을 헤치고 나아가다 보니 문득 길이 사라져 버렸다. ▼
▼ 길이 없다!!
완전히 잡목숲에 갇히고 말았다.
이미 되돌아 가기도 애매해진 상황. 그저 짐작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는 훨씬 관목이 우거져 있다. ▼
▼ 가장 큰 문제는 방향을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무작정 올라만 가다 보면 점점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 그래도 어쩌랴. 높은 곳으로 오르려 하지만...
가파른 오르막에 흙은 무너져 내리고 가시달린 잡목들이 온몸을 할퀴니 한 걸음 나아 가기가 고역이다.
가느다란 산죽을 붙잡아 가며 겨우겨우 산을 오른다. ▼
▼ 천신만고 끝에 등산로를 찾아냈다.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온다. ▼
▼ 목표로 했던 능선 삼거리에 도착했다.
불과 700m 거리를 거의 한 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한 것이다. ▼
▼ 능선길은 편안하다.
그러나 알바를 하느라 호흡이 완전히 흐트러져서 제법 지쳐 버렸다. ▼
▼ 조망이 트인 작은 봉우리로 올라 점심을 먹는다. ▼
▼ 점심먹은 곳에서는 백련산 정상도 바라다 보인다.
가끔 바람이 강하게 불어와서 춥다. ▼
▼ 걸어온 능선길을 되돌아본다.
칠백리고지도 보인다. ▼
▼ 저 계단만 오르면 정상이다. ▼
▼ 정상에 설치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360도가 확 틔여 있다.
박무가 심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알바하느라 빈정이 상했었는데 어느 정도 마음을 풀리게 하는 탁월함이 있다. ▼
▼ 지나온 길.
멀리 가운데 우뚝 솟은 것이 칠백리고지이다. ▼
▼ 애초 계획대로 정상을 지나 잠시후 임도로 내려서는 길을 택했다. ▼
▼ 임도가 나타났다.
이제 룰루랄라 편안한 산책길을 걸으면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오늘의 고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
▼ 임도에 내려서서 긴장을 풀려던 그 순간..
길바닥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
▼ 염소똥이다.
길 전체가 온통 똥밭이다.
한 걸음 걸음마다 디딜 곳을 찾느라 온 신경이 곤두선다.
눈 질끈 감고 가시는 걸음걸음 사뿐히 즈려 밝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
▼ 염소똥 길은 참 길게도 이어진다.
그놈의 염소들은 식욕도 왕성하지, 임도 전체를 배설물로 포장할 기세다.
혼자 투덜거리며 내려오다 만난 농장사람의 말을 듣고는 완전히 김이 새버렸다.
이 도로가 자기네 땅이라서 들어오면 안된단다.
사유재산권이야 당연히 존중해야겠지만 길을 차단하는 삭막한 심사는 영 언짢다.
그리하여 이윤마을은 등산객으로서는 절대 찾지 말아야 할 곳임을 알게 되었다. ▼
▼ 기껏 산을 내려오고 나니 하늘이 파랗다.
몸도 피곤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씁쓸하여 일찍 숙소를 찾기로 했다.
옥정호 부근으로 이동해서 오늘 잘 곳을 찾아야 한다.
그나저나 내일 엉덩이 종기가 재발하는 불상사는 생기지 말아야 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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