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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350대명산

40년 세월을 건너뛴 수락산의 알몸과 마주하다(2016.1.7)

by 日新우일신 2016.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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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이 름 : 수락산(水落山)
2. 위 치 : 서울특별시
3. 높 이 : 638미터
4. 산행일시 : 2016. 1. 7(목) 11:40 - 16:30 (4시간50분, 순수산행시간 3시간30분)
5. 산행거리 : 9.4Km
6. 산행코스 : 노원초교 → 노원골 → 도솔봉 → 치마바위 → 하강바위 → 철모바위 → 최고봉(정상) → 독수리바위 → 깔딱고개 → 새광장 → 물개바위 → 덕성여대생활관 → 수락산역 → 노원초교
7. 동행자 : 마누라

 

 

 

 

- 나에게 수락산은 그야말로 "산"의 대명사이다.

유년시절의 모든 꿈과 추억, 감성이 살아 숨쉬는 공간. 따지고 보면 이 곳에 살았던 기간은 10년 남짓에 불과하지만 나의 어린 시절은 온전히 수락산과 함께 했던, 진정한 마음의 고향인 것이다.

남다른 감회에 젖은 채 신년산행을 겸하여 모처럼 아내와 함께 수락산을 찾았다.

 

▼ 금요일을 제외한 평일 산행은 처음이다.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다 노원초등학교 옆에 차를 댄다. ▼

 


▼ 나는 노원초등학교 졸업생이다.

생각해 보니 이 곳을 마지막으로 찾은 것이 1983년 동창회였으니 30년이 훌쩍 넘었다.

모든 건물이 1970년대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40여년전 어릴 시절로 돌아 온 것만 같다.

심지어 교사 숙직실로 쓰이던 건물마저 예전 그대로이다. ▼ 


 

▼ 학교 담벼락길도 그대로.

그러나 주변 풍광은 엄청나게 변하여 지난 세월을 실감케 한다.

이 길을 걸어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에야 50대가 된 내 모습을 꿈에서도 상상할 수 없었다. ▼ 



▼ 도로로 덮혀 있는 이 곳은 본래 시냇물이 흐르던 곳이다.

지금은 '수락산 디자인거리'라는 폼나는 이름이 붙어 있다.

수락산 계곡에서 흐른 물이 노원교 부근 중량천까지 이어지는 이 둑방길 주변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 

 

 

 

▼ 산행 들머리에서 잠시 두리번거린다.

어린 시절 어두운 밤에 빨래통을 들고 나서는 엄마를 따라 자주 왔던 지점을 찾기 위해서이다.

기도원이 있던 자리에는 상가 건물이 들어 섰고 우리 모자의 빨래터(?)는 도로 밑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

 

 

 

 

 

▼ 이 곳이 이렇게 번듯한 등산로로 정비된 줄은 모르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이 윗쪽으로는 나도 처음 가보는 길이다.

이 쪽 계곡은 예전부터 수량이 적고 인적이 드물어서 아이들은 전혀 찾지 않던 곳이다. ▼

 

 

 

 

 

 

▼ 천천히 오르다 보니 수락산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

 

 

 

▼ 건너편으로는 도봉산 만장봉이 보인다. ▼

 

 

 

▼ 영원암가는 길로 내려설까 하다가 그냥 지나친다.

예전에 없던 길이어서 망설였는데 나중에 보니 이 길로 갔어야 했다.

나에게 비밀스러운 공간이었던 영원암이 이제는 정규 등산로에 들어가 있는 모양이다. ▼

 

 

 

 

 

 

▼ 자고 일어나면 보이던 도봉산의 모습도 한껏 당겨본다.

도봉산 하면 자운봉, 신선봉을 많이 알지만 이 동네 살았던 이들에게는 그저 만장봉이다.

만장봉이야말로 도봉산의 대명사일 수 밖에 없음을 이 각도에서 보면 수긍하게 될 것이다. ▼

 

 

 

 

 

 

 

▼ 도봉산에서 북한산까지 이어지는 능선길.

어릴 적에는 사실 북한산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수락산에 오르면 언제나 도봉산, 만장봉만 바라 봤던 것이다. ▼

 

 

 

 

 

▼ 상부 계단은 잠시후 하산할 길이다.

최근 이상기온으로 눈이 전혀 없는데다가 모처럼 쾌청한 날씨 덕분에 수락산이 뽀얀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 ▼

 

 

▼ 도솔봉 밑으로 지나는 계단. ▼

 

 

▼ 우회코스로 지나 돌아 본 도솔봉. ▼

 

 

 

 

 

 

 

 

 

 

 

 

 

 

 

 

 

 

 

 

 

 

▼ 하강바위의 모습. ▼

 

 

▼ 하강바위에서 바라본 수락산 정상부의 모습. ▼

 

 

▼ 하강바위에서 뒤돌아 본 지나온 길.

도솔봉 너머 불암산도 보인다. ▼

 

 

 

 

 

 

 

 

 

 

 

▼ 파란 하늘이 겨울산의 명징한 아름다움을 웅변하고 있다. ▼

 

 

▼ 의정부 방향으로는 멀리 불곡산도 내려다 볼 수 있다. ▼

 

 

 

 

 

 

 

 

▼ 수락산 주봉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 사진.

좌측은 사패산과 도봉산이다. ▼

 

 

 

 

 

 

 

 

▼ 퇴근시간에 걸리지 않으려면 그만 내려가야 한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 독수리바위 방향으로 내려 가기로 했다. ▼

 

 

 

철모바위 너머 도솔봉, 그 뒤로 불암산까지의 수락산 능선길.

좌측으로는 남양주시 일대가 역광 속에 뿌옇게 가라 앉았다. ▼

 

 

 

▼ 내려가는 길은 온통 바위 투성이다.

매월정 너머 도봉산도 역광 속에 희미하다.

사실 이 구간도 오늘에서야 처음 지나가게 된다.

몇 년 전에도 저 아래 깔딱고개 안부까지만 오른 후에 도로 하산하였던 것이다.

산의 정상을 밟고야 말겠다는 집착이 한낱 무의미한 허세라 여겼던 때의 일이다. ▼

 

 

▼ 배낭바위 너머 벽공이 시퍼렇게 입을 벌리고. ▼

 

 

▼ 배낭바위에서 내려다 본 하산길.

정면으로는 삼각산의 위용이 아스라하게 펼쳐진다. ▼

 

 

 

▼ 독수리바위에 도착하니 인적이 없다.

 

 

▼ 독수리바위에서 내려다 본 가야 할 길. ▼

 

 

▼ 독수리바위에서 올려다 본 지나 온 길. ▼

 

 

 

 

 

 

 

 

▼ 안부로 내려서는 마지막 암릉길도 제법 가파른 구간이다. ▼

 

 

▼ 깔딱고개 안부에서부터는 익숙한 길이 나타난다. ▼

 

 

▼ 물개바위 부근에는 역시 수량이 풍부하다.

물개바위는 뒷쪽 암벽 위에 있지만 어릴 적 우리가 물개바위간다고 하면 바로 이 곳 물자리를 말하는 것이었다.

여름에는 어른 키를 넘을 정도로 물이 깊어 아이들에게는 무서운 느낌마저 들던 장소가 수십년 세월 떠내려 온 바위와 모래로 굉장히 왜소하게 변해 버렸다. ▼

 

 

▼ 익숙한 계곡길을 따라 내려 간다.

여름철에는 낚시줄을 손에 쥐고 오로지 계곡으로만 매일 오르내렸던 까닭에 이 계곡의 모든 지점 물자리는 지금도 손금보듯 눈에 선하다.  ▼

 

 

 

▼ 1970년대 친구 가족이 관리인으로 살던 덕성여대 생활관 자리에는 신식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낙엽쌓인 앞마당과 고풍스런 한옥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버려 봐도봐도 당혹스럽고 생경하다.

문득 무심한 세월을 실감하며 새삼 밀려오는 회한으로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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